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보니 졸라 익숙한 낯설음이 느껴진다.. ㅋ 워낙에 블로그질을 불규칙적으로 해 왔던지라 걍 몇 달 건너뛰는 일은 다반사였는데.. 이번에는 진짜루 정신줄 챙기기도 힘들 정도로 바쁘다 보니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 음악 듣는 일도 사실 사무실에서 틀어 놓고 있는 음악 이외에는 특별히 자세 잡고 들어본 적이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사실 봄으로 계절이 바뀌면서 꽃이 피고.. 나무에 노르스름한 연두빛 물이 오르고.. 하는 그런 시간의 흐름조차 제대로 인식하지도 그리고 느끼지도 못하고 걍 후딱 날이 지나가고 말았다.. 걍 이렇게 건조하게 살아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슈발.. 머 마음을 좀 내려 놓고.. 신경줄을 조금은 느슨하게 하면서 살다 보면 그런 것들을 전부 놓치지야 않겠지만.. 난 그런 긴장과 이완의 반복이 잘 안 이루어지더라.. 걍 신경이 바짝 올라 있는 상태는 그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생겨나구.. 그래야 주변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에 대해 놓치지 않구 통제가 된다구 해야하나.. 암튼 그렇다.. 별루 좋은 방식은 아닌 것 같긴 한데 머 우짜겠냐.. 생겨 먹은 대로 살아야지.. 요즘은 워낙에 단 하나의 가치관이 득세하는 세상이라 그런지 사는 방식에 대해서도 졸라 천편일률적인 얘기들이 오만가지 형태로 설파되는 것 같던데.. 그런 거 신경 끄구 걍 나 꼴리는 대루 살란다.. 잡설이 길었는데.. 오늘 간만에 여기 들른 김에.. 이케 쓰구 보니 꼭 남의 집에 온 것 같네.. ㅋ 암튼 그런 김에 판이나 한 장 올린다.. 왜 이 판이냐.. 사실 예전에 이 판을 한 번 올리려구 했는데 까묵고 있었던고로.. 하두 세상살이가 힘들어져서 그런지 심심찮게 일가족이나 아님 애들을 데리구 자살하는 사람들의 얘기가 들려 오곤 하는데.. 늘상 드는 생각은 애들이 무슨 지덜의 부속품이나 부록도 아닌데.. 몰론 부모 엄씨 세상에 남겨졌을 때의 막막한 삶을 물려 준다는 것이 내키질 않아서일지 모르겠다만.. 그건 그 자살하는 어른들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고.. 그게 어떤 삶이 되었건 애덜의 삶을 그런 식으로 앗아갈 수가 있는건 아닌데 참 환장할 노릇이 아닐수 음따.. 그런데 옛날 이야기에 보면 이런 현실보다도 더 극악한 경우가 등장할 때가 있는데.. 얘를 들어 부모가 애덜을 죽여버리는 졸라 황당스런 경우.. 오늘 올리는 판이 그런 얘기를 담고 있는 오페라의 발췌곡이 실린 판이다.. 샤르팡티에의 오페라 메데의 모음곡이 실린 판이다.. 레파드가 지휘하는 잉글리쉬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연주인데 다른 면에는 쿠프랭의 륄리 예찬이라는 작품이 실려 있다..
