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동사가 오디오한다.. 가 아닐까싶다..
오디오를 한다니.. 오디오질을 하는거쥐.. 이 오디오질을 하는 부류는 좀 특별한 뭔가가 있다.. 그게 별로 좋은 느낌이 드는 특별한 뭔가가 아니라서 문제긴 하지만.. 여기에 몰빵하는 인간들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그것도 취미고 그를 넘어서는 각별한 열정이고 애정이라고 하면 그것 자체로 인정한다..
사실 나야 그런 경우를 보면.. 특히나 오만가지 수사에 미사여구를 들이대면서 장광설을 늘어 놓는 꼴을 보면.. 영 거북하고.. 심지어 근거도 없는.. 하긴 근거야 있지.. 원래 사기꾼 색히덜이 말은 그럴 듯하게 해대니깐.. 그런 요설을 늘어 놓으면서 천상의 소리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설레발을 듣고 볼라치면 이건 뭐.. 완존 새우깡에서 튀어 나온 쥐대가리를 보는 것처럼 역겨운 느낌이 든다.. --; 그래도 뭐 어쩌겠나.. 그걸 그대로 믿고 그대로 따라하고.. 뭐 그런 것들이 남한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도덕적으로 규탄을 받을 만한 일도 아닌 이상.. 그 양반들의 취향으로 인정하면 그뿐이다..
오디오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꽤 늦은 시기부터였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도 직장 생활하면서 좀 지나서였나.. 예전에 집에 있던 평범한 국산 오디오에 별로 신경 안 썼었고.. 그저 그냥 음악이나 들으면 그뿐이었는데.. 특히나 양친도 음악은 그리 들으시면서도 별로 소리에는 관심이 없으셨던 것 같고.. 그러다 보니 나 역시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던 것.. 사실 고딩 때 친구 녀석 집에 가서 그 말로만 듣던 맥킨토시의 푸른 창하구 탄노이의 오토그라프였는지 아니면 웨스트민스터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암튼 둘 중에 하나였던 걸로 기억.. 걔네덜이 울려대던 베토벤 형님의 전원을 듣고는 뭐 그리 별로 꺼뻑 넘어가는 감동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오디오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느끼게 하는데서 한발짝 떨어져 있게 해주었다.. 그러던 것이 내가 밥벌이를 하게 되고 그러면서 음악동아에서 한켠에 소개되던 오디오 기기들에 관심이 조금씩 쏠리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 기기 저 기기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했는데.. 이 오디오질이라는 걸 하다보니 내가 무지 인내심이 없다는 걸 알았고.. 그와 더불어 이런 오디오질에 중뿔난 열정도 없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렇게 귓구녕을 곤두세우고 무쟈게 미세한 음의 변화를 느끼려고 질알을 떠는 것을 엄청 피곤하게 느끼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내가 막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런 막귀다 보니 더 높은 곳을 향한 열정이 나한테는 그저 헛질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아니 ㅅㅂ 내가 잘 느끼지도 못하겠는데.. 이 파워선을 바꿔 매주면 뭐하고 저 콘센트를 교체해 주면 뭐하나.. 잘 알지도 못하겠는거 나도 황금 귓구녕이 되어 보겠다고 괜히 개폼 잡으면서 비교한답시고 용을 쓰느니 그 시간에 음악이나 더 듣는게 속편하다는 것이 그간 오디오질을 해온 후에 내린 결론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또다시 뼈저리게 느낀 것이 있는데.. 역시 오디오는 공간이 최소 반은 먹구 들어가는 것이라는거다.. 예전에 인터넷 상에서 만난 학교 선배인 나의 오디오 싸부께서 와트퍼피를 좁은데다 다닥다닥 붙여 놓은 꼴은 좁아터진 닭장에다 독수리를 가두어 놓은 꼴과 같다는 말쌈을 하신적이 있는데.. 아버지 댁에 수리를 하면서 그전에 그저 거실 TV 다이에다 올려 놓았던 스피커를 다이를 버리게 된 김에 내가 가지고 간 스탠드에다 올려 놓고 앞으로 쭉 빼 줬더니 오 마이 갇뜨.. 이게 진정 요 코딱지만한 프로악 태블릿에서 나오는 소리가 맞다냐.. 싶게 레알 돋는 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거실이 넓어서 그런지 우리집 보다도 소리가 좋은 느낌.. 속이 좀 쓰렸다.. ㅋ 그래서 지지난 주에 집에서 쓰던 차폐트랜스 그 덩치가 고장난 것을 무사히 택배로 주고 받으면서 고치고 이를 다시 설치하면서 케이그로 단자까지 몽땅 청소해 준 김에 스피커를 좀 앞으로 빼어 놓았다.. 역시 소리가 좋아진다.. 무대가 훨씬 실제감 있게 형성되는 것.. 최근 들어 판갈이를 한번 해 볼까 했던 생각이 쑥 기어 들어가고 말았다..
올리는 사진은 스피커인 윌슨 베네시의 아크..
얘를 사용한지도 이제 4년이 넘어 가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도 별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만족감을 주는 녀석이다.. 조그만 넘이 위아래 균형이 잘 잡혀 있는 것 같고.. 무엇보담도 일부러 악을 써대는 것 같지 않은 편안함을 들려줘서 여전히 신뢰가 가는 넘이다..
그나저나 뭔가 다시 호기심이 일어나야 새로운 기기로 물갈이를 해볼텐데.. 다시 또 그럴 기미가 많이 사그러진 느낌이다.. 물론 방심은 금물.. 이 바닥의 바꿈 지랄병은 한순간에 정신줄을 흔들어서 그냥 놔 버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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