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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작년 여름 갈아 엎은 골방 기기들..

by rickas 2022. 2. 19.

작년 여름 무렵에 골방에서 듣는 서브 시스템을 새로이 개비하였다.. 원래 이 방에 차려 놓은 시스템이라는 것이 그리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그저 이 방에서 컴으로 겜이나 재미지게 하다가 물렸을 때.. 아니면 거실에서 제대로 각잡고 듣기 뭐할 때 간단하게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시스템을 갖춰 놓은 것이 이 방에서 굴리는 기계들이었다.. 그래서리 주로 거실에서 메인 시스템으로 구르다 은퇴한 넘들이나 아님 좀 헐렁한 넘들로 갖춰 놓고서는 특히 휴일 새벽의 고즈넉한 환경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곤 했었다.. 그러던 것이 어느날 갑자기 그넘으 오디오 장터를 무심코 둘러 보다 눈이 뙇~ 하는 기기가 떠 있는 것을 보구서는 모든 일이 시작되었다.. ㅋ 바로 클라인의 프리 앰프 SK-5A.. 나같은 근본없는 사이비 오디오쟁이가 이 기기를 어케 알겠냐.. -_-;; 그건 예전에 한창 오디오질이라는 것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던 시기에 우연히 어느 사이트에서 잠깐 스쳐 지나갔던 나으 오디오 싸부님 한테 들은 풍월이 입력되어 기억의 편린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내 관심사 중에 졸라 컸던 것이 포노 앰프였는데.. 이 양반한테 존 컬이 어떻구.. 벤데타 리서치가 어떻구.. 하는 전설적인 얘기부터 해서.. 포노단이 좋은 앰프가 스펙트럴과 클라인이 있고.. CAT도 졸라 좋기는 한데 딱 맞는 카트리지가 제한적이라는 그런 얘기들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클라인은 그 카트리지에 대한 범용성과 음질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아마도 상태 좋은 것을 구하기는 힘들거라는 얘기도 있었던 것 같다.. 암튼 그래서 난 일단 구할 수 있는 스펙트럴로 프리 앰프를 찾기 시작했고.. 그 결과 DMC-6와 DMC-10, DMC-12를 차례로 써 보게 되었는데 이넘으 앰프를 쓰면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꽤 컸었다.. 첨에는 멀쩡하다가도 좀 있으면 꼭 말썽을 피우는 개같은 경우가 반드시 발생을 해서리.. 내가 ㅅㅂ 무신 영화를 보겠다구 이넘들을 끌어안구 가겠냐.. 하구서는 다 처분을 해버리고 말았다.. 그 이후로는 프리와 파워로 분리된 앰프는 관심이 안 갔고.. 진공관 소리에 혹한데다.. 고장이라고는 절대 안 날것 같은 포노 앰프인 PHD로 타협하고서는 지금까지 주구장창 쓰구 있는 중이었다.. 근데 그 맘 한 구석에 호기심과 함께 불씨로 남아 있던 클라인의 프리가 중고 사이트에 뜬 것이었다..

 

일단 조낸 공손하게 문자를 보냄.. 제가 구매하고 싶은데 지역이 어디심?? 제주도만 아니면 찾아 가겠다는 생각으로 문자를 보냈는데.. 돌아온 대답은.. 미안.. 이미 예약되었음.. 아니 이런 ㅅㅂ 내가 이거 일욜 아침에 보구서는 금방 문자를 보낸 것 같은데 벌써 작자가 나서다니.. ㅜㅜ 그래서.. 그래.. 이런 썩다리 앰프가 상태가 오죽하겠냐.. 이미 많이 겪어봤자나.. 이넘으 앰프 들여오면 여기 맞는 파워 앰프 또 구해야 하구.. 그럴려면 이래저래 기기만 늘어나서 이 방에서 간단히 차려놓구 듣는데도 문제고.. 머 이래저래 여우의 신포도 논리를 떠올리면서 맘을 정리했었다.. 근데 두어 시간 쯤 지났을까.. 모르는 전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받아 보니 클라인 앰프 올리신 분인데 예약자가 취소했다고.. 생각 있냐고.. 그런 얘기였다.. 그리 집에서 먼 곳도 아니고 해서.. 당근 제가 빛의 속도로 바로 가겠슴다.. 모드로 전환하군 냉큼 집어 왔다.. 하여간에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마치 뽕을 한사발 들이킨 것 같은 상태로 들고 온다니깐.. -_-ㅋ 근데 갖구 와서 보니 그 양반은 포노단을 쓰지 않아서 이넘으 졸라 많은 내부 딥스위치를 어케 세팅하냐는 문제에 부딪치고 말았다.. 아니 이 앰프를 포노단을 안 쓰다니.. 그건 이 클라인 프리에 대한 모욕이자 배신이얌.. 머 그런 생각을 하긴 했다만.. 이걸 어디서 알아보나.. 졸라 막막.. 그럼 머 뾰족한 방법이 이 상황에서 있겠냐.. 내가 오디오질 한다구 무슨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두 아니구.. 졸라 아는 지인두 없구.. -_-ㅋ 걍 무지성으로 졸라 폭풍 검색 밖에.. 근데 그게 궁즉통이라구.. 실마리를 찾아서 어느 오래된 사이트에 클라인 프리 얘기가 오고 갔던 흔적을 발견했구.. 거기다 미친 척하구 매뉴얼 구한다구 올렸더니 답이 달린 것이다.. 헐~ 댓글 단 분이 친히 매뉴얼을 스캔해서 PDF로 올려 주시는 바람에 정말 편하게 매뉴얼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세상에는 650원짜리 댓글이나 쳐쓰는 버러지 같은 새끼들도 있지만 증말 이런 천사같은 분도 있다는게 졸라 위안을 준다.. ㅋ 근데 방에다 놓구 보니 이거 진짜 넘넘 이뿌더라.. 안에 보이는 잠자리 간지 쩔고.. 특히나 그 내부는 인공미를 완전 극한까지 끌어 올린 왜넘식의 정원을 보는 듯한 느낌인데.. 이 스탠 클라인이라는 양반은 결벽증 환자였을 것 같음.. 암튼 내가 워낙에 얼굴 밝힘증이 중증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걍 보구 있기만 해두 졸라 흐뭇하고 뿌듯하다는.. ㅋ

