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반

드보르작.. 교향곡 7번..

by rickas 2011. 9. 17.

 

 

예전에 대딩때 읽은 책 중에 음악가들에 얽힌 뒷담화를 엮어 놓은 것이 있었는데..

제목은 기억이 안 나는데 무신 화백인지가 그림도 우스꽝스럽게 그려 넣기도 하고 그런 심심풀이 땅콩 같은 책이 있었다.. 거기에 보면 여러 음악가들의 일화나 비화나 그런 것들이 사실 믿거나 말거나 수준으로 널려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꽤나 잼있는 일화를 이것저것 가지고 있는 양반이 드보르작 슨상님이셨다..

지금 기억나는 것 중에 아마도 이 양반이 기차를 열라리 좋아해서 기차역에 나가서 기차가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낙 중에 하나였으며 오만가지 기차 시간표를 홀라당 암기하고 있어서 혹시라도 예정된 기차의 도착이 늦어지거나 하면 역무원에게 걱정스럽게 물어보기도 하고 하는.. 어찌 보면 똘끼가 다분한 그런 취미를 갖구 있었다는 것하구..

또 하나는 음악원에서 훈장질 하던 시절이었는데 모짜르트의 음악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었단다.. 강의 도중에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얌마들아.. 모짜르트의 음악이 뭐라 생각하느냐.. 라고 물어 보았다는데.. 학동들은 걍 눈알만 때굴거리구 대답을 못하고 있었던 것.. 그래서리 답답해진 슨상님께서 얘덜아.. 밖을 내다 봐라.. 머 보이는게 읍냐.. 그래도 애덜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단다.. 결국은 열받은 우리 드보르작 슨상님.. 이 색히덜아.. 니덜은 오늘부로 완존 개차반 인증이다.. 밖에 내다 보문 태양이 보이지 않냐.. 모짜르트가 바로 태양이란 말이다.. 라고 과격한 강의를 하셨다는.. --;

 

머 대충 이런 저런 일화에서도 느꼈던 것이긴 한데.. 암튼간에 그의 음악은 머 민속적이다 어쩌다 지저귀는 얘기도 많지만.. 걍 내 생각은 꽤나 마초적인 감성이 지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머 좋게 말하자면 남자답다고 해야 하나.. 사실 남자답다는 것이 뭘 얘기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차슨상의 정반대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그의 음악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머.. 하여간 그렇다.. 그 중에서도 그런 느낌이 꽤나 잘 드러나 있다고 느껴지는 그의 교향곡 7번을 올려 본다..

예전에 그의 교향곡 9번이야 워낙에 질리도록 틀어재껴 대니 그렇다치고 뭔가 그의 머찐 교향곡이 없을까 하는 호기심에 7번과 8번을 사서 들었던 것 같은데.. 8번은 금방 친해졌지만 7번은 그리 금방 친해지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나중에서야 이 곡의 맛을 알게 되었고.. 특히나 3악장의 스케르초는 모든 교향곡을 통털어서.. 설사 그것이 베토벤 슨상이라고 하더라도.. 가장 멋있는 스케르초 악장이 아닐까 싶다.. 가만히 듣다 보면 1악장은 브람스적인 냄새가 꽤나 나는 혼돈의 느낌이 묻어나는데 그것이 2악장과 3악장을 관통해서 4악장에 가서 폭발해 버리는.. 이리저리 헤매이다 결국은 어떠한 결론에 도달해가는 과정을 졸라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왕세련된 맛은 없지만서도 충분히 아름다운 노래와 극적인 이야기가 얽혀 있는 그런 곡이다..

 

올린 판은 네메 예르비가 스코틀랜드 국립 관현악단과 연주한 판이다.. 예전에 서울음반에서 샨도스 음반들을 라이센스 찍어냈을 때 샀던 판.. 예르비가 전형적인 스튜디오 컨덕터 스탈이라고 해서리 그리 좋아하는 양반은 아니지만.. 이 판의 연주는 뭔가 꽉 짜여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자칫 산만한 느낌이 들 수도 있는 이 곡에 집중력을 불어 넣어주는 것 같아서 좋다..

표지 그림은 영국의 일러스트레이터인 클레어 멜린스키의 황금 물레라는 작품.. 이게 7번 교향곡이랑 무신 연관이 있을까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원래 샨도스의 판에는.. CD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드보르작의 교향시 황금 물레가 같이 실려 있었던 것.. 이 판에는 빠지는 바람에 이게 도대체 무신 이유로 기어 들어간 그림인지가 한동안 아리송 했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