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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십년 만의 피렌체.. (2)

by rickas 2017. 9. 3.

지난 번에 이어서 오늘은 아카데미아 갤러리와 바르젤로 미술관에서 보았던 인상 깊었던 조각들을 올린다.. 한정된 시간 내에 너무 많은 것들을 눈에 담으려다 보니 일정을 조낸 빡씨게 짜는 바람에 사실 충분히 보면서 즐길 여유는 없었다.. 아마도 그렇게 하려면 피렌체에서 한 몇 달은 죽치구 놀면서 지내야 가능할 듯.. 근데 글케 하기는 내가 백수 한량이 아닌 이상 글른 것이구.. 머 이번에 아쉬운 것들이 많이 남긴 했지만 담에 또 빡씨게 일정을 짜서 오는 방법 밖에 더 있겠냐.. 이래저래 공부 좀 더 해서 오면 아마도 더 헤어나기 어려울 것 같은.. 까두 까두 졸라 양파 같은 매력의 도시가 플로렌스 같다.. 하튼 머 이번은 어쨌건 빼묵은 데는 있어도 그나마 수박의 껍닥을 대충은 핥아 보았다는데 만족하는 수 밖에 없을 듯..


우선은 아카데미아 갤러리에서 보았던 잠볼로냐의 사비니 여인의 납치.. 로자 데이 란치에 있는 물건은 짝퉁이구.. 여기 이 갤러리 안에 있는 것이 진품이란다.. 머 다음의 다비드도 마찬가지로 청사 입구에 있는 넘이 짝퉁이구.. 여기 이 갤러리에 진품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 이 조각에 얽힌 이야기야 워낙에 유명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자가 없다고 옆 동네에서 단체로 보쌈을 해 오다니.. 조낸 무식한 색퀴들이 아닐 수 음따.. -_-;; 하튼 세 명의 등장 인물들의 포즈가 각기 졸라 역동적인 머찐 작품이다..

 

 

다음은 아카데미아 갤러리의 얼굴 마담이자 피렌체의 에이스인 미켈란젤로 슨상의 다비드.. 가까이서 보니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커보이더라.. 이걸 두오모 성당에다 높게 얹어 놓을 생각에 밑에서 올려다 보아야 제대로 된 비율이 나올 수 있도록 실제의 신체 비율을 좀 과장했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오른 손이 졸라 크긴 하다.. 어쨌건 당시에도 이렇게 높이 올려 놓는 것이 말도 안 되는 뻘소리라 생각했는지.. 시에서는 위원회를 열어서 이넘을 어따 놓을지 졸라 난상토론을 했다고 한다.. 결국은 시청사 앞에다 놓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는데.. 이는 미켈란젤로 자신이 원했던 위치와도 부합되었다고 한다.. 관련 서적에 의하면 이는 미켈란젤로와 당시 공화정 정부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데.. 머냐면.. 미켈란젤로는 외국 사신들이 들락거리는 시청사 입구에다 세워 놓음으로써 어머나.. 어쩜 이리 머찐 작품을 만드는 조각가가.. 그럼 울 주인님께서 그 조각가에게 작품 주문 좀 하게 연락처 쫌 갈챠주삼.. 머 이런 식으로 일종의 주문을 위한 견본 샘플 내지는 데모용 견본 정도로 활용하려 했고.. 공화정 정부 입장에서는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상징성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메디치 가문의 지배를 종식시키고 설립한 공화정의 정당성을 나타내는 일종의 정치적 상징물로 활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사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는 이미 승리를 해서 그 전리품을 자랑질하는 모습이 아니라 골리앗과 맞짱을 뜨기 바로 직전의 돌멩이를 오른손에 쥐고 있는 팽팽한 긴장의 상태를 표현하고 있다.. 근접 사진을 보면 실제 눈깔 자체도 졸라 빡이 돌은데다 긴장감이 꽉 차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눈이 향하는 곳이 비로 로마라고 한다.. 당시 로마에는 피렌체에서 쫓겨난 메디치 가문의 띨띨이 독재자 피에로가 호시탐탐 피렌체로의 복귀를 노리고 있었다는데.. 이를 졸라 째려 보면서 독재에 항거하는 혁명의 정신을 잠시도 이완시키지 않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하더라.. 졸라 우낀 것은 미켈란젤로가 실제 메디치 가문의 성은을 톡톡이 입은.. 즉 위대한 로렌조의 양아들처럼 키워졌다는 것인데.. 그의 조각은 그런 메디치 가문에 칼을 겨눈 꼴이 되어버린 셈이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다비드가 서 있는 장소의 바로 맞은 편에 서 있는 조각인데.. 얘는 카쿠스를 때려잡는 헤라클레스를 표현한 작품으로 반디넬리의 작품이다.. 왜 아이러니 하냐면.. 우선 반디넬리는 미켈란젤로가 졸라 싫어했던 후배였다고 하고.. 다비드가 공화정의 상징이라면 헤라클레스는 메디치가가 피렌체로 컴백해서 다시 권력을 잡은 후 지네 가문의 가오를 나타내는 상징으로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그니깐 헤라클레스는 컴백한 메디치 가문.. 카쿠스는 메디치의 복귀로 인해 찌그러진 공화주의자들이라고 보면 되겠다..

