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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비발디.. 첼로 협주곡..

by rickas 2024. 3. 17.

예전에 대딩 시절 영화를 보다 음악에 깜놀한 적이 있었는데.. 사실 깜놀이라기 보다는 엄청 인상적이었던 그런 장면이었다.. 소위 방화.. 그때는 왜 한국 영화라고 안 하고 방화와 외화라는 애매한 표현을 썼는지 몰라.. 암튼 '겨울나그네' 라는 영화였는데 영화가 처음의 회상씬이던가 머 그런걸 지나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장면에서 쥔공이 자전거를 타고 비탈길을 내려오다 히로인하고 부딪히는 장면에서 쏟아져 나오던 음악..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 6번의 1악장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비발디는 내가 졸라 좋아하는 작곡가였고.. 특히 그의 화성의 영감은 당시에 이 무지치 연주의 판으로 열씨미 듣던 시절이었는데.. 막상 방화의 초입 장면에서.. 내 기억에는 그게 아마도 울학교에서 비탈 꼭대기에 있던 종합관이던가 인문관이던가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경사로.. 그것도 졸라 문학적 소녀 취향 만땅의 낙엽이 켜켜이 쌓이던 가을이 배경이었던 것 같다.. 하여간 엄청 인상 깊었던 장면과 음악으로 머리 속에 콱 박혔던 기억이 있다.. 머 영화는 별루였는데.. 쥔공께서 혼신의 발연기를 하셨던.. -_-ㅋ 하긴 이 음악은 나중에 거의 엘리제를 위하여 급으로 그 유명세가 떡상을 하는 일이 생겼는데.. 바로 지하철 갈아타는 역 안내 시 흘러 나오는 시그널 음악으로 한동안 쓰였었다는.. 근데 이런 비발디를 또 만났던 영화가 있었으니.. 이 영화는 아예 제목이 '클래식' 이었다.. 머 영화 자체에 대한 얘기는 별루 하고 싶지 않고.. 걍 내 취향하고는 잘 안 맞았다구 해 두자.. -_-;; 근데 이 영화를 왜 봤지.. 아마도 와이프가 보자구 해서 봤을 것 같은데.. 딴건 몰라두 여쥔공이던가.. 아마도 엄마였을 듯.. 내 지능으로는 엄마인지 딸인지 마구 헷갈렸던 영화다.. ㅋ 하여간 이 언니가 우체국에 편지를 부치러 갈 때였나.. 머 그런 장면에서 흘러 나오던 음악.. 비발디의 B단조 첼로 협주곡이었고.. 그 장면은 음악이랑 어우러지면서 계속 기억에 남을 또렷한 인상을 심어 주었던 영화였다.. 마침 오늘 올리는 판이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들이 실려 있는 판이라서 걍 옛날 영화 생각이 나길래 구라를 늘어 놓았는데.. 연주는 폴 토르틀리에의 첼로와 필립 레저 경이 지휘하는 런던 모짜르트 플레이어즈가 협연한 EMI 반 되겠다..


첼로 협주곡이라는 장르는 사실상 비발디가 창조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는데.. 그의 첼로 협주곡은 단순히 과거와는 다른 뭔가 졸라 참신함을 추구하는 목적으로 쓰여졌디기 보다는 이들의 음악적 깊이와 풍부하고 다양한 형식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갯수로 보건대 매우 진지하고 중요한 영역으로 비발디가 받아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비발디의 작품은 독주 첼로를 위한 27개의 협주곡, 2대의 첼로를 위한 1개의 협주곡, 솔리스트 중 첼로의 번호가 매겨져 있는 8개의 협주곡 등이 있는데.. 사실 이 형식은 다른 작곡가들이 이미 작곡한 영역이긴 했지만.. 그니깐 첼로가 콘티누오 레벨 이상으로 올라간 첫 번째 협주곡은 주세페 자키니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첼로의 표현적 잠재력을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탐구하였고.. 악기의 민첩성을 높임으로써 이미 바이올린이 누렸던 완전한 솔로의 상태로 끌어올린 이는 비발디였다.. 그니깐 비발디야말로 첼로 협주곡의 '아버지' 라 할 수 있겠다는 야그다.. 비발디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그의 독주 첼로 협주곡이 출판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작곡 날짜가 명확히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1708년 겨울에 베니스에 거주했던 독일 음악가가 RV420을 카피한 것으로 보아 최소한 이 한 곡이 18세기의 첫 10년 내에 쓰여졌을 것이 분명하다고 한다.. 비발디가 첼로에 이 정도로 관심을 집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는 알려진 바가 없는데.. 그가 거장 첼리스트였던 자키니의 곡을 들었을 수도 있고.. 1703년에 임명된 피에타의 교사 직을 수행하면서 그곳의 실력이 뛰어난 재능 있는 여학생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걍 되는대로 추정할 뿐이란다.. 다른 협주곡들은 1720년대에 속하는 것으로 보인다는데.. 이들의 거장 풍의 독주 부분을 볼 때 이는 당시 피에타에 등장했던 첼로 교사였던 당대의 두 거장 안토니오 반디니 그리고 베르나르도 알프라니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바하 역시 거의 같은 시기인 1717년부터 23년 사이에 6개의 첼로 모음곡을 작곡함으로써 당시 첼로의 완전한 해방에 대한 기여를 하였지만 협주곡 형식의 맥락에서는 비발디가 유일무이하다 하겠다.. 비발디는 그의 작품에서 현대 기술의 한계 내에 있는 첼로의 모든 범위를 사용하였으며.. 어둑하게 떨어지는 저역의 깊이와 설득력 넘치게 노래하는 고음역 사이의 뚜렷한 대비를 조성하고 있다.. 이 판에서는 비발디의 독주 첼로 협주곡 뿐만 아니라 2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RV531과 바이올린과 2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RV561 같은 특이한 작품까지 함께 실려 있다.. 이들은 솔리스트의 특정 조합을 위해 비발디가 쓴 유일한 곡들이라고 할 수 있다는데.. 나같은 비발디 빠돌이한테는 매우 소중한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


링크는 당근 '클래식' 영화의 그 장면에서 흘러 나왔던 곡을 올린다.. 마침 유튭에 토르틀리에의 연주로 오늘 올렸던 판과 동일한 음원이 올라와 있길래 연결해 놓는다.. 글구 그냥 이것만 올려 놓기 섭해서리 한 곡 더 올린다.. 2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RV531인데 아폴로즈 파이어의 연주 되겠다.. 얘네덜 예전에 라 폴리아 연주하는 꼴을 보니 쇼맨십 아주 작살이던데 이 연주도 졸라 머찌다.. 사실 이 곡은 첼로의 화려한 질주도 좋지만 2악장에서 2대의 첼로가 지덜끼리만 먼가 졸라 침울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아주 일품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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