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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비발디.. 모테트..

by rickas 2010. 5. 21.

 

 

토요일 같은 금요일이 지나가고 있다.. 사실 출근해서 해야 될 일이 산더미인데.. 걍 집에서 한다고 구라치고 집에서 하루종일 뒹굴거렸다.. 마음은 천리길인데 몸은 벌써 늘어지니.. 오후 들어 에라.. 모르거따.. 걍 오늘 하루 제낀다구 세상 종말이 오는 것도 아니구.. 하는 맘에 자빠졌더니 한결 맘이 편해진다..

 

음악이나 들을 생각에 판을 한장 꺼냈다.. 비발디의 독창과 기악을 위한 모테트 4곡이 담겨 있는 판.. 그러고 보니 얼마 전 5.18도 지났고 이제 곧 노통 기일도 되는구나.. 참 세월은 잘 흘러간다.. 세상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고 온통 이곳저곳 도처에서 시끄러운 듯하다.. 내가 알 바 아니라고 애써 눈 감고 귀 막고 살려고 애쓰지만 어쩔 수 없이 노출되는 정보에 간혹 모골이 송연해지기도 한다.. 울긋불긋 축하화환에.. 방아타령에.. ㅋㅋ 이거 참 웃을 일이 아닌데.. ㅂㅅ 인증도 이 정도면 가히 범접하지 못할 듯..

 

모테트라는 말은 약 700년 동안 여러 다른 형식의 성악곡으로 사용되어져 왔다고 한다.. 원래는 모테트는 그레고리안 정선율에 기초한 성악곡으로 둘 또는 그 이상의 가사를 가진 성부가 추가되었다.. 15세기 들어서는 고전적인 정의가 내려졌는데.. 정선율이 없이 성서의 텍스트에 기초한 다성부의 악곡을 나타내는 것으로 바뀌었단다.. 바로크 시대 들어서는 프랑스와 이태리에서 각기 다른 해석이 이루어졌다.. 프랑스에서는 거의 모든 종류의 종교적 성악곡을 지칭하게 되었고.. 이태리에서는 전례 규정에 따른지 않는 텍스트를 사용하는.. 오케스트라 반주가 딸린 독창곡이라는 의미로 보존되었다.. 뭐 기타 등등인데.. 이 판에 담겨 있는 곡들을 듣다 보면 성악 솔로가 마치 협주곡의 독주 악기를 맡아서 노래하는 그런 느낌이 든다.. 꼭 비발디의 바이얼린 협주곡을 듣는 듯.. 솔로 성악을 위한 협주곡.. In furore는 하느님의 정의를 향한 진노의 불길과 위대함 앞에 자신을 불쌍히 여겨 달라는 그런 가사로 되어 있는데 상당히 감정이 격하게 시작된다.. 정의를 위한 진노.. 세상은 이미 그런 것과는 담을 쌓게 된지 오래다.. 쓰렉덜의 천국.. 다음 곡이 이 세상에는 진정한 평화가 없도다.. 라는 곡인데.. 이 곡은 예전에 샤인이라는 영화에 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 별로 관심 없어서 영화를 본 적은 없는데 한 때 여기 저기서 기어 나와서 유명세를 탔던 곡.. 그야말로 평화와 안식을 갈구하는 그런 멜로디가 흐른다.. 역시 비발디 형님 곡은 가슴에 착착 와서 감기는 그런 멜로디가 넘친다..

 

연주는 엘리 아멜링과 비토리오 네그리가 지휘하는 잉글리시 체임버..

아멜링의 노래를 듣다 보면 커크비 류와는 또다른 투명함과 정갈함에 감탄을 하게 되곤 한다.. 뭔가 더 인간적인.. 그래서 조금 더 맘이 편해지는.. 신경이 곤두서는 그런 투명함이 아닌 그냥 부담 없는 투명함이다.. 그녀의 목소리로 이 세상에는 진정한 평화가 없도다를 듣다보면 그녀의 노래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참 평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엘리 아멜링의 판이 이것저것 있어도 그 중에서 가장 맘이 끌리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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