말러의 음악은 잘 안 듣는다.. 내 무식한 취향으로는 내가 듣기 좋은 음악들만 부지런히 들어도 이 한세상 음악 실컷 듣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는 불휘기픈 생각을 갖고 있기 땜시.. 말러의 음악은 취향에 맞질 않는다.. 그의 음악을 젤 먼저 들는 것은 고딩 때 들었던 교향곡 1번이었다.. 집에 있던 테잎인지 판인지 기억은 까리한데.. 하여간 이 넘의 음악이 군데군데 귀에 와서 꽂히는 부분은 있지만서도 전체적으로 무쟈게 난해한 느낌이 들어서 한 두어번 들어보고는 때려쳤던 것 같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말러에 학을 떼게 된 계기가.. 대딩 때 친하게 지낸 친구가 말러의 대지의 노래를 졸라 강추했던 것.. 이 친구는 나하곤 비교도 안 되게 음악 듣는 폭이 넓던 친구였는데.. 구신같이 가수들 목소리 들어보군 알아 맞히구 해서 깜놀했던.. 아마도 대딩 2학년 때 쯤이었나.. 왜 그랬는지 하여간 나한테 대지의 노래를 졸라 좋다고 들어 보라고 했었고.. 내가 지금까지 가진 유일한 대지의 노래 판인 발터가 밀러와 헤플리거랑 연주한 판을 사서 들었는데.. 그때만 해도 내가 음악적 호기심이나 감수성이 지금보다는 훨씬 높았었기 땜에 다행히 끝까정 다 들었다.. 그리고도 몇 번 더 들어 봤던 것 같은데.. 아마도 지금처럼 내가 음악적 감수성이 앵꼬가 난 상황에서 들었으면 끝까정 듣기는커녕 에라 이.. #ㄴㄹ@ㅇㅎ&ㅁ.. 하여간 그랬을 듯.. --; 그 이후 말러는 딱 됐었는데.. 머 그렇다고 아예 담을 쌓고 산 것은 아니어서.. 그나마 종종 듣던 것이 교향곡 1, 4, 5, 7, 8, 9번 등인데 1번이야 그렇다 쳐도 나머지는 내가 무신 바람이 불었는지 내 돈 주고 판을 사서 들었던 것들이다.. 물론 자주 들었던 것은 아니고.. 호기심에 한 두번 듣고는.. 아 ㅅㅂ 난 역시 이 잉간은 안 맞아.. 하구 팽개쳐버렸던 것들.. 무엇보담도 이 양반의 졸라 가오 잡는 후까시가 별로 취향에 안 맞았고..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전개가 나 같은 졸라 무식한 잉간한테는 버거움.. ㅜㅡ
근데.. 며칠 전에 갑자기 그의 교향곡 1번이 듣고 싶어져서.. 듣고 싶어지다니.. 아무리 1번이라도 왜 그랬을까.. 하여간 걍 꺼내서 들었다.. 그나마 1번은 발터와 솔티.. 번스타인.. 쿠벨릭.. 쥴리니.. 으헐 졸라 많다.. 그의 다른 교향곡은 끽해야 한 둘인데.. 걍 발터 슨상님을 꺼내서 들었는데.. 이판을 특히 좋아하는 것은 콜럼비아 심포니 특유의 마치 니어필드 리스닝을 하는 듯하게 녹음이 된 아기자기함과 이들이 보여주던 베토벤에서의 뭔가 나사 빠진 듯한 금관 소리가 아닌 빠닥빠닥한 금관 소리가 예의 탄탄한 현과 어울려서 멋지게 녹음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클렘페러 슨상님이 발터의 말러 연주에 대해 한 말씀을 부탁했더니.. 음.. 아주 좋아.. 근데 너무 유태적이야.. 라고 했다던데.. 유태적이라는 것이 무신 의미일까 모르겄다.. 지만 잘난줄 아는 음흉스런 또라이 기질이 보이게 연주를 한다는 것일까.. --; 암튼 말러의 교향곡 1번은 나같은 무식쟁이도 그리 어렵지 않게 귀에 들러 붙는 곡이다.. 근데 무쟈게 짬뽕스런 느낌이 나서리.. 졸라 심각하다가.. 졸라 우울하다가.. 갑자기 똘끼가 작렬하다가.. 유행가 나부랑이 같이 센티해지다가.. 듣고 나면 이건 마치 잡탕밥을 삼선짬뽕 국물에다 말아서 먹은 것 같은 느낌이다.. --;
예전에 읽었던 얘기 중에 아마도 말러가 비엔나 국립 가극장을 맡고 있을 때라는 것 같던데.. 그가 지휘하는 날이었는데 아마도 좀 늦었던 듯.. 그래서리 관객들이 입장하기 위해서 줄을 쭈악 서 있었는데 그가 그 줄을 헤치고 졸라 앞으로 나아갔단다.. 근디 중간에 짭새께서 그의 손모가지를 콱 붙잡고는.. 이보셔.. 여기 줄 서 있는 잉간들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셔.. 어디서 새치기를 하구 난리셔.. 라고 했단다.. 그래서 말러 왈.. 아 ㅅㅂ 내가 말러야.. 이 똘추야.. 그랬더니 이 짭새께서 야 이 시키야.. 니가 그림쟁이건 말건 그게 무신 상관이야.. 이거 졸라 우끼는 시키일세.. 했었다는 그의 이름에 얽힌 슬픈 얘기가 있었는데.. 완존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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