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모짜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들을 듣곤 한다.. 통째로 가진 것은 릴리 크라우스 아줌씨의 나중 녹음이지만.. 이건 예전에 보면 크라우스 아줌씨의 초기 녹음보다 안 좋다고 하던데.. 머 내가 그런거 신경 쓸 사람도 아니고 해서.. 걍 듣는다.. 이거 말구 그의 협주곡에 꼽사리로 껴 있거나 아니면 걍 몇 곡만 실려 있는 판들도 꽤 자주 듣는 판들이 좀 있는데.. 오늘은 퇴근하구 집에 와서 하두 피곤하길래 생각난 김에 지금 올리는 판을 꺼내서 들었다.. 모짜르르의 피아노 소나타 14번이 실려 있는 판.. 발터 클린의 연주..
사실 여기 실려 있는 곡 중의 백미는 협주곡 24번인데.. 오늘은 그보다는 소나타가 듣고 싶어서 걍 이것만 들었다.. 모짜르트가 간직하고 있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오한 감정이 뚝뚝 묻어 나는 곡이라.. 심신이 졸라 피곤할 때 아무 생각 없이 맘을 달래기 위해 종종 듣곤 하는 곡이다.. 딱이다..
사실 모짜르트의 음악은 워낙에 광폭의 범위를 보여 주어서 머라 딱 집어서 머리 속에 그려 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긴 하지만.. 그래도 얼핏 드는 생각은 소위 주인님이신 귀족의 손아귀로부터 벗어나고자 했으나.. 결국은 주변에서 머물다 메인 스트림에 진입하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불행한 천재라는 단편적인 생각인데.. 간혹 그의 작품 중 단조에서 느껴지는 어둠과 비장함의 정서는 그가 단순히 귀족의 취향이나 당대의 유행에 따라 작곡한 것 뿐만 아니라.. 시대를 앞서서 개인의 졸라 심오한 감정과 사상을 음악 자체에 투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니깐 오로지 개인의 창작물로 온전히 존재하는 그런 곡들.. 오늘 들은 판은 그러한 곡들 중 피아노가 등장하는 곡들을 뽑아서 실어 놓은 판이다..
천재의 표현력이라는 것은 사실 풀 수 없는 미스테리이면서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저 추측으로만 예상하고 짐작함으로써 그 의미를 파악하려고 하지만 사실 모짜르트의 14번 소나타와 같은 곡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이 곡을 통해 그 자신의 언어인 음악으로 자기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사상과 두려움과 희망을 벼려 내고 있는 것이다.. 이 곡은 무척이나 드라마틱해서 말보다도 훨씬 명확하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려한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사실인데.. 이것은 분명히 언어로는 번역이 될 수 없는.. 오로지 음악 자체를 통해서만 이해를 해야 한다는 것.. 이 곡을 작곡할 당시의 모짜르트는 그가 맞서 싸워야 하는 운명이라는 존재에 대해 분명히 이해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보다 젊은 세대의 또 다른 한 천재가 그를 이해했고 반 세기 후 동일한 언어로 동일한 이야기를 풀어 내게 된다.. 이 곡은 그러한 또 다른 천재.. 베토벤의 음악 언어와 무쟈게 유사해서리 모르는 사람들이 베토벤의 곡으로 오해하기 딱 좋은 꼬라지를 보여 준다고 하겠다.. 그러나 분명히 다른 점은 베토벤과 같은 경우는 이러한 언어로 떠들게 되기까지는 일생 동안의 경험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징.. -_-;
어떤 이는 이 곡을 두고 이런 얘기까지 했다고.. 분석적인 방법으로 이 작품에 접근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라고.. -ㅁ- 머 그 정도까지는 안 가더라도.. 이 곡은 정말 이모저모로 깊은 슬픔과 비통함의 정서가 관통하는 심각한 곡이다.. 1악장의 인상적인 선율과 전개의 비장함.. 2악장의 오만가지 정서가 짬뽕된 애잔한 느낌.. 그리고 마지막 3악장의 운명이랄까 하는 초월적 존재에 대해 마지 못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비극적 상황 같은 것들이 음악을 듣다 보면 줄줄 새어 나온다.. 머찐 곡이다..
발터 클린은 오스트리아 그라츠 태생인데 디힐러와 미켈란젤리 밑에서 공부했고.. 부조니 콩쿨.. 마그리트 롱 피아노 콩쿨 등에서 입상을 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단다.. 브렌델이나 커즌 정도의 명성은 아니지만서도 브람스나 모짜르트에 뛰어난 실력파였다고 한다.. 나야 머.. 데카 잉글랜드에서 찍어낸 Turnabout 판이라 걍 샀던 것 같다.. -_-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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