 

 

다음도 역시 같은 갤러리에 있는 미켈란젤로 슨상의 피에타 되시겠다.. 이건 두오모 박물관에 있는 피에타보다도 훨씬 덜 만든 느낌이다.. 이 냥반도 여기저기 벌려 놓구 마무리 하는 건 잘 까묵는 특성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의 네 개 피에타 중 세 개가 미완성이다.. 이 피에타는 메디치 가문의 별장인 팔레스트리나에서 발견되어서 팔레스트리나 피에타로 불린단다.. 사실 그가 죽기 며칠 전까지 작업했던 것도 피에타라고 하니 미켈란젤로 슨상은 이 피에타라는  주제에 일생을 매달려 왔던게 아닌가 싶다..

 

 

다음은 바르젤로 미술관의 안마당에 전시되어 있는 바르톨로메오 암만나티의 작품이다.. 주노와 공작새 두 마리라는 작품인데.. 그니깐 제우스의 마누라 헤라를 나타낸 것인데 여기서의 공작은 헤라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을 주문한 코시모 1세의 마누라였던 엘레오노라의 상징이기도 했단다.. 그럼 지가 제우스고 지 마누라는 헤라.. -_-;; 이 잉간도 참 애지간한 잉간이었던 듯.. 바르톨로메오 암만나티는 시뇨리아 광장에 있는 넵투누스 분수를 만들었던 양반인데 당시에는 상당히 잘 나갔던 듯.. 원래 이 작품은 베키오 궁전에 있는 엘레오노라의 방에다 놓을 분수대의 조각상 중 일부였는데.. 정작 이들은 의도했던 장소에 놓이질 못하고 보볼리 가든으로 옮겨져 설치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나중에 해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주노 여신 상은 먼저 바르젤로 미술관으로 옮겨지게 되었고 나머지 조각들도 최근에 들어서 복원되었다고 한다.. 오리지날 구성이 바로 옆에 있는데 원래 이 주노 여신 상이 놓여져 있을 곳은 반원 모양의 무지개 위였고 복원된 작품에는 복제품을 올려 놓았다.. 이들은 고대인들이 생각한 4원소인 물, 불, 흙, 공기를 나타내는 상징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오리지날 구성의 작품 역시 졸라 알흠답다..

