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에 뭔가 좀 여유가 느껴질 때 듣는 음악들은 대개가 독주 악기나 소규모 앙상블로 이루어진 고음악 들이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각별히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껴지는 악기의 소리는 류트 소리다.. 내가 틀리게 쓰는 말 중에 병적으로 짜증나는 것이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다르다와 틀리다.. 아니 뭔 넘의 틀리는게 그리 많어.. ㅅㅂ 이건 보면 나이가 어리고 많고를 떠나서 공통으로 질알들을 해대는데 이주 들을 때마다 개짜증이 난다.. 그리구 류트 얘기를 하려다 보니 말이 새는데.. -_-;; 다시 돌아와서.. 류트 소리가 왜 좋으냐.. 한 마디로 담백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담백이라는 단어인데.. 이게 사실은 거의 무미 무취에 가까운 경우를 담백하다고 해야 정상인데.. TV 같은데 보면 시뻘건 고추장에 기름에 오만가지 양념으로 뒤범벅이 된 것 같은 음식을 맵다구 오만 오두방정을 다 떨면서 쳐먹구 나서 한다는 소리가.. 어머.. 음식이 엄청 담백해요.. -_-;; ㅅㅂ 장난하냐.. 아주 그냥 뒤통수를 한 방 쳐갈겨줬으면 좋겠더라.. 어쨌거나 류트 소리는 나한테는 휴일 아침에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아주 딱 좋은 소리이다.. 이게 소리가 묘한게.. 기타처럼 울림이 풍부한 것두 아니구.. 그렇다구 어떤 극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것두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냥 옆에서 무심하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 해 주는 듯한 느낌이 그야말로 담백이라는 단어와 딱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오늘 아침에 꺼내서 들은 판 역시 류트 소리가 좋은 판인데.. 영국 출신의 류트 연주자 안소니 베일즈가 류트 리사이틀이라는 제목으로 연주한 판이다.. EMI 일렉트롤라 레플렉세 시리즈의 판이다.. 이 레플렉세 시리즈의 판들이 좋은 판들이 많은데.. 처음 이 시리즈를 접했던 것은 예전에.. 아마도 대학원 때였던 것 같은데.. 앤드루 패롯이 태버너 플레이어즈와 녹음했던 비발디의 CD를 듣고나서였다.. 아마도 이순열 슨상의 뽐뿌가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당시에는 이 양반한테 내가 엄청 팔랑귀가 열려 있던 시절이라 이 레플렉세 시리즈를 LP를 포함해서 이것저것 꽤 샀던 기억이 있다.. 근데 머 결정적으로 맘에 확 와 닿는 그런 판두 딱히 없더라는게 함정.. -_-ㅋ 암튼 그 얘긴 각설하구.. 이 판에는 빈센초 카피롤라와 안소니 홀본.. 조반니 지롤라모 카프스베르거와 니콜라 발레 같은 주로 1500년대와 1600년대 초에 걸쳐 류트로 한가닥 했던 양반들의 작품을 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카피롤라의 작품을 얘기해 보자면.. 류트가 모든 악기들 중에서도 당당히 주류로서의 위상을 갖게 된 것은 16세기를 거치면서였다.. 당시에는 솔로나 듀엣.. 그리고 반주나 앙상블 등등 모든 연주 형태에 무쟈게 다양하게 사용되던 그야말로 인싸 중의 인싸 악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래서리 당대에는 귀족들이 아마추어 연주가로서 자신의 악기를 류트로 선택해서 고상을 떨어대던 일들이 비일비재 했다고 한다.. 그 중에 비탈레라는 귀족이 있었는데 이 양반의 스승이 브레시아의 음악가였던 빈센초 카피롤라였다.. 비탈레라는 양반은 상당히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었던 모양인데.. 자기 스승의 작품들을 묶어서 컬렉션으로 남겼던 덕분에 오늘날 우리가 카피롤라의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컬렉션의 서문에서 비탈레는 졸라 무식한 것들 땜에 훌륭한 작품들이 망실되고 마는 것에 대해 개탄을 하고 있고.. 자기가 묶어내는 이 컬렉션이 영구히 보전되길 바란다구 쓰고 있다.. 매우매우 훌륭한 양반이 아닐 수 음따.. 여기 이 판에 실려 있는 카피롤라의 작품들은 그야말로 소박하기가 이를데 없는데.. 그야말로 고졸한 멋을 한껏 뿜어내는 작품들이라 하겠다.. 머 다른 작품들도 그렇긴 하지만 특히나 류트의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이 실려 있다.. 소리 역시 통통 튀는 느낌의 류트 소리를 아주 잘 포착해서 녹음한 훌륭한 판 되겠다..
그래서 빈센초 카피롤라의 작품 중 이 판의 두 번째 트랙에 실려 있는 곡.. Balletto를 올려 본다.. 안소니 베일즈의 연주보다는 좀 가라앉은 듯 차분한 느낌의 연주긴 하지만 곡이 진짜 고상한 소박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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