메데의 이야기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메데이아의 잘 알려진 이야기이니 구구절절 떠들건 없다만.. 변심한 남편에 대한 복수를 그 잉간이 제일아끼는 것들.. 그니깐 남편의 새로운 여인을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서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그래서 남편의 흔적으로 남아 있는 두 아들을 복수의 일환으로 걍 깔끔하게 죽여 버리구 튄다는.. 슈발.. 여인이 한을 품으면 이케 패가망신 하면서 조때고 마는 수가 생긴다는 사상 최악의 악녀 얘기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 되겠다.. 그림 역시 그녀를 소재로 한 것들이 꽤 있는데.. 역시 머니머니 해두 백미는 들라크루아의 그림이 아닐까 싶다.. 산 속의 동굴에서 자신이 낳은 두 아이들을 왼손에 들고 있는 칼로 찌르기 일보 직전의 장면이 그야말로 드라마틱하게 역동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하여간 얘기가 워낙에 극적이다 보니 오페라의 소재로 쓰기는 딱 좋은 그런 얘기가 되겠는데.. 불행히도 이 곡이 쓰여질 당시에 샤르팡티에는 불란서 음악계에서 륄리에 비함 그 위치가 조또 아니었고 그래서리 륄리 사후에나 이러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릴 수가 있었다고 한다.. 근데 좀 우끼는 건 이야기의 쇼킹함이나 비극성으로 볼 때 음악 역시 그럴 거라고 예상을 해 볼 만도 하건만.. 실제 음악은 그런 정서와는 거리가 멀게 조낸 우아하고 부드러우면서 심지어는 살짝 발랄한 느낌까지 갖는다는 것이다.. 이게 멍미.. -_-; 머 그 당시의 유행하던 양식에 맞춰서 쓰여지다 보니 그리 되었겠지만 암튼 기대했던 그런 분위기와는 상당히 궤를 달리 한다 하겠다.. 륄리라는 잉간은 나오는 얘기들을 보면 그리 잉간적으로 호감이 갈만한 잉간은 전혀 아니었던 듯한데.. 워낙에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으면서 17세기 후반부의 불란서 음악계를 꽉 잡고 있었던.. 음악계로서는 그야말로 유일무이하지만 살짝 사악하기까지 한 존재였던 것 같다.. 하긴 물이 고이면 썩고 권력이 집중되면 타락하듯이 왕의 후원을 혼자서 독차지 하면서 그의 생전에는 그의 오페라가 아닌 것들은 파리 오페라좌에 전혀 올라오지도 못하게 했다고 하니 이 잉간의 야심과 욕심을 보장하는 위세가 어느 정도였는지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 그는 음악적으로 라이벌이라는 것 역시 그 사람이 아무리 재능이 있다한들 용납하지 않고 밟아 버렸다고 하는데.. 사실 그런 위치에 가장 근접한 이가 바로 샤르팡티에였다고 한다.. 샤르팡티에는 어떤 면에 있어서는 륄리보다 음악적으로도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건만 실질적인 성공을 위한 기회는 그리 많이 잡아보질 못했단다.. 샤르팡티에는 이태리에 머물면서 위대한 카리씨미 밑에서 공부도 하고 그러면서 불란서 음악 뿐만 아니라 이태리 음악에도 능통하게 되었건만 파리에서 그의 역할은 교회나 수도원에서 봉사하는.. 그니깐 음악으로 치자면 중심부의 화려한 오페라나 궁정 음악과는 거리가 먼 부수적인 역할에 주로 종사한 셈이였다.. 그러던 것이 1687년 륄리가 세상을 하직히고 난 후 다른 작곡가들에게도 오페라 극장에서의 행운을 시험해 볼 기회가 허락되기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은 륄리의 손길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었던 관계로 성공하는 작품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샤르팡티에는 1693년에 오페라 메데의 제작에 착수하게 되는데.. 당시 유명한 드라마 작가의 동생이었던 토마스 코르네일레의 대본을 사용하게 된다.. 오페라 공연에서 샤르팡티에의 음악 자체는 나름 호평을 받았지만 대본의 허접함이 지적질을 당했고.. 그래서리 실패한 작품으로 내던져지고 말게 되었다고 한다..
샤르팡티에의 메데는 륄리 스탈의 구조를 갖고 있는데.. 도입부에 불란서 풍의 서곡이 등장하고.. 연기 중간에 많은 발레가 들어가고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심포니들이 자리를 잡구 있는 형태 되겠다.. 당시에 이미 오페라에서 오케스트라 곡들을 뽑아서 모음곡으로 만드는 형태가 유행했다고 하는데 여기에 실린 곡들 역시 그런 형태로 추려진 곡들이라 하겠다.. 연결시킨 링크는 이 모음곡의 가장 첫 빠따에 등장하는 불란서 풍의 조낸 짧은 서곡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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