 

 

다음은 바르젤로 미술관에 있는 미켈란젤로 슨상의 바쿠스 상이다.. 그가 상당히 젊었던 시절의 작품인데 바쿠스의 삐딱한 자세하며 맛탱이가 간 눈길이 그의 후원자였던 추기경의 맘에 별로 안 들었던 것 같고 그래서 이 작품은 로마의 은행가한테 팔려 나갔다고 한다.. 근데 이걸 메디치 가에서 다시 사들여서 1591년부터 우피치에 들여 놓았단다.. 어쨌거나 신기한 것은 비록 추기경의 맘에 들지는 않았다고 해도 당시에 이런 로마 신화 속의 잡신을 버젓이 조각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사회 분위기가 아닐까 한다.. 바뀌긴 정말 많이 바뀐 듯..

 

 

다음은 벤베누토 첼리니의 작품인 코시모 1세의 흉상이다.. 쌍통만 봐도 그리 괜찮은 인품의 인물은 아니었을 듯한데.. -_-;; 어쨌거나 당시에 독재를 일삼고 세금을 졸라 걷어대는 바람에 인기는 조또 없었다고 한다.. 그치만 대외적으로는 군사적 성취를 상당히 이루었던 안물로 알려져 있다..

 

 

다음은 역시 바르톨로메오 암만나티의 작품인 레다와 백조 되시겠다.. 백조로 변신해서 레다에게 들이대는 제우스의 모습을 묘사한 조각인데.. 백조 색퀴가 상당히 집요해 보인다.. -_-;;

 


다음은 세례 요한 상이다.. 도나텔로의 작품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데지데리오 다 세티냐노의 작품으로 밝혀진 조각상이다.. 피렌체의 수호 성인이 세례 요한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세례 요한이 등장하는 작품이 유독 많은 느낌이다..

 

 

다음은 도나텔로의 다비드상.. 이 청동상 역시 바르젤로 미술관 내 도나텔로의 방에 있는데.. 이 방이 바로 단테가 피렌체 법원으로부터 영구 추방의 판결이 내려졌던 법정이 있던 방이란다.. 사실 뻥을 좀 보태자면 이번에 피렌체를 온 목적 두 가지 중 하나가 바로 이 도나텔로의 청동상 다비드를 보는 것이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로 보고 싶더라.. 근데 직접 보니 스탕달 신드롬이 생기지는 않더라는 것.. 그러기에는 내 감수성이 넘 늙어버린 듯.. -_-ㅋ 글구 나머지 목적 하나는 나중에 그림을 소개할 때 얘기할란다.. 이 청동상의 다비드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인데.. 일단 골리앗을 꺼꾸러뜨리고 승리의 기쁨에 도취된 상황이라는 점.. 그리고 그 나이대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보다는 소년에 가깝다는 점이라 하겠다.. 표정은 상당히 의기양양해 보이는데 사실 이는 밀라노 군대의 침공을 물리치고 본인은 전사한 피렌체의 스트로치 장군을 묘사하고 있는 것이란다.. 그니깐 피렌체 시민들에게 애국심을 불러 일으키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게 만들어진 셈인데.. 이는 다비드가 밟고 있는 골리앗의 대구리에 씌인 헬멧에 날개 달린 뱀이 조각되어 있는데 이게 바로 밀라노 총독 가문의 문장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청동상은 역사상 첫 번째의 누드 등신대 상이라고 하는데.. 꼬라지는 성서에 나오는 목동의 이미지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미지가 짬뽕이 되어 있는 듯한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특이점이 보인다.. 말하자면 다비드가 쓰고 있는 모자에 장식된 리본과 월계관은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모자를 연상시키는 점.. 그리고 다비드의 발목에 새겨진 날개 역시 헤르메스를 나타내는 점 등의 표현이 그렇다.. 이쯤 되면 이 자슥이 다비드인지 헤르메스인지 헷갈릴 만한 상황이 되는데.. 사실 이 청동상은 이를 주문한 코시모 데 메디치의 의중이 상당히 담겨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즉, 이 작품으로 예술과 인문학 등의 중요성을 나타내고 싶었고.. 이를 졸라 후원해 주는 자신이야말로 피렌체의 지도자로서 적합하다고 어필했다는 것인데.. 머 이는 꿈보다 해몽 아니겠냐..

