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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by rickas 2019. 10. 6.



정말 이상하게도 요 한달여 사이에 집에 있는 디지털 기기들.. 특히 내가 갖구 있던 개똥철학으로 말미암아 요즘의 DAC나 CDP는 싸구려를 쓰나 졸라 비싼거를 쓰나 그넘이 그넘이라는 생각에.. 방에서 서브로 쓰는 졸라 싸구려 댁매직이던가 하는 DAC와 마란츠의 CDP.. 글구 거실에서  소위 네트워크 플레이어 역할을 훌륭히 해 주던 스퀴즈박스 터치 같은 넘들이 단체루 고장이 나는 사태가 벌어진 것.. 거기다 거실에서 메인으로 쓰던 앰프도 뭔가 트러블이 생겼구.. 거실에서 쓰는 CDP까지 트레이가 말썽을 부려대니.. 아니 이것들이 단체루 쳐돌았나.. 소리가 절루 나오면서 멘붕이 오더라.. -_-;; 하튼 그래서 일단은 앰프를 손보기 전까지는 대체품으로 쓸만한 넘을 하나 새로 업어 왔구.. 하튼 이래저래 디지털 기기들이 다 맛이 가버리는 바람에 갑자기 요즘은 좀 소원하던 LP를 자주 꺼내 듣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 물론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이제는 스퀴즈박스 터치 같은 구석기 시대 유물이 아닌 요즘 시대의 것으로 장만을 하자고 맘을 먹구 금방 눈에 띄는 넘이 있어서 들여 놓았기 때문에 최소한 거실에서는 다시 무손실 음원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적어도 방에서는 디지털에 관련된 기기들은 싹 다 맛이 가는 바람에 최근 들어서는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조용히 방에서 LP를 듣는 아날로그 시대로 회귀를 하구 말았다능..


그래서리 오늘은 아침에 꺼내 들은 판을 한 장 올린다.. 브루흐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커플링되어 있는 수프라폰의 판이다.. 바이올린 연주는 수크 영감님이 지휘는 카렐 안체를.. 글구 역시 오케스트라는 체코 필하모닉이다.. 머 듣구 싶었던 것은 브루흐였는데.. 듣다 보니 흥이 나서 양면을 다 들었다.. 두 곡 다 낭만주의의 세례를 듬뿍 받은 곡이니만큼 졸라 로맨틱한데.. 좀 더 닭살이 돋는 로맨틱함은 브루흐가 더한 느낌이다.. 특히나 2악장의 그 꿀떨어지는 듯한 느낌은 머라 필설로 형언하기가 어려운 느낌이라 하겠다.. 브루흐는 유대인은 아니었지만 종종 히브리 전통의 선율을 즐겨 사용함으로써 유대인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치만 그건 그야말로 오해고.. 이 양반은 워낙에 외국 문물에 대한 취향이 각별해서리.. 그의 작품에 히브리의 전통 선율 뿐만 아니라 셀틱이나 스코틀랜드 등의 전통적 선율 역시 즐겨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을 뿐이다.. 어쨌거나 나는 이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듣노라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연주가 예전에 대학원 시절에 샀던 CD에 등장하는 대륙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슈 웨이의 연주 되겠다.. 아무리 2악장에서 꿀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2악장을 사이에 두고 있는 1악장과 3악장은 바이올린이 오케스트라와 불같이 맞장을 뜨는 느낌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가 나한테는 이 곡의 연주에 대한 인상을 결정하는데.. 그런 면에서 슈 웨이의 연주는 모골이 송연해지는 대륙의 기상이랄까 하는 것이 있었다.. 하긴 말이 대륙의 기상이지.. 이 색퀴들 하는 짓거리 보면 대륙의 기상은 개뿔.. -_-ㅋ 근데 오늘 아침에 들은 연주는 이런 느낌하고는 사뭇 다른 연주라는 생각에 이 판만의 독특함이 있는 것 같다.. 먼가 어찌보면 초큼은 제3자적인 입장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듯하다고 해야 하나.. 머 수크의 연주가 원래가 용가리 색퀴가 불을 뿜어대는 듯한 비르투오시티를 갖구 난리 부르스를 떠는 타입이 아니라서 그런 선입견 때문에 느낌이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간에 전반적으로 달콤하기는 한데 불을 확 질러대는 느낌은 아니라능.. 수크는 그의 친할아버지가 드보르작의 사위였으니 드보르작의 증손자뻘이 되나 머 하튼 가문이 어마무시하다고 할 만하다.. 근데 이 양반은 주로 실내악단을 결성해서 많은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전반적인 연주의 성향이 단정하고 정갈한 스타일이였다고 하니.. 협주곡에서 보여주는 특성도 이와 크게 다름은 아닌 듯하다.. 아 글구.. 그의 바이올린은 1710년제 스트라디바리로 체코 정부에서 수크에게 기증한 물건이라고 한다..


밑에 덧붙인 사진은 작년 여름 휴가 때 프라하에 놀러 갔다가 공동묘지에서 발견한 수크의 묘 되겠다.. 이 양반이 2011년에 이미 세상을 졸한 것두 모르구 있었네.. 했던 기억이 난다.. 글구 보니 작년 휴가 사진은 아예 정리두 못 했는데.. 물론 이번 여름도 마찬가지구.. -_-;; 언제건 하긴 해야겠지만 솔직히 작년 여름에 들렀던 프라하나 두브로브니크는 껍닥은 무쟈게 이뻤으나.. 나으 기준으로는 내용물이 좀 부실해서리 그리 포스팅 하구 싶은 것들이 딱히 있는 것두 아니라능..



연결하는 링크는 힐러리 한이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심포니와 협연한 연주.. 3년 전 연주이니 한이 젊을 때와는 달리 나이 먹은 티가 나는데.. 그게 걍 단순히 액면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연주를 하면서 보여주는 표정의 풍부함이랄까.. 그런게 묻어난다능.. 물론 여기서 얘기하는 풍부함이 그녀가 젊었을 적 얼음 공주 스탈의 싸늘함 대비 상대적으로 표정이 다양해졌다는 것이지만 말이다.. 머 어쨌든 이렇거나 저렇거나 그녀의 연주를 듣는 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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