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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코렐리.. 크리스마스 협주곡..

by rickas 2011. 1. 2.

 

 

예전에 프로젝트 때문에 본사로 출퇴근 할 때는 MP3 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니면서 음악을 들었었다.. 아침에는 전철 안이 출근하는 인파로 조용한 편이어서 그리 소음에 의한 짜증 날 일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침부터 친구랑 질알맞게 떠들 일도.. 회사 상사한테 이래저래 큰 소리로 보고할 일도.. 나 어디 지나간다고 고래고래 소리 질러댈 노친네들도 없으니 그랬지만.. 퇴근 길에는 사정이 180도 바뀌어서 상당한 소음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특히나 짜증 나는 것들이 노친네 들이 핸폰에다 대고 고래고래 소릴 질러 대면서 떠들어 대는 것이었는데.. 뭐 가는 귀가 잡숴서 그러려니 하다가도 아니 ㅅㅂ 여기가 지덜 안방이야.. 같은 생각까지 발전하다 보면 참 듣고 있고 참고 있기가 어려운 지경이 되곤 했다.. 그럴 때 유용한 것이 바로 MP3 플레이어.. 세상의 모든 소음과 단절된 채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그리 뭐 좋은 소린 아니라고 해도 잠시나마 큰소리로 아무 생각 없이 들을 수 있어서 MP3 플레이어는 항상 유용하게 사용되곤 했다..

 

그러다 아이폰을 쓰게 되면서 이제는 음악을 듣는 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보기까정 할 수 있겠다는 기대에 부풀었었는데.. 마침 고 시점이 프로젝트가 1차적으로 마무리가 되는 시점이어서 그만 통근을 하면서 전철을 탈 기회가 사라지고 말았던 것.. 그래도 회사에서 점심 시간 같을 때 볼까 싶어서 유튜브를 통해 실화 공연 파일들을 이것저것 모아 놓기 시작을 했었다.. 첨에는 유튜브 다운 방식이 예전과는 달라졌길래 좀 얼떨했는데.. 주로 내가 좋아하는 양반들 위주로 실황 파일을 찾아서 다운을 받았더니 꽤 쓸만한 시간 때우기용 소재가 생겨 난 셈이 되었다.. 특히나 예전의 유튜브 해상도하고는 달리 고해상도에 음원도 괜찮은 파일들이 좀 있어서 얘덜은 받아서 보면 거의 무신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훌륭했다.. 파비오 비온디와 레이첼 포져 실황들을 많이 다운 받았는데.. 정말 괜찮은 파일들이 꽤 보였다.. 특히나 레이첼 포져가 이끄는 계몽시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퍼셀 메들리 같은 것은 단원들 개개인이 뭔가 영감으로 가득찬 듯한 자발성을 보여주는 듯해서 음악도 음악이지만 보는 즐거움이라는 것을 레알 느끼게 해 주는 그런 파일이었다.. 그 중에서 또 돋는 화면빨을 보여 준 연주가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가 연주하는 코렐리의 크리스마스 협주곡.. 뭐 이거 말고도 몇 개 더 화면빨 주금에 소리 그렁저렁인 파일들이 있었는데.. 때가 때이니 만큼.. 크리스마스 협주곡 얘기나..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에 꺼내 들은 판이다.. 린에서 나온 LP인데.. 타이틀 곡은 그 지긋지긋한 알비노니의 아다지오와 파헬벨의 캐논과 지그.. --; 근데 여기에 코렐리의 작품 6의 협주곡집 중 8번 협주곡인 크리스마스가 실려 있다.. 코렐리는 볼로냐에서 바이올린 공부를 시작했고 로마로 옮겨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주자 역할을 하면서 작곡에 힘쓰게 되었다.. 코렐리는 당대에 이미 "우리 시대의 오르페우스"로 묘사될 정도로 유명했고 그의 스타일은 젊은 음악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한다.. 코렐리의 주요 업적 중 하나는 로마에서 이미 알레산드로 스트라델라가 선구자 역할을 했던 콘체르토 그로소 양식을 발전시킨 것이었다.. 코렐리는 은퇴 후에 그의 초기 작품들을 콘체르토 형식으로 수정을 많이 했는데 작품 6의 12곡의 협주곡들 역시 그가 죽기 2년 전인 1711년 그의 소급에 의해 모여진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8번째 곡이 크리스마스 협주곡이라 불려지는 곡인데 무척이나 경건한 느낌이 들면서도 언뜻언뜻 격정적인 그러나 불이 확 오르지는 않는 그런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유튜브에서 다운 받은 비온디의 영상은 간지빨 작살인 연주에다 비주얼을 들려 주고 보여주는 영상인데.. 이 판은 걍 소리로 때우고 말게 되는 연주를 들려 준다..

 

로버트 킹이 지휘하는 무지카 다 카메라의 연주.. 소리는 좀 야윈 듯한 그리 정이 가게 하는 소리는 아닌 린의 LP 소리이고.. 연주는 걍 평범한 듯한데.. 정작 재밌는 연주는 파헬벨의 캐논과 지그였다.. 캐논을 상당히 경쾌하고 빠르게 연주를 해 나가는데 마치 잘 뚫린 국도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 주는 그런 연주를 들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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