 

 

다음 역시 도나텔로의 다비드인데.. 얘는 청동상이 아니라 대리석 작품이다..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으로부터 주문을 받은 도나텔로의 나이 스물 둘 시절.. 그의 첫 작품이라고 한다.. 나중에 피렌체의 자유의 상징으로서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시뇨리아 광장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그런거 보면 당시 피렌체에서는 성서 속의 영웅인 다비드를 원래 주문자의 의도가 무엇이었건 간에 외적의 침략과 독재의 억압에 맞서는 자유의 상징으로서 즐겨 활용했던 듯하다.. 해설에 의하면 망토의 우아한 흘러내림이나 가슴팍의 모양 등은 여전히 전형적인 고딕 스타일을 보여 주지만 머리의 모양은 고대의 조각을 연상시키는.. 그니깐 르네상스의 맛이 쬐끔은 풍기는 그런 작품이란다..

 

 

다음의 청동상 역시 다비드인데 이는 도나텔로의 제자였던 베로키오의 작품이다.. 역시 소년의 모습인데.. 위대한 로렌초의 아버지였던 피에로 데 메디치의 주문에 의한 작품으로 아마도 그를 권력에서 축출하고자 했던 계획을 물리친 사건에 대한 상징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 같다.. 원래는 골리앗의 뚝배기가 다비드의 오른발 옆에 있었는데.. 이 작품을 시뇨리아 의회에서 메디치 가문으로부터 매입하여 베키오 궁전의 새로운 자리로 옮길 때 설치하는 위치 상의 문제로 인해 지금과 같은 가운데로 이동시켜 줄 것을 요구하였고.. 그래서리 오늘날과 같은 위치를 갖는 작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번엔 다시 도나텔로의 마르조코이다.. 그의 초기 작품이라고 하는데 피렌체의 문장이새겨진 방패를 움켜 잡구 있는 사자상이다.. 원래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에 잠깐 머물렀던 교황 마르티누스 5세의 거처를 장식할 요량으로 제작된 작품이었단다.. 마르조코는 전쟁의 신 마르스에서 나온 말이라는데 교황 집을 장식하는 조각과 뭔 상관?? 이라는 의문이 생긴다.. 해설을 보면 의문이 풀리는데 원래는 마르조코라는 사자상이 시뇨리아 광장에 있었는데 1812년에 원래의 사자상이 너무 맛탱이가 가면서 도나텔로의 이 사자상으로 대치되었다고 한다.. 시뇨리아 광장에 있던 오리지날 마르조코는 외적의 침략 시 군대를 모으고 시민을 단결시키는 상징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도나텔로의 사자는 얼떨결에 그 이름을 물려 받은 셈이다..

 

마무리 역시 도나텔로의 작품이다.. 사악한 용을 죽이고 공주를 구출해낸 기사이자 기독교의 성인인 성 게오르기우스이다.. 해설에 따르면 이 조각상이야말로 르네상스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시민적 이상을 처음으로 그리고 완전하게 구현한 최초의 작품이라고 한다.. 주문은 무기상 길드에서 오르산미켈레에 세워 놓을 목적으로 했고.. 만드는데 사용한 기법은 상당히 혁신적인 것이었단다.. 암튼간에 밑에서 올려다 보아도 이 조각상의 얼굴에서는 고대 로마의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상당한 가오가 뿜어져 나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능..

 

 

어쨌거나 이로써 인상 깊었던 조각상들에 대한 얘기는 대충 끝났다.. 조또 별루 아는 것두 없는 잉간이 조각상 옆에 있던 해설까지 찍어 와서리 그 사진을 보아 가면서 아는 체 타이핑을 하려니 이 짓도 못할 짓이다.. ㅅㅂ 그래서리 아마도 그림에 대한 포스팅은 걍 그림만 투척하게 될 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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