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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엘가.. 교향곡 1번..

by rickas 2023. 3. 11.

요즘 서양 애덜 하는 꼬락서니를 보자면 참 기가 차고 코가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머 미쿡 애덜이야 원래 깡패니까 그렇다구 치구.. ㅋ 탄소 발자국이 어떻구.. Life Cycle Assessment가 저떻구 하면서 이게 원재료부터 무해하면서 환경이나 인권에 문제가 없이 생산된 것이 맞냐는 둥 머 그런걸 따지는 구라파 애덜 꼬라지를 보자면 이 새끼덜이 지덜 식민지에 빨대 꽂아 놓구 쪽쪽 빨아대던 시절은 완전 딴나라 남의 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니 그렇게 전 세계를 탈탈 털어서 착취를 해 놓구서는 이제 와서 졸라 환경과 인권의 화신인 양 하는 꼬라지가 졸라 우습지 않냐.. 암튼 과거 제국주의의 꿀은 잘 빨았는데 이제는 그게 그야말로 흘러간 노래가 되어버린.. 그래서 이렇게나마 옛날에 누렸던 기득권을 어찌어찌 우아하게 다시 쌓아올려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이다.. 어쨌거나 요새 그런 생각이 이래저래 꼬리에 꼬리를 물다 보니 퍼뜩 생각나는 비슷한 느낌의 곡이 있길래 여기다 올린다.. 바로 엘가의 교향곡 1번이다.. 공교롭게 또 영국 작곡가인데.. 내가 무슨 영국 작곡가들에게 중뿔 나는 애정이 있다구 이래 연짱으로 올리는지는 모르겠다만 요즘 글로벌 산업계에서 벌어지는 꼬라지를 보다 보니 걍 이 곡으로까지 생각의 흐름이 흘러가더라는.. 미친건가.. ㅋ 그냥 내 느낌에 이 곡에서 묻어 나오는 것들이라면.. 흘러간 과거에 대한 아련한 향수와 그리움.. 좋았던 시절에 대한 안타까운 회상.. 그치만 이제는 지나가버린 그래서 남겨진 걍 조까튼 현실에 대한 실망과 그와 더불어 끊임없이 솟아 오르는 불안감.. 그리고 이를 애써서 억지로나마 극복하고 마치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듯한.. 내 느낌에 중요한 것은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듯하다는 것이다.. -_-;; 그러나 엘가 자신의 말에 의하면 "위대한 관용과 사랑 그리고 미래의 거대한 희망으로 가득한 인간의 삶" 으로 향하는 모습 등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각설하구 엘가의 교향곡 1번은 그런거 다 떠나서 걍 음악적으로 들어줄 만한 조낸 알흠답고 근사한 곡이라는 사실에는 틀림이 없다.. 적어도 내 취향에는 말이다..


