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는 1827년 3월 베토벤이 사망한 이듬해부터 C단조, A장조, B플랫 장조로 이어지는 19번, 20번, 21번의 마지막 3개 피아노 소나타 작업을 시작했다.. 출판사들은 그의 음악에 관심을 보였고 1828년 3월 비엔나에서 열린 그의 첫 개인 콘서트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로부터 불과 8개월 후인 11월 19일 슈베르트는 서른 한살의 나이로 세상을 졸하고 만다.. 나중에 작곡가와 음악학자들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3개 소나타의 기원과 그의 이른 죽음 사이의 유사점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슈만은 프란츠 슈베르트의 마지막 작곡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곡들을 듣다 보면 마지막 작품들이라는 불길한 명칭으로 인해 슈베르트의 임박한 죽음에 대한 생각이 가득하게 될 수 밖에 없음을 토로하고 있다.. 1964년 아스펜에서의 강연 중 벤자민 브리튼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작품들에 대한 찬사를 늘어 놓으면서 베토벤의 죽음과 슈베르트의 마지막 시간 사이의 기간이 우리 음악 역사상 가장 풍요롭고 생산적인 18개월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이 기간에 완성된 작품들로는 피아노 소나타 3곡 이외에도 연가곡집인 겨울나그네와 백조의 노래, C장조의 5중주 등이 있으니 어느 정도 이해해 줄 만도 하지 않을까 싶다.. 슈베르트가 가지고 있던 치명적인 질병의 악화로 나타나는 증상에도 불구하고 그가 인생의 마지막 해에 점점 더 명성을 얻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번 A장조 소나타를 작곡할 무렵 슈베르트는 비엔나에서의 명성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독일과 영국의 출판사들로부터는 작품 출판의 가능성에 대한 문의를 받았다.. 또한 음악 저널에는 그의 작품에 대한 리뷰가 실리기도 했다.. 내지의 해설에 의하면 우리는 슈베르트의 A장조 소나타와 우리 잉간들의 삶에 대한 궁극적 질문 사이의 연결 고리를 볼 수 있는데 특히나 마지막 악장에서 작곡가는 여행자를 위한 길을 가리키며 자기 의심에서 벗어나 여행자 자신이 가진 편안함과 익숙함으로 안내를 하고 있다 한다.. 그래서리 여기에는 세상으로 인해 지치고 힘든 흔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특이점이 있다 하겠다.. 이 4악장을 듣다 보면 뭔가 끊임없이 흘러 넘치는 소박한 행복감이랄까.. 머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닐지라도 그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삶에 대한 긍정적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물론 2악장에서 마치 씁쓸한 한숨처럼 느껴지는 구슬픈 노래가 흐르기는 하지만 이 역시 담담한 시적 슬픔이고 이윽고 나타나는 즉흥적이고 환상곡과도 같은 화려한 부분에 의해 흩어지면서 잠시 잠깐의 재현을 거친 다음 경쾌한 스케르초로 돌입하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슈만 슨상님이 언급했던 것과 달리 나로서는 이 곡에서 슈베르트의 이른 죽음에 대한 뭔가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것을 느끼기는 어렵다.. 머 아무래도 나같은 허접의 음악적 감수성이 감히 슈만의 발끝이라도 따라갈 수는 없을테니 머 느낌이 없더라도 걍 어쩔 수 읍다.. -_-ㅋ 슈베르트는 1828년 9월에 이 3개의 소나타를 완성했고 같은 달 말 하루 저녁에 3곡을 모두 연주했다.. 음악사에 있어서 꽤나 위대한 순간 중의 하나였을 것이고.. 이 작품들은 이제 키보드 레파토리에 있어서 3가지의 정점으로 간주되고 있다..
오늘 올리는 판의 연주자는 아르카디 볼로도스라는 러시아의 피아니스트인데.. 난 이 양반이 꽤나 젊은 피아니스트인줄 알았더니만 이미 오십줄에 들어선 72년생 피아니스트이더라.. 이 양반은 제2의 호로비츠라고 해서 상당히 각광을 받았다고 하는데 아마도 초절기교로 중무장한 스탈의 피아니스트가 아니었나 싶다.. 사실 내가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3곡의 연주자로 가장 익숙한 양반들이야 당근 브렌델이나 켐프 영감님인데.. 예전에 21번 소나타에 홀려서리 이 판 저 판을 줏어 모으다 짐머만의 새 앨범이 LP로 나와 있는 것을 보았고.. 그러다 보니 이런 첨보는 양반이긴 한데 왠지 호기심이 땡기는 볼로도스라는 피아니스트의 판도 사게 된 것.. 근데 이게 사실 순수한 호기심에서 사긴 했지만 그저 단순히 연주와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었다면 그냥 CD로 사서 듣는 것이 맞았으리라는 생각이고.. LP를 들어 보니 그 소리라는 것이 머 이런 경우는 그 포맷 상으로 볼 때도 CD가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 싶다는.. 그치만 머 음악에 대한 소비가 꼭 그렇게 이성적으로만 그리고 합리적으로만 이루어지게 되냐 하면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 함정.. 그럼 왜 이런 씨잘데 없는 LP를 사냐.. 뻔한거 아니냐.. 걍 가오 땜에 LP를 사 본 거지.. -_-;; 연주야 내가 머 왈가왈부할 공력은 못 된다만 짐머만의 연주나 이 양반의 연주나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점은 요즘 피아니스트들은 정말 현미경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게 모든 소리를 힘들게 애써서 조탁한 다음 들려주는 것 같다.. 거기에 비함 내가 좋아하는 켐프 영감님의 연주는 상당히 대범하면서도 이 곡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여주는 듯하다.. 그 머랄까.. 내공의 깊이라고 해야 하나.. 머 암튼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켐프 영감님의 연주로 링크를 걸어 놓는다.. 난 이 영감님의 4악장 연주가 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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