 

암튼 그래서 일단 프리는 구했으니.. 그 담에는 얘랑 짝이 되어 줄 파워 앰프를 구해야겠는데.. 뭐가 좋을까를 고민한 결과.. 어차피 이걸 큰 방에서 꽝꽝거리면서 들을 것두 아니구.. 아크에다 물려서 이쁜 소리로 들음 장땡이다.. 하는 생각으로 발전을 하니 소출력의 A클라스 앰프 같은게 좋지 않을까 하는 의식의 흐름으로 흘러가더라.. 그래서 기왕이면 비슷한 시기의 썩다리 중에서 골라 볼 생각에 후보를 몇 가지 떠올렸는데.. 패스의 알레프 Os, 크렐의 KSA50S, 스레숄드의 SA3.9/e, 그리고 클라세의 DR2나 DR3.. 얘덜은 넘 썩었을라나.. -_-ㅋ 암튼 뭐 그런 애들이었다.. 여기서 더 출력이 커지거나 하면 일단 내가 편하게 들고 옮기기가 어려울 정도의 질알맞은 무게가 되어서리 그런건 거들떠 보지도 않기로 했다.. 근데 세상만사가 어디 계획대로만 되나.. 장터에 뜬 뜬금 없는 마크레빈슨 No.29L.. 50W 소출력에다 당시 나왔던 시리즈 중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평가도 받는 듯하구.. 무엇보담도 무게가 가벼워서 이것도 걍 냅다 들고 왔다.. ㅋ 어쨌거나 이렇게 둘 다 거의 삼십여년 가까운 세월을 굴러 먹었을 썩다리들을 들고 왔으니 매칭이구 질알이구는 둘째 치구 얘네덜이 과연 아무런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을 것인가가 무엇보담도 제일 걱정이자 관심사였는데..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주 훌륭한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어서 일단 기기들의 상태는 무지 좋았던 것 같다.. 하긴 클라인 프리의 노브 빡빡하게 돌아가는 느낌을 볼라치면 기기적 완성도도 그렇지만 예전에 썼던 넘들은 그야말로 썩다리 오브 썩다리였던 것 같다.. 마크 역시 트랜스 울림이나 험도 전혀 없는 상태에다 좌우 밸런스 잘 맞으니 얘네 둘 다 나한테는 증말로 운이 좋게 걸린 넘들이 아니었나 싶다..

 

