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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바하.. 쳄발로 작품들..

by rickas 2011. 4. 25.

 

 

바하를 어떻게 들을 것인가.. 한때는 이걸 가지고 나름 졸라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었다..

어떻게 듣긴 뭘 어떻게 듣냐.. 귀로 듣지.. 뭐 별 시덥잖은 생각도 한 꼴을 보니 그때는 시간이 꽤나 많았던 듯.. 하여간 당시에는 바하의 음악을 워낙에 신성하게 여기게 되서리 이걸 어떻게 들어야 좀 더 체계적으로 그가 남겨 놓은 음악의 奧義에.. 으.. 이거 이 순열 선생이 즐겨 사용하던 말인데.. 사실 좀 밥맛인 단어임.. --; 암튼 거기에 나같은 아마추어가 해골 아프게 이론적으로 따지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를 이 생각 저 생각 하면서 고민을 했더랜다.. 질알.. --; 당시에는 정말 바하가 음악의 아부지라는 생각이 남들이 떠들어서가 아니라.. 내 성격에 이런 식의 말을 좋아할리가 없지만.. 음악의 엄마.. 음악의 이모.. 음악의 삼촌.. 기타 등등.. 이거 참.. 짜증나는 작명법인데.. 언넘이 이런 생각을 했을까 몰러.. 하여간 그의 음악에 퐁당 빠지게 되면서 끝없는 가오가 나오는 것을 느꼈었고.. 그래서리 그의 음악이야말로 모든 음악의 아부지 뻘이 되는 것이라고 철썩같이 생각을 했었는데.. 문제는 이 넘의 세상이 그리 그런 뽀대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닌 오만 말초적인 것들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가진 졸라 빛나는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부터 바하의 음악에 대한 경외심이 차츰 오염되어 갔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그의 음악을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그때만큼 졸라 경외의 대상으로 느끼지는 않는다.. 그치만.. 세속에 이래저래 휩쓸리고 거기서 생겨나는 먼지와 오염물 등등에 온 몸이 찌드는 느낌이 들 때 아마도 난 바하부터 꺼내서 귀를 씻으려고 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어쩌라고.. 뭐.. 걍.. 즐겁게 듣자는거징.. ㅋ

 

지금 올리는 것은 좀 전에 조용히 방 안에서 올려 놓은 판이다..

에라토의 판인데 베이롱 라크르와가 바하의 쳄발로 곡을 연주한 판이다.. 앞면에는 이탈리안 협주곡.. 크로마틱 판타지가 실려 있고 뒷면에는 안나 막달레나의 작은 노트에 실려 있는 메뉴엣.. 폴로네이즈.. 뮤제트 등이 담겨 있다.. 바하가 띠동갑도 넘는 두 번째 부인하구 결혼을 한 담에 넘넘 이뻐서리 오만 잡다한 곡들을 작곡해 주었다는데..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작품집에 실려 있는 곡들.. 특히나 이런 쳄발로 독주곡 들은 엄청시리 이쁘고 귀엽고 사랑스런 느낌이 드는 곡들로 가득하다.. 뭐.. 잘 알려져서 이제는 지긋지긋 하기까지한 메뉴엣이 뒷면의 두 번째 트랙에 실려 있고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D 마이너의 메뉴엣이 마지막 트랙에 실려 있다.. 한 때 이 넘의 메뉴엣이 넘넘 좋아서 MP3로 뜬 다음 일할 때 컴에서 무한 반복을 시켜서 듣기도 했던 곡인데.. 왠지 이 곡을 듣노라면 호베마의 미델하르니스의 오솔길을 홀로 끝없이 걸어가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뭐랄까.. 슬픔까지는 아니고.. 쌉쌀한 애잔함 정도라고 해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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