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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샤르팡티에.. 붉은 미사 봉헌을 위한 모테트..

by rickas 2023. 4. 1.

사람들이랑 대화를 하다 보면.. 특히나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일 경우에 그런 현상이 더 심해지는데 어찌보면 도찐개찐이긴 하지만 상대방의 취미나 취향 같은 것을 자기네 기준에 맞춰서 재단하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되곤 한다.. 예를 들자면 골프나 와인 같은 것인데.. ㅅㅂ 사천만 온 국민이 골프를 존나 좋아하고 와인에 대해 나름의 고상하신 안목과 취향들이 있다고는 해도.. ㅋ 내가 별로 관심 없음 그만 아닌가.. 사실 골프야 친지는 꽤 됐어도 난 여전히 그 운동 자체가 별로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기에 그야말로 비즈니스 상으로 쳐야 한다거나 아님 칭구 녀석들이랑 놀자구 친다거나 하면 그만이지 내가 일부러 일정을 잡고 그러지는 않는 편인데.. 사실 늦가을 정도 되어서 해도 짧아졌을 때 아침 일찍 깜깜한 올림픽 대로를 공치러 간답시고 달리고 있음 내가 이게 먼 지랄일까 하는 현타가 존나 온다는.. ㅋ 근데 주말에 골프도 안 치고 그렇다고 딱히 등산도 안 한다면 뭐하고 지내시냐고 물어보는 잉간들이 꼭 있다.. 와인만 해도 졸라 족보를 외워 가면서 이게 어떻구 저게 어떻구 개폼들을 잡아 대는데 ㅅㅂ 그런 잉간들 블라인드 테스트 하면 조또 못 맞춘다에 내 오백원 건다.. -_-ㅋ 아니 와인도 걍 지 꼴리는 대로 맘에 들면 먹음 그만이지 그걸 꼭 상대방에게 설명을 해 가면서 졸라 우아한 단어로 품평까지 하면서 쳐마셔야 하나.. 난 잘 모르겠다.. 암튼 나보구는 주말에 그런거 다 안하면 도대체 뭐 하냐고 물어보는 잉간들이 간혹 있는데 이 잉간들은 주말에 할 게 이것밖에 없는 잉간들인 듯하다.. 근데 내가 아 저는 주말에 머머합니다.. 예를 들어 전 주말에 샤르팡티에 듣는데요.. 라고 하면 님들이 알아 먹기나 하시겠어요.. ㅅㅂ 주말에 밀린 웹툰을 봐도 하루가 가고.. 게임만 해도 이틀을 잡아 먹는건 순식간인데.. 거기다 턴에다가 빈대떡 얹어 놓구 돌리면서 음악 들음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겠고만.. 지덜이 아는거 말구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참 우끼는 잉간들 많다..


어쨌거나 휴일인 오늘도 느긋하게 오전에는 집 앞에 개천변을 산책하고 오후는 판을 돌렸다.. 머 이것두 나름 휴일을 잘 보낼 수 있는 방법 아닌가.. ㅋ 그래서리 오늘 들었던 판 중에 한 장을 올린다.. 륄리라는 절대적 잉간과 그가 만들어 놓은 가치 기준에 가로 막혀서 졸라 힘들게 살았던.. 물론 그가 죽은 다음에는 가세가 좀 폈다고는 하나.. -_-;; 샤르팡티에의 작품이 실려 있는 판이다.. 내가 이 당시 고만고만한 불란서 작곡가들 중에서 제일 좋아라 하는 양반인데.. 그의 오바스럽지 않으면서 우아한 화려함이나 적당히 세속적인 듯한 신앙심으로 이쁘게 포장된 느낌의 종교 음악들이 내 맘에 쏙 들기 때문이다.. 오늘 올리는 판은 당연히 샤르팡티에의 판을 꾸준히 찍어냈던 아르모니아 문디 프랑스의 판인데.. 필립 헤레베헤가 라 샤펠 루아얄을 지휘하고 몇몇 독창자들이 함께 하고 있는 판이다.. 특히 샤르팡티에의 다른 곡이 담겨 있는 판들에서도 졸라 이쁜 절창을 들려 주었던 소프라노인 아네스 멜롱이 이 판에도 참여하고 있다.. 판에는 총 4곡의 모테트가 실려 있는데 그 중 규모가 제일 큰 곡이 여기다 소개하는 좀 이상한 제목인 "붉은 미사 봉헌을 위한 모테트" 라는 곡이 되겠다.. 원래 이 제목은 해마다 11월 중순 파리에서 재개되는 의회 행사와 관련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 때 붉은 예복을 입은 행정관들이 참석한 미사가 거행되었고 그 때 사용한 미사곡이 바로 오늘 올리는 이 곡이라 하겠다.. 나중에 샤르팡티에에 의해 이 곡은 제목이 바뀌게 되었는데 그 제목이 좀 더 우끼다.. "긴 헌금 행렬을 위한 모테트" 라고 한다.. ㅋ 머 가사 내용이야 당연히 심판자인 주님이 짱 드시는 것을 내가 찬양하니깐 나중에 잘 좀 봐달라는 뻔한 얘기이긴 하지만.. -_-;; 나야 머 이런 종교 음악 역시 가사 타령을 하구 있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고로 걍 듣고 음악 자체로 좋음 그만이다.. 암튼 이 곡은 샤르팡티에가 의회 근처의 생트 샤펠 성당의 음악 감독으로 재직할 당시 작곡한 마지막 작품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는 1698년 6월 8일에 이 중요한 직책에 임명되었는데 그의 말년 당시에는 지역 인사들이 그를 음악의 거장으로서 생각은 했던 모양이다.. 샤르팡티에는 1704년 2월 24일 세상을 졸했고 사실 그가 30년이 넘는 음악 경력 동안 쏟아냈던 다양하고 풍부한 작품들에 대해 그리 엄청난 찬사를 들었다는 당시의 기록은 별로 없다고 한다.. 이는 그가 가졌던 이탈리아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었고.. 륄리의 질투심으로 인해 루이 14세의 궁정에서 멀리 밀려나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 때문이기도 했다.. 거기다 이 양반이 운빨도 없었던게 1683년 왕실 예배당의 새 악장을 뽑는 경연 대회가 있었는데 여기에 부푼 꿈을 안고 참가했지만 몸이 아파서 시험을 마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중에 나름대로 성공을 할 수 있었고 훌륭한 작품들을 오늘날까지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작품 역시 그가 남긴 걸작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그의 예술성을 잘 드러내주는 매력은 바로 다양성이라고 이 판의 해설지에 쓰여 있다.. 이는 형식 뿐만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그렇다고 하는데 어쨌거나 소규모와 대규모의 합창이 어우러지고 이들이 끊임 없이 바이올린과 플룻 그리고 오보에를 비롯한 악기군들과 마치 대화를 하듯 전개해 나가는 모습은 이 곡이 그저 단순하고 지루한 미사곡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서 그리고 충분히 듣고 즐길 수 있는 여흥거리로서도 가치가 차고도 넘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마침 유튭에 동일 음원의 연주가 있길래 걸어 놓는다.. 껍닥의 그림은 푸생의 작품 성 야고보의 성모 발현의 일부 되겠다.. 아르모니아 문디 프랑스의 판은 껍닥의 뽄때 나는 그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삼분지 일 정도는 먹고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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