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다 보면 나이를 먹어가면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사실 변하는 것이라는게 머 그리 큰 변화라고 하기도 그렇고 기껏해야 취향과 태도의 문제인데.. 오페라나 가곡 등에서 주가 되는 악기인 사람의 목소리에 대해 그럭저럭 수용성이 좋아졌다는 것.. 그리고 집중력이 졸라 떨어져서리 예전 젊었던 시절만큼 몇 시간 정도를 집중해서 딴 생각 안 하구 음악만 듣기는 이제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것.. 머 그 정도인갑다.. 그럼 변하지 않는 것은 무어냐.. 앞에 두 가지를 제외한 대부분인 듯.. -_-;; 특히 악기 소리에 대한 선호도는 예전에 젊었던 시절이나 나잇살 좀 먹은 지금이나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말하자면.. 클라리넷 보다는 오보에 소리가 좋고.. 첼로 보다는 바이올린 소리가 좋고.. 머 그런 것인데.. 생각해 보면 나라는 잉간은 감각적으로 좀 더 자극적인 소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원래 나이가 먹으면서 이런 소리에 대한 취향이 달라진다는 얘기들이 많던데 난 아직 잘 모르겠다는.. 특히 클라리넷 대비 오보에 소리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은 편인데.. 머 이는 예전에 클라리넷 곡으로는 젤로다 먹어주는 모짜르트의 협주곡을 그 가소로운 영화에서 사용한 담에 온 천지사방에서 주구장창 2악장을 틀어댔기에 아주 학을 뗀 경험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한 것 같고.. 그게 아니어도 어떻게 들으면 어둑하면서 점잖고 무게감 있지만 달리 들으면 뭔가 솔직하거나 직접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인 느낌이 드는 클라리넷의 소리가 내 성정하고는 그리 잘 맞는 느낌은 아니더라.. 암튼 그래서 오늘은 간만에 오보에 소리가 이쁘게 담겨 있는 판을 들은 김에 여기다 올린다..
판은 됙일 EMI 판인데 아마도 에라토 라이센스인지 내용물은 에라토 레이블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인물들의 연주로 채워져 있는 판이다.. 오보에 협주곡으로 코렐리와 마르첼로의 곡.. 플루트 협주곡으로 플라티와 타르티니의 곡이 들어 있고.. 피에르 피에를로의 오보에, 피에르 랑팔의 플루트, 그리고 시모네가 이끄는 이 솔리스티 베네티의 연주 되겠다.. 이런 류의 판을 보자면 시모네와 이 솔리스티 베네티가 무쟈게 많이 등장하는데.. 이 양반들도 녹음을 어지간히 많이 남긴 듯하다.. 판 껍닥의 해설을 보니 시모네에 대해.. 젊은 세대의 가장 뛰어난 음악가 중 한 명인 클라우디오 시모네는 파도바에서 태어나.. 로 시작하는 문장이 있길래 이 양반이 몇 년 생이었나 찾아보니 34년생이더라.. 헐~ 글구 2018년 세상을 졸하셨다.. 그러니 이 판의 연식 역시 꽤나 오래된 듯하다.. 시모네의 일생은 두 가지 활동 영역으로 구분이 되는데 하나는 지휘자이고 다른 하나는 음악학자였다.. 그의 주요 관심사는 17세기와 18세기 초 이태리 음악의 부활이었으니 동시대의 이 무지치와도 궤를 같이하면서 나중에 쏟아져 나오는 이태리의 여러 실내악 앙상블의 선구자적 인물이었다 하겠다.. 그 시대 이태리 음악의 부활을 위해 시모네는 1950년대 말 앙상블 이 솔리스티 베네티를 결성해서 이후 300종이 넘는 레코딩과 50여개국에 달하는 연주 여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의 연주는 당시 국제 비평가들의 열광적인 박수를 받았다고 하는데.. 특히 최고 수준의 기술적 정교함과 스타일에 대한 과학적인 충실도 측면에서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이 무지치는 지휘자가 없이 연주하는데 비해 이 솔리스티 베네티는 시모네가 지휘를 맡고 있다는 점이 겉으로 드러나는 차이점이지만.. 전반적인 느낌은 이 무지치 쪽이 좀 더 온건한 느낌이랄까.. 그니깐 이 솔리스티 베네티 쪽이 좀 더 현대의 질알맞은 연주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머 그렇다고 엄청난 파격성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오보에를 맡고 있는 피에르 피에를로는 1949년 제네바 국제 콩쿨에서 오보에 부문 1등상을 먹었다고 하니 이 양반도 어지간히 연식이 있는 양반이다.. 피에를로의 연주는 깨끗하고 밝은 음색과 생동감 넘치는 리듬감이 특징이라는데 이 판에서 들려주는 그의 연주는 녹음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흔히 들을 수 있는 홀리거의 연주에 비해 뭔가 좀 더 질감적으로 두툼한 느낌이 드는 소리를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실려 있는 곡 중에서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지만 여태 포스팅을 안 했던 곡이 있는데.. 마르첼로의 오보에 협주곡이다.. 이 작품은 원래 알레산드로 마르첼로의 작품인데 이 판에서처럼 오랫동안 그의 두 살 아래 동생인 베네데토 마르첼로의 작품으로 오인되었다고 한다.. 이는 이들 형제의 출신과도 관련이 있는데.. 이들은 당시 베네치아 원로원의 아들로서 꽤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이로 인해 오로지 작곡을 해서 먹고 살았던 작곡가들과는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지게 되는데.. 음악가로서의 활동 이외에 변호사라든가 행정관 등으로 근무하는 등.. 비록 동생인 베네데토가 좀 더 직업 음악가로서의 작품을 더 많이 남겼디고는 해도 둘은 어찌보면 그리 프로페셔널한 작곡가는 아니었던 셈이다.. 특히나 형이었던 알레산드로는 작품을 발표할 때도 본명보다는 가명을 주로 썼고 그러다보니 이 작품 역시 직업 음악가에 가까웠던 그의 동생 베네데토의 작품으로 오인되었다고 한다.. 곡은 워낙 유명한 곡이니 머 주저리 주저리 떠들 것도 없고.. 이제부터 시작되는 지랄맞은 한여름에도 불구하고 가을을 떠올리면서 높은 하늘의 서늘함을 꿈꿔볼만한 그런 느낌의 곡이 아닐까 싶다.. 그니깐 에어컨 빠방하게 틀어놓구 들음 짱이라는 얘기다.. -_-;;
링크는 오보에 하면 걍 일빠따로 떠오르는 인물인 하인츠 홀리거의 연주이다.. 기록을 보니 암스테르담 쳄버 오케스트라와의 61년 연주인 것 같다.. 22살 시절로 그야말로 엄청나게 젊었던 파릇파릇한 시절 되겠다.. 홀리거는 1959년에 제네바 국제 콩쿨 오보에 부문 1등상을 먹었으니 이 판의 피에를로와는 10년 터울을 두고 1등상을 먹은 셈인데.. 실제로 홀리거는 파리에서 공부하던 시절 피에를로에게 배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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