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늦가을부터 실실 바꿈질알병이 도지는가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판을 갈아 엎고 말았다..
뭐 완전히 갈아 엎은 것은 아니지만서도.. 파워에 프리를 아예 인티로 바꿔 버리고.. 포노앰프를 새로 들였으니 LP를 주로 듣는 내 입장에서는 거의 판을 갈아 엎은 수준에 버금가는 그런 질알을 하고야 마라따..
늘상 지금까지 만들어 왔던 소리가 퍽이나 맘에 들었고.. 그래서리 크게 부족함을 못 느꼈었는데.. 가만히 듣다 보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뭐냐 하면.. 뭔가 메마른 듯한.. 질감 부족이라고 해야 되나.. 뭐 그런 소리.. 사실 오디오쟁이들 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뭐 어떻구 저떻구 구구절절 나오겠지만.. 그런 표현 쓰는 것 딱 싫고.. 왠지 그런 부류들에서는 좀 떨어져 있고 싶은.. 환자가 지 증상을 애써 아니라고 자위하는 그런 심정으로.. 걍 그렇다고 치자.. --; 사실 그런 소리라면.. 나만의 상상력에 의한 해답이지만 진공관으로 가는 수 밖에 엄따는 결론인데.. 그렇다고 진공관 앰프에서 나오는 뭔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듯한 소리 또한 딱 질색.. 그래서 생각한 것이 상당히 싸가지 엄는 소리를 만들 수 있는 진공관 인티에다가 TR 포노앰프를 붙이자는 것이었다.. 걍 생각만 그렇게 하고 대충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지난 겨울부터 해서 이래저래 뒤지고 다니다가 손에 넣은 것들이 얘네덜이다..
포노앰프는 서덜랜드의 PHD이고.. 인티앰프는 멜로디의 아리에타..
서덜랜드부터 들여 왔었는데.. 스펙트럴하고 대충 비교해 보니 뭐 그리 중뿔나게 잘난 것도 못 느끼겠는 정도였다.. 뭐 내가 그리 황금 귓구녕을 가지고 있지 않은 관계로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맘에 드는 것은 이 넘의 만듦새.. 난 껍닥도 껍닥이지만 내장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인데.. 안에 들어 있는 부품이 뭐 얼마나 좋은 것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나 같은 문외한이 알 바 아니고.. 다만 내장의 레이아웃을 허탈하지 않게.. 그리고 조악스럽지 않게.. 얼마나 뽀대나게 했느냐 하는 것으로 그 넘의 기기를 한 80%는 믿구 들어가는 편이다.. 껍닥만 화장빨을 쳐발르고 뽀샵을 중무장해서리 나중엔 이것이 도대체 무엇인고 하는 인간들이 있듯이 오디오 역시 이름값에다 뽀대만 그럴싸하게 해 놓군 안을 허탈하게 해 놓는.. 그래 놓군 졸라 곧 죽어도 튜닝의 아트로 인해 소리가 주금이란다.. 미췬.. 이런 칼만 안 든 강도 내지는 사기꾼 새퀴 냄새 나는 메이커 기기는 흥미가 사라지고 만다.. 그래서리 스펙트럴 DMC-10 내부를 보군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고 철썩같은 믿음이 생겼지만서도.. 이 넘 PHD 내부 역시 만만치 않은 꼬라지를 보여준다.. 겉 껍닥은 그냥 수더분 내지는 좀 무식한 것 같은 느낌까지 나지만.. --; 내장은 장난 아니게 졸라 이쁘다.. 왠지 믿음이 가는.. ㅋ
졸라 웃기는건 건전지로 구동한다는 것.. 덕분에 전원선이 없어서 간편해서 좋고.. 가장 좋은 것은 잡소리가 안 뜬다는 것.. 스펙트럴도 그리 험이 많이 뜨는 것은 아니고 그럭저럭 조용한 편이었는데.. 이건 장난 아니게 조용함.. 카트리지 로딩값과 게인을 가운데 위치한 카드를 돌려 꼽으면서 조정할 수 있다는 것도 신기.. 보통 딥 스위치인데.. 발상 한 번 깜찍하도다..
문제는 인티 앰프였는데.. 후보군은 여러 넘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아리에타로 결정했다.. 진공관이라는 것을 첨 써 보는 것이라.. 이래저래 부담스럽긴 했는데.. 어디서 줏어 들은 되도 않는 풍월로 인해 기왕이면 2A3를 써 보구 싶었구.. 그러면서도 좀 싸가지 엄는 소리를 낼 수 있는 넘이 아리에타라고 판단하군.. 걍 들였다.. 이렇게 제대로 들어 보지두 않구 질러도 되나 싶어서 한편.. 졸라 찝찝함이 있었다.. 사실 아리에타는 만듦새 자체는 생각보다는 별루.. 모양은 뭐 내 취향하고 맞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맞는 것도 아니고.. 어째 보면 졸라 뽀대나 보이기는 하지만서도.. 암튼 전원 노브나 셀렉터 노브가 스펙트럴 같이 꽉 맞는 그런 다부진 느낌이 드는 것이 아니라.. 어째 좀 엉성한 듯도.. 볼륨 역시 손에 와서 닿는 감이 그리 기분이 상쾌하지는 못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야호.. 대성공.. 드뎌 내가 원하던 소리를 만든 것 같다.. 쩔어 주는 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물론 스펙트럴이 예전에 내 오디오 싸부에 의하면 이 넘이 미쿡넘들 공간에 맞는 기기이고 거기다가 풀셋트를 쓰고 전원을 졸라 신경 써 줘야 상상치 못한 깊은 음장감을 만드는 진가를 발휘한다는 썰을 설파하셨지만.. 그거야 내 사정에 안 되는 일이고.. 그래서리 기기의 실력을 제대로 못 끌어낸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리 해골 아프게 오디오 질알 하고 싶지가 않아서.. 이렇게 조합을 해 놓으니 그 동안 뭔가 부족하다 느꼈던 부분이 완전히 해소된 것 같다..
연결해 놓구는 다울랜드의 실내악부터 해서.. 비발디의 콘체르토들.. 바하의 무반주 첼로.. 엘리 아멜링을 거쳐서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에다 그뤼미오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듀오 소나타.. 그리고 베슨상의 3번 교향곡.. 차슨상의 2번 교향곡 등.. 소리 테스트 할 때 주로 잘 듣는 LP들을 좌르륵 훑었는데.. 으.. 소리 주금이다.. 예상했던 것을 훨 뛰어 넘는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캬캬.. 아크가 완전히 물만난 고기마냥 펄떡 대는게.. 이제야 제대로 울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 소리가 이쁘장 하면서도 늘어지는 맛 없이 쌀쌀맞은 느낌을 주기도 하구.. 저역이 무쟈게 탄력적.. 전체적으로 해상력이 좋은데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던 때깔 나는 질감이라는 것이 생긴 것 같다..
진공관 인티와 TR 포노앰프의 잘난 점이 지대로 합쳐져서 나오는 소리가 요런게 아닐까 싶은 것이.. 내가 여태 오디오질을 하면서 가장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판갈이가 요번이지 싶다.. 아무래도 날마다 후딱 후딱 집에 들어와야 할 것 같은데.. 욕심은 욕심을 낳는 법.. 지금 있는 판들만 꺼내 들어도 하 세월이겠고만.. 또 다시 중고판들로 눈길이 쏠리게 되는 으.. 중독 현상.. 언제쯤이나 이런 욕심의 순환에서 벗어나서 신선 놀음만 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에라 이 써글넘으 세상에서 그나마 낙이 이 짓거리 이건만.. 모 우짜라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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