근데 앰프들을 이런 삼십여년을 묵은 썩다리로 듣게 되는 바람에 심장이 좀 쫄깃해진 상황에서 더 골때리는 일을 갑자기 벌이게 되었다.. 이 모든 일들이 작년 5월과 6월 두 달 사이에 일어났으니 증말 돌발적으로 돌았던 질알병이 아니었나 싶다.. -_-ㅋ 원래 나는 소위 빈티지라구 하는 썩다리를 넘어서 미이라 상태가 되어버린 넘들에 대해서는 일도 관심 없는데.. 삼십년은 명함도 못 내미는 한 사오십년은 족히 되었을 법한 턴테이블을 얼떨결에 들여오게 된 것.. 이것두 당시에 파워 앰프 찾는답시구 중고장터를 쥐새끼 풀 방구리 드나들 듯 들락거리다 우연히 보게 된 턴테이블.. 브라운의 PS500 이라는 넘이었는데 그 모냥이 이건 사오십년 된 넘이 아니라 작년에 만들었다구 해도 믿을 만큼 현대적인 느낌.. 어케 그 당시에 이런 디자인이 나왔을까라는 의문으로 이리저리 검색을 해 보니 이넘이 나름 상당히 명망이 있는 넘이더라.. 난 전혀 몰랐지.. ㅋ 가뜩이나 서브로 돌리던 토렌스의 TD320에서 계속 잡소리가 나서 스트레스 받구 있던 참이었는데 뭐 기왕이면 이쁜 넘 써 보자.. 하는 생각으로 이것두 냅다 들구 왔다.. 집에 와서 올려 놓구 보니 이거 보면 볼수록 이쁘네.. 근데 쫌 아쉬운게 있다면 올 블랙 모델이 있는 것 같던데.. 그게 더 간지나 보이긴 하더라만 머 걍 이 실버 때깔두 나름 괜찮다구 생각.. 파는 양반이 상태 엄청 좋다고 했지만.. 자기 물건 팔면서 이거 졸라 상태 개판임.. 앞으로 졸라 개고생할 각오로 미쳤다면 사 가셈.. -_-;; 이런 잉간이 어딨겠냐.. 기기에 대해 정확히 객관적으로 판단할 역량이 안되면 그저 주변 정황으로 때려잡는 수 밖에 없고.. 그래서 어찌 보면 이런 물건 사는게 거의 도박이긴 한데.. 그래도 이런저런 모자이크를 맞춰 보면 어느 정도는 감이 오는 경우가 많더라는 데서 믿음을 갖구 사왔지만.. 일단 전문가한테 다시 점검 받구.. 졸라 양호라는 판정을 받은 담에야 안심을 하게 되었다.. 그럼 카트리지는 뭘 달아주느냐.. 라는 생각이 그 담에 떠오른 고민이었는데.. 지금 거실에서 열일하구 있는 액시아는 제외하고 널부러져서 쉬고 있는 넘들을 꼽아 보니 쥬빌리, 루비, 헬리콘에다 몇몇 MM이 있더라.. 클라인 프리를 들이구 MM을 쓴다는 것은 어째 용납이 안되구.. 좀 고민을 하다 걔중 제일 싸가지 없는 소리라고 느꼈던 헬리콘을 달아 주기로 했다.. 아무래도 클라인이 옛날 앰프이다 보니 왠지 젤로 현대적인 느낌의 카트리지를 달아 주는게 좋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이건 뭔 개똥철학이냐옹.. -_-ㅋ 그래서 매뉴얼 보구 딥스위치 헬리콘에 맞게 조정해 주고.. 근데 PS500에다 헬리콘이라.. 이게 맞나 싶기두 한데.. 인생 머 있겠냐.. 걍 가 보는거쥐.. 근데 달아 놓구 들어 보니 이거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 내가 내 뒤통수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더라.. ㅋ 피에로 토소가 연주하는 비발디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올려 놓구 듣고서는 그야말로 감동에 감동을 때리구 말았는데.. 거실에서 주로 듣는 시스템은 좀 드라이한 소리가 아닌가 할 정도로 기분 좋은 촉촉함과 음의 결이 무척 고운 소리가 나온다.. 내가 아크를 써 왔던 이래 이넘이 내어 준 제일 이쁜 소리인 것 같다.. 글구 헬리콘이다 보니 대편성 역시 글케 많이 딸리는 것 같지두 않구 이래저래 원래 내 꼴리는 대로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만족스러운 소리가 나와서 요즘은 주말에는 거의 얘네덜을 돌리구 있는 중이다..

 
어쨌거나 이래서 작년 늦은 봄 내지는 초여름에 서브 시스템을 갈아 엎은 얘기는 마무리되었다.. 이제 거의 일년여가 되어 가고 있는데 아직은 컨디션이 매우 훌륭한 것 같아서 생각할수록 나름 재수가 졸라 좋지 않았나 싶다.. 이런 썩다리들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가 한개두 없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한 일인지 새삼 느낀다는.. 사실 일케 된 이상 CD 플레이어 역시 동시대의 넘으로 바꿔줄까 해서 와디아의 860이나 마크의 390S 같은걸 고려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 시스템에다가는 390S가 잘 맞을 것 같기두 하다만.. 이넘들은 아직 나하구 인연이 될 만한 넘들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 고로 걍 예전에 쓰던 23T에다 브루클린을 물려서 쓰구 있는 중이다.. 어차피 나야 주로 LP를 듣고 CD는 그저 거들 뿐이므로 머 걍 이렇게 써도 그리 아쉬울게 없기두 하구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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