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는 그만의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뛰어난 능력이 있었다.. 그게 특이하게도 동시대의 러시아 작곡가들과는 다르게 졸라 세련되고 다듬을 대로 다듬어진 그런 스탈이었지만.. 어찌되었건 그가 들려 주는 멜로디는 솜사탕에 초컬릿 코팅을 한 듯한 그런 감각을 전해 준다.. 물론 그게 좀 오바가 되면서 감정 과잉으로 치달으면 대책이 안 서는 경우도 생긴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곡들이 들려 주는 매력은 나름대로 각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어렸을 적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듣고서는.. 물론 그게 단순히 1악장의 그 유명한 주제를 듣고 나서였지만.. 조낸 뻑이 갔던 기억도 있고.. 근데 좀 아쉬운 것이 있다면 그가 바이올린 협주곡을 꼴랑 한 곡만 썼다는 것.. 물론 잘 나가는 바이올린 협주곡들이 한 곡으로 끝나는 경우가 꽤 있다만.. 그치만 그런 곡들을 작곡한 양반들은 바이올린 소나타라도 작곡을 했는데 이 양반은 그런 것두 음따.. 그렇다고 그의 주변에 잘 나가는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가 없었던 것도 아니구 보면.. 어쩜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졸라 소심함이 한 몫 했던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암튼 간에 오늘은 그런 아쉬움을 쵸큼은 달래줄 만한 차이코프스키 슨상의 바이올린 곡을 한 곡 올려 본다.. 세 개의 소품으로 이루어져 있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작품인데.. '소중했던 곳의 추억' 이라는 졸라 회고적인 제목이 붙은 곡이다.. 이 곡은 나중에 글라주노프가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린을 위한 버전으로 편곡하였고.. 오늘 올리는 판에 있는 연주는 글라주노프의 편곡판을 싣고 있다.. 바이올린은 헤르만 크레버스이고 오케스트라는 암스테르담 필하모닉이라는.. 내가 과문한 탓이겠지만 나로서는 듣보잡의 연주다.. 드보르작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커플링 되어 있는데 그런 생각을 갖구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케스트라가 어째 좀 딸리는 느낌.. 그치만 바이올린은 그런 약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알흠답다.. 사실 크레버스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은.. 물론 국내에서 말이다.. 연주자이지만 이 양반의 커리어는 상당히 화려했다.. 이 양반 역시 어려서부터 천재 연주자의 길을 걸었는데.. 아홉 살에 대중 연주회에 데뷔를 했고.. 그로부터 3년 후 열 두살 때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멩겔베르크가 지휘하는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와 협연하여 센세이셔널한 그리고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를 누비면서 연주 여행을 다녔는데.. 이태리에서는 네덜란드의 파가니니라는 칭송을 받았고.. 미쿡에서는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캐감동을 불러 일으켰다고 전해진다.. 나 역시 이양반의 연주를 첨 접했던 것이 베토벤의 협주곡이었는데.. 먼가 그뤼미오와 프란체스카티를 짬뽕해 놓은 듯한 그런 톤을 들려 줘서 또 다른 베토벤 협주곡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해 준 기억이 있는 양반이다.. 이 양반은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의 악장 역할 역시 오랫동안 수행했었는데 지난 81년에 왼팔을 다치면서 악장 자리를 내어 놓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다시 곡 이야기로 돌아와서.. 1878년 초 차이코프스키는 그 전 해 7월에 결혼하여 완전 좆망이 되어 버리는 바람에 10월에 이혼하게 된 일로 인하야 조낸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그 해에 차이코프스키는 클라렌스와 이태리를 거쳐 폰 메크 부인의 영지인 브라일로프까지 여행을 하게 되는데 이 곳에서 차이코프스키는 그야말로 그의 생애에 있어서 몇 안 되는 행복한 몇 개월을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작곡한 곡이 바로 이 판에 실려 있는 소중했던 곳의 추억이라는 작품인데.. 차이코프스키는 피아노를 위한 소품 중 유모레스크나 현악 4중주의 안단테를 편곡한 것을 제외하면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곡으로는 이 작품이 유일무이하다 하겠다.. 글라주노프의 편곡 판은 원래의 곡보다는 상당히 화려한 느낌을 들려 주는데.. 이 주정뱅이 양반이 아마도 또 술을 쳐잡숫고 편공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_-;; 관악기들에게 쵝오의 난이도를 요구해대는 두 번째 곡 스케르쪼에서 그런 추측이 강하게 든다능.. 작품은 전체적으로 각각 독립된 세 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고.. 첫 번째 곡은 명상곡.. 세 번째 곡은 멜로디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첫 번째 곡인 명상곡은 원래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의 2악장으로 쓰일 예정이었다는데.. 이 소심쟁이 양반이 주변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내지 못하자 2악장으로 쓸 계획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치만 이 곡에 대한 차이코프스키의 애정은 각별한 것이어서 이렇게 별개의 작품으로 남기게 된 것이라 하겠다.. 곡은 초장부터 차이코프스키 특유의 청승 맞고 애조띤 선율이 흘러 나오는데 바이올린과 피아노 버전에서는 피아노 서주가 나오고 나서 떠오르는 바이올린의 등장이 사람의 가심을 먹먹하게 만든다능.. 일단 기승전결이 졸라 다이나믹 하거나 심오하지 않기 때문에 좀 심심한 맛이 들긴 하지만.. 음악을 통해 무슨 대단한 사색이나 사고의 고양을 바라지 않는다면.. 그리고 걍 편하게 듣고 기분 전환을 하고 싶다면 정말 딱인 그런 스탈의 곡이다.. 근데 스캐르쪼의 관현악 버전은 좀 오바인 듯도 싶지만 그 나름의 재미가 있기도 하고.. 세 번쩨 곡 멜로디는 차이코프스키가 무언가라 칭했다고 하는데.. 역시 귀에 쏙쏙 들어오는 무쟈게 달콤한 곡이다..
연주 링크는 관현악 버전보다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버전이 훨씬 더 원곡의 감정을 충실히 전달하는 느낌이 들길래 율리아 피셔의 피아노와 야코프 크라이츠버그의 피아노 연주로 올려 놓는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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