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여기저기 싸돌아 다닌데다 오늘은 날씨도 꾸리하길래 걍 집에서 죽치구 음악이나 듣자 하구 있었는데.. 오후가 되니 졸라 나른해지는게 잠이 솔솔 오더라.. 아침에도 일찍 일어났던 탓에 아침 먹구 낮잠을 한잠 때렸는데.. 이러다간 하루종일 잠만 잘 것 같아서.. 사실 그것도 꽤 좋은 휴일의 옵션이긴 하지만 말이다.. -_-ㅋ 오후에는 좀 정신이 쨍하구 들만한 판을 한 장 꺼내서 들었다.. 트럼펫과 팀파니가 졸라 설쳐대지만 혼란스럽지는 않으면서 깔끔하게 냉수를 들이붓는 듯한 그런 음악이 실려 있는 판.. 모리스 앙드레와 그의 쫄쫄이 학생들이라는 제목이 붙은 판인데.. 말 그대로 모리스 앙드레 외에 다섯 명의 트럼펫 주자가 참여하여 장 프랑스와 파이야르 실내악단과 협연하는 에라토 판으로.. 작품이 졸라 버라이어티 하게 실려 있다.. 토렐리, 알베르티, 보논치니, 슈퇼첼 그리고 텔레만의 작품들이 담겨 있다..
팀파니와 강력한 효과로 강조된 여러 대의 트럼펫과 현을 위한 이러한 음악들은 직간접적으로 이태리에서 영향을 받았음이 분명하다고 한다.. 18세기 초 신포니아는 오페라의 도입부나 서곡 역할을 하는 요약곡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는데.. 때때로 혼동되는 소나타는 일종의 모음곡과 매우 유사한 형식을 가지며 둘 사이의 구분이 매우 어렵기도 했다.. 그리고 협주곡이 있는데.. 어원적으로 각 파트가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구성을 이루게 되면서 다양한 양상을 띠게 되었고 이는 곧 현대적인 협주곡의 등장으로 연결이 된다.. 이 판에서 처음 등장하는 곡의 주인장인 토렐리는 유명한 독주 협주곡의 선구자이자 동시에 관악기를 협주곡 작품에 동화시킨 최초의 인물이었다.. 토렐리는 트럼펫, 트럼본, 오보에, 팀파니를 사용하여 자신의 음악을 풍부하게 함으로써 일종의 색채감을 실현시킨 양반이었다고 한다.. 이 판에 실려 있는 신포니아는 1687년에 출판된 컬렉션에 있는 작품으로 트럼펫이 빵빵하게 등장하는 이태리 서곡 풍의 작품이라 하겠다.. 두 번째 작품은 알베르티의 것인데 이 양반은 이제는 거의 잊혀져 가는 인물이지만 살아 생전 당시에는 꽤나 유명 인사였던 듯하다.. 그는 1713년 6개의 협주곡, 1721년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12개의 소나타, 그리고 12개의 교향곡을 출판했는데.. 사실 소나타의 장르가 아직은 교회 소나타와 실내 소나타를 오락가락 하는 설익은 면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첫 번째 알레그로 악장에서의 섬세한 멜로디는 각별한 맛이 있다.. 그 다음 타자는 보논치니.. 이 양반은 졸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물로 런던에서 헨델과의 라이벌 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 보논치니는 모데나, 베니스, 비엔나, 베를린, 런던 등에서 성공을 거두었던 당시로서는 졸라 글로벌한 음악가였는데.. 로티라는 작곡가의 마드리갈을 자신의 이름으로 도용하여 공연했다는 문제로 제소를 당해 런던을 떠나기 전까지는 무쟈게 잘 나갔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그의 금전적인 폭망을 촉진시켰던 것은 어떤 파렴치한 연금술사와의 만남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아니 거 남의 작품 좀 도용했기로서니 좀 돋보이고 싶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 옛날 양반들이 요즘보다 더 팍팍했나 싶기도 하다는.. -_-;; 암튼 보논치니는 그와 동시대의 작곡가들에 비해 분명한 우월성을 인정받았던 양반이었고.. 여기 실린 2대의 트럼펫과 현을 위한 신포니아는 1693년에 발표된 컬렉션의 일부라고 한다.. 사실 이 곡은 이태리 모음곡 형식에다 춤곡 양식을 도입한 듯한 우아함이 나타나고 있는 작품인데 느린 동작과 빠른 동작의 춤이 번갈아 나타나는 형태를 취한다.. 뒷 면의 첫 빠따인 슈퇼첼은 바하 시대의 작은 독일 거장을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부인할 수 없는 청각적 풍미에도 불구하고 항상 일정한 패턴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 그다지 중요한 흔적을 남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려 있는 작품은 2대의 트럼펫, 플루트, 오보에, 바순이 등장하느 콘체르토 그로소로 악기의 각 그룹들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곡이다.. 마지막으로 실려 있는 작품은 텔레만의 3대의 트럼펫, 팀파니, 오보에와 현을 위한 협주곡이다.. 텔레만은 도대체 언제 밥을 먹었을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6천개가 넘는 다작을 생산했는데.. 이러한 혼란스러운 생산은 상당한 낭미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정교한 작품이 그 와중에 나올 수 있었다는 점이 텔레만의 위대함을 나타내는 증거 중의 하나라 하겠다..
이 판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당시에 비해 기술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엄청나게 개량된 현대의 트럼펫으로 불러 제끼기에는 쉬울 수도 있는.. 일종의 애들 놀이 정도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이 작품들에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장점이라 하면.. 눈부신 광채와 작열하는 햇빛이라고 판의 해설은 맺고 있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이 판에 실려 있는 보논치니의 작품 연주가 있길래 걸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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