사실 엘가는 내 개인적으로도 그의 첼로 협주곡을 졸라 감명깊게 듣기 전까지만 해도 그저 제국주의에 쩔어 애국질이나 쳐해대는 위풍당당 행진곡 또는 사랑의 인사 같이 꿀바른 듯한 소품이나 썼던 작곡가로 생각했었다.. 그러게 아는 만큼 보이구 보이는 만큼 느낀다더니 무식하면 이런 위험에 빠지구 마는 법인가부다.. 어쨌거나 내 개인적으로 그의 첼로 협주곡에 이어서 좋아라 하게 된 곡이 바로 오늘 올리는 그의 첫 번째 교향곡이다.. 아드리안 볼트 경이 런던 필하모닉을 지휘한 판인데 볼트야말로 이 곡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양반이라 하겠다.. 원래 이 곡의 초연은 한스 리히터가 지휘하는 할레 오케스트라에 의해 1908년 12월 3일 맨체스터에서 이루어졌는데 그로부터 딱 4일 뒤에 동일한 지휘자에 의해 런던 심포니와 런던 초연이 이루어진다.. 12월 6일 리허설이 있었는데 리히터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3악장의 아다지오야말로 베토벤의 싸다구를 날릴 만한 아다지오 아니냐고 설레발을 떨었다고 한다.. 물론 이건 내가 뻥을 좀 보탠 각색이구.. 사실은 베토벤이 작곡했을 법한 진짜 아다지오라구 얘기했다고 하니 머 그 얘기가 그 얘기 아니냐.. 근데 이 양반이야말로 미친 듯.. 어따 대구.. -_-ㅋ 암튼 그 리허설이 이루어지던 자리에서 이를 유심히 듣던 19살의 옥스포드 대딩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이 곡과 지속적으로 깊은 인연을 맺어 나가게 되는 아드리안 볼트였다는 것.. 머 그런거 보면 이 판의 연주야말로 제대로 된 임자가 나선 셈인데 사실 런던 필하모닉은 워낙에 헝그리한 상태에서 빡세게 밥벌이를 해왔기 때문에 그런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단단하고 야무진 어째보면 좀 여유가 없어 보이는 경질의 사운드를 들려주어서 좀 아쉬움이 남는다.. 곳간에 인심 난다더니 이것도 그런건가.. -_-;; 그치만 그런 사운드는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것이 그런 직진성에서 전해져 오는 뭔가 가심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이 곡은 초연이 있었던 맨체스터와 그 이후 런던에서의 공연에서 모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일반 청중들과 평론가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한다.. 하긴 그때까지만 해도 영국에서 교향곡이라고 내세울 만한게 뭐가 있었겠냐.. 근데 그 성공이 졸라 글로벌 해서리 초연된 후 1년 남짓이라는 기간 동안 비엔나, 베를린, 러시아, 미쿡, 호주 그리고 본토인 영국까지 포함해서 100회가 넘게 연주되었다고 하니 가히 센세아셔널한 성공을 거두었던 셈이다.. 특히나 영국의 평론가는 앞서 리히터가 얘기했다는 베토벤 운운하기 전에 이미 아다지오 악장을 가리켜 베토벤 이후 가장 위대한 느린 악장 중의 하나라고 하면서 베토벤 급의 대우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떠들었다고 하니.. 참 이 자격지심 넘쳐나는 섬나라 새끼덜을 어쩜 좋겠냐.. ㅋ 굳이 베토벤 안 들먹거려도 충분히 아름답고 머찐 음악이건만 말이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마크 엘더 경이 지휘하는 할레 오케스트라의 연주인데.. 22년 2월 맨체스터 브릿지워터 홀에서의 나름 따끈따끈한 연주다.. 이 곡의 초연을 맡았던 오케스트라인 만큼 뭔가 졸라 오센틱하다고 해야 하나 머 그런 권위감이 있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사실 각 악장마다 링크가 분리되어 있어서 좀 귀찮은데도 불구하고 북독일 라디오 필하모닉이 연주하는 하나짜리 전곡 링크보다 왠지 더 몰입이 되는 듯한 기분이 들길래 할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걸어 놓는다.. 사족인데.. 판 껍닥의 그림은 영국 화가인 윌리엄 록스데일이 그린 성 마틴 인 더 필즈 교회라는 작품이다.. 19세기 후반의 런던 풍경이라는데 그림의 중앙에 나이에 걸맞지 않는 삶의 무게를 짊어진 표정을 짓고 있는 꽃 파는 소녀와 그림 왼쪽에 이 소녀와 대비되는 귀부인과 그 딸내미로 추정되는 그야말로 천진난만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소녀의 모습이 잘 나가던 이 시대 영국의 사회적 모순을 보여주는 듯하다.. 근데 이게 이 음악.. 뭔가 허세와 모순이 느껴지는 그래서 앞뒤가 서로 사맞디 아니하는 느낌이 드는 이 곡과도 꽤나 잘 어울리는 그림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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