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이 일반적인 전통 방식으로 치자면.. 물론 불교에서 유래한 것이지만 어쨌거나 흔히들 얘기하는 아버지의 49재가 되는 날이다.. 보통 이 날이 지나면 탈상을 한다고 하던데 머 요즘 세상에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 집에서 제사를 올릴 것도 아니고 해서 아버지를 모신 성지로 식구들과 아침에 출발.. 미사를 봉헌하고 봉안 경당에서 기도 한 번 올리고 올라 왔다.. 진짜 서울 토박이신 울 아버지 생전이나 그 이후나 참 그라운드 넓게 쓰신다.. -_-;; 그런 곳은 또 어떻게 알고 글루 가고 싶다고 하셨을까 몰라.. 아직 단풍 놀이 나선 사람들과 쫑날 시즌까지는 아닌 것 같긴 했어도 차는 드럽게 밀리더라.. 성지라서 그런지 순례 오는 양반들도 꽤 있는 것 같고..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면 꽤 이쁜 곳이 많아서 좋을 것 같았는데.. 그만 배가 고파서리 -_-ㅋ 다음을 기약하고 나왔다.. 어쨌거나 다녀오고 났더니 맘이 좀 낫긴 하다..
오늘 꺼내 들은 판.. 드보르작의 스타바트 마테르 되겠다.. 자발리쉬가 체코 필하모닉과 합창단을 지휘한 수프라폰의 음반이다.. 13세기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수도사 야코포네 다 토디의 시로 추정되는 슬픔의 어머니 마리아 축일의 라틴어 시퀀스는 중세 시대 가장 감동적인 시 중의 하나로 십자가 아래에서 아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어머니의 모티프는 여러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탄생한 곡이 스타바트 마테르가 되겠는데.. 이러한 작곡가들에는 팔레스트리나, 페르골레지, 로시니, 베르디, 시마노프스키, 펜데레츠키가 있고.. 어떤 음악학자는 적어도 30개의 잘 알려진 이름을 언급하기도 한단다.. 고딕 시대부터 시작하여 당시의 시각 예술에 반영된 성서 인물의 인간화를 통해 마리아는 인간적인 고통을 받는 사람으로 시에서 묘사되고 있다.. 표면으로 드러나는 연민은 기도이며 궁극적으로는 천국의 영광으로 이어지는 연민을 노래하고 있는데.. 시에서 나타나는 정서적, 종교적 내용 뿐만 아니라 풍부한 이미지 역시 음악에 맞춰서 설정하는 것이 특징이었다고 한다.. 드보르작의 경우는 독실한 카톨릭 신자였는데.. 자신의 멘토이자 칭구였던 브람스가 "절대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는 사실에 매우 큰 괴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당시는 위대한 창조적 음악가들의 개인사와 작품들이 그 이전 시대처럼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는데.. 이는 음악의 강력한 개별화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드보르작의 스타바트 마테르 역시 작곡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운명에 연결되어 있는데.. 드보르작은 1876년 딸 요세파의 죽음에 대한 슬픔을 안고 본 작품의 스케치를 썼다고 한다.. 그치만 작업은 계속 이어지지 않았는데 이후 두 자녀 역시 수두 같은 병으로 사망하게 되었고.. 이러한 개인적 고통이 큰 상황에서 1877년 10월과 11월에 걸쳐서 전곡이 완성되었다.. 자녀들의 죽음과 이 작품의 작곡 시기에 대한 논란은 좀 있는 것 같지만.. 어쨌거나 종교적이면서 감정적으로 충동적인 작곡가가 자신의 영혼으로 인한 고통을 작품에 그대로 투영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겠다.. 이 작품은 1880년 프라하에서 초연된 이후 드보르작의 국제적 명성을 확고하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특히 영국에서의 성공은 드보르작이 유럽 전역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단다.. 드보르작은 나중에 레퀴엠도 작곡했지만 이 곡보다는 스타바트 마테르가 더 민속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작품이고 또한 그의 합창 작품 중에서 가장 독창이 두드러지는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한다.. 사실 곡 자체는 아무래도 근대의 곡이다 보니 규모도 크고 소위 엄숙하면서 장엄한 스케일의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총출동 하는 듯한 곡인데.. 그 와중에도 빛나는 독창과 섬세하고 유장한 선율들이 어우러지면서 매우 극적인 스타바트 마테르를 들려준다.. 특히나 아홉 번째 곡인 "불타오르는 불길 속에서"는 마치 일 트로바토레의 아주체나를 연상시키는 극적인 요소가 잘 드러나는 곡이라 하겠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바츨라프 노이만이 지휘하는 체코 필하모닉의 연주를 걸어 놓는다.. 아홉 번째 곡 노래 부르는 아줌마가 쫌 무섭기는 하지만 졸라 극적으로 머찐 연주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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