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그래도 예전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예전에 한창 미쿡에다 중고 LP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들여 올 때는 걍 싸면서 소리가 괜찮으려니 해서 주문하게 된.. 말하자면 영국에서 찍은 Turnabout 판이나 아르고 판 그리고 HMF 판 같은 것.. 그런 판들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우연히 알게 되는 음악가나 연주가들이 생겼다.. 특히나 연주가 들이 그런 경우가 좀 있었는데.. 듣다 보니 이게 왠 떡이냐 싶은 그런 연주가들이 간혹 있었던 것.. 사실 크리스티도 그렇게 알게 된 경우이고.. 스티흐-랜달 같은 성악가나 콜린 틸니 같은 연주가들이 그런 경우였다.. 그 중에 지난번에 올렸던 사계 판에서 알게 된 수잔느 라우텐바허 누님도 그랬는데.. 당시에 하두 연주가 맘에 들어서 그 이후에 이 누님의 연주를 이것 저것 줏어 모았던 적이 있다.. 그 중에 들어 있던 판 중에 하나가 지금 올리는 판.. 로카텔리가 작곡한 바이올린의 예술 중 7번과 8번이 커플링 되어 있는 판이다.. 그리고 졸라 기분이 좋았던 것은 얼마 전에 그 미쿡 사이트에서 그녀가 연주한 비버의 묵주 소나타를 구할 수 있었던 것.. 이 판과 음악에 관한 얘기도 사실 한 보따리라서 이건 나중에..
18세기의 이태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악곡이 넘쳐나는 시대였고 이방인의 눈으로 보았을 때 당시 이태리는 음악에 의해 살고 음악을 위해서 사는 예술에 미친 곳이었단다.. 어느 곳이나 저녁에 콘서트가 열리지 않는 곳이 없었고.. 모든 성당에 하나 이상의 오케스트라가 있었다.. 산 마르코 성당 같은 경우는 6개가 있었고.. 모든 도시에는 오페라 하우스와 오케스트라가 있었다.. 로마 같은 경우는 80명 규모의 오케스트라가 3개나 있었고.. 베니스의 경우 7개가 있었다니.. 오만 음악가들이 특히 가수보다는 연주가들이 꼬여 들어 그야말로 스타가 되었는데.. 독일 같은 경우는 하프시코드나 오르간이 중요한 위치를 점했지만 당시 이태리에서는 오직 하나.. 바이올린이었다..
로카텔리는 2년 정도 코렐리에게서 바이올린을 배웠는데 그가 죽고난 후 새로운 선생을 구하지 않고 바로 작곡가이자 비르투오조로서의 자신의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는 카에타노 대공의 연주가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 양반이 졸라 부유한데다 여행을 다니면서 반드시 딴따라들을 데리구 다녔기 땜시 로카텔리는 금방 이태리 전역에 이름을 알리게 되었단다.. 그러다가 나중에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암스테르담에 정착해서 자기의 작품들을 출판하게 되는데 당시에 나온 것이 후대의 바이올린 작품들과 심지어는 피아노 작품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바로 바이올린의 예술.. 24개의 카프리치오와 바이올린 솔로를 위한 12개의 협주곡이었다..
여기서 그는 코렐리로부터 물려 받은 엄격한 대위법을 다소 널럴하게 해서 화성의 단단함 보다는 멜로디를 극대화 시키는 모습을 보여 주는데 이러한 경향이 결국은 이태리 기악곡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얘기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1악장과 3악장에다 독주 바이올린이 무반주로 기교를 과시하면서 연주하는 카프리치오가 들어 있다는 것인데.. 이는 마치 카덴짜와 같은 역할을 하는 듯한데.. 나중에 고전주의 시대로 넘어가면서 모든 작곡가들이 그들의 바이올린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
비발디 같은 당대의 작곡가들과 구분되는 것.. 투티와 솔로가 번갈아 나오는 형식은 마찬가지인데 이를 기계적으로 나누는 것을 피해 좀 더 조화롭게 만들었다는 것.. 두 번째 느린 악장이 타르티니나 비발디와는 다르게 솔로와 오케스트라가 좀 더 긴밀하게 연결된 다소 복잡한 구성을 보여준다는 것.. 그리고 리리시즘이 느린 악장에 국한되지 않고 양 쪽의 악장에서도 튀어 나온다는 것.. 이렇게 세가지가 다르단다.. 하여간에 나름 잘났다는 얘기 같음.. --;
각설하고.. 8번이 마이너 곡인데 이게 아주 죽인다.. 특히나 수잔느 누님이 연주하는 카프리치오는 그야말로 황홀하다.. 오바하지 않는 깔끔한.. 예의 그 쿨한 연주가.. 내 귀가 비록 막귀이긴 해도 나름대로 머리카락이 설 정도의 선열하고 투명한 소리로 녹음이 잘 되어 있어서 무쟈게 즐겨 듣는 판 중의 하나.. 특히나 이 판은 방에서 에포스로 울려 줘야 바이올린 소리가 단순히 싸구려스런 엣지가 아닌.. 기품이 좔좔 흐르면서도 바짝 서 있는 엣지를 들려주기 땜에 메인 시스템 보다는 방에서 조촐한 시스템으로 즐겨 듣곤 한다.. 마치 리사 델라 카자의 백작 부인을 듣는 듯하다.. 무척이나 인상적인 선율들로 채워져 있는 곡에다 귀티나게 화려한 바이올린 연주가 조화를 이룬.. 그런 경우가 상당히 드문.. 졸라 멋진 미쿡 복스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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