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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비버.. 바로크 궁정의 콘서트 음악..

by rickas 2024. 7. 27.

요번 주가 휴가 바로 전 주라 밀려있던 것들을 얼렁 처리하느라 피곤했는지 오늘은 아침에 눈 뜨고부터 잠깐씩만 깨어있다 계속 퍼잤다.. 날씨두 졸라 더운데다 비까지 미친뇬 널뛰듯 와서리 꼼짝도 하기 싫었는데.. 그러다 보니 걍 시원하게 해 놓구 잠만 처잔 것.. 사실 말이 휴가지 걍 대기 상태라 어디 움직이기도 어렵고 암튼 이래저래 한켠으로 맘이 무거운 상태가 작년 이맘 무렵부터 지속되고 있는 중이다.. 하긴 놀러 가려 했던 동네 기온 보면 거의 환장할 만한 수준이라 걍 그걸로 아쉬움을 퉁치구 마는 중이다.. 어쨌거나 아까 잠시 깨어 있을 때.. -_-ㅋ 들었던 판을 한 장 올린다.. 바로크 궁정의 콘서트 음악이라는 제목이 붙은 아르히브의 판인데.. 주로 텔덱 레이블에 등장하곤 하던 아르농쿠르와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의 연주로 무파트와 비버의 곡이 실려 있다.. 머 그리 중뿔나게 대단한 음악같은 느낌은 안 들지만 걍 재미있는 음악 정도라고 하면 될 듯하다.. 특히 비버의 곡들이 좀 특이한 느낌을 주는데.. 하긴 이 양반이 좋게 말하면 신선하고 삐딱하게 얘기하자면 관종끼 있는 음악을 좀 썼던 경향이 있는 고로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만 암튼 이 양반의 소위 프로그램 뮤직이라고 할 만한 두 작품은 꽤나 독특한 재미를 준다 하겠다..

합스부르크의 황제 레오폴트 1세의 통치 기간이었던 1600년대 중반부터의 40여년이 넘는 기간은 모든 예술 중에서도 특히 음악에 있어서 황금기였다고 한다.. 30년 전쟁의 비참함이 끝나자 마치 그 공포를 보상이라도 하듯이 예술가들은 아름다움과 화려함으로 가득한 환상의 세계를 창조해내기에 바빴다.. 유럽의 군주들은 궁전의 웅장함으로 서로 간에 경쟁을 했고 이러한 잉간들의 대표 주자격에는 프랑스의 루이 14세와 오스트리아의 레오폴트 1세라는 라이벌이 있었다.. 하긴 레오폴트 1세의 치세 기간 동안 대부분의 기간을 루이 14세와 대립하며 보내야 했으니 이런 영역에서도 이 잉간들은 맞다이를 깠던 모양이다.. 본인 역시 상당한 수준의 작곡가였던 레오폴트 1세는 궁정에서의 음악가 직책을 신청하는 지원자들을 개인적으로 리뷰하고 선발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심지어 재정이 거덜나고 군인들에게 줄 급여조차 개털이 되었던 시기조차도 레오폴트 1세는 항상 자신의 음악적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단을 찾았다고 하니 이 잉간도 참 어지간히 풍류를 아는 양반이었던 듯하다는 개뿔.. 정신 나갔고만.. -_-ㅋ 무파트의 곡 두 곡은 하나는 그리스의 옛날 이야기인 다몬과 피티아스의 우정에 관한 희곡을 바탕으로 1695년에 제작된 발레의 모음곡이고.. 다른 하나는 무파트가 이태리에서 공부하는 동안 코렐리로부터 졸라 큰 영감을 받은 후 프랑스와 이태리 스탈을 혼합하여 작곡한 "좋은 소식" 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협주곡이다.. 둘 다 머 그냥저냥 평범한 느낌의 곡들이다.. 이 판의 하이라이트는 비버의 곡들인데.. 18세기 가장 재능있는 작곡가 중의 한 명이었던 비버는 보헤미아의 바르텐베르크에서 태어나 올뮤츠와 잘츠부르크를 거치면서 수많은 콘서트 투어를 통해 거장 바이올리니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레오폴트 1세에 의해 귀족으로 신분이 상승되었다.. 이 녹음에는 비버의 작품 4곡이 실려 있는데 그 당시 소나타가 쓰여질 수 있는 다양한 형식을 버라이어티하게 보여주고 있다.. 피디키니움의 소나타 8번과 2대의 바이올린, 트럼본, 콘티누오를 위한 소나타는 전적으로 전통적인 이탈리아 스타일을 따르고 있단다.. 전자는 단일 앙상블 음악이지만 후자는 세 명의 거장을 위한 작품으로 각자에게 자유롭게 카덴차와 같은 솔로를 할당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 이제 두 작품이 남는데 얘네덜은 이 판에서 별시리 특이한 프로그램 작품일 것이다.. "시골 교회 참석" 또는 "농민들의 교회 축제" 라는 제목이 붙은 이 짤막한 작품은 시골 사람들이 교회로 모여 축제를 하는 모습을 소박하지만 흥미있게 묘사한 음악이다.. 이는 비버가 음악적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다 그가 세련된 바로크 기법과 민속적인 요소를 교묘하게 혼합하는 쪽으로도 특출난 재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단다.. 비버는 이 작품에서 민속적인 선율과 흥겨운 춤의 리듬 그리고 교묘한 장식음을 결합하여 농민 축제를 음악적으로 그럴듯하게 묘사하고 있고.. 비버의 정교한 현악기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연주자들이 기술적 능력과 표현력을 모두 십분 발휘해야 하는 작품이라 한다.. 마지막으로 실려 있는 작품인 "전투" 라는 음악은 아마도 바로크 음악 전체 범위를 놓고 보아도 가장 "현대적인" 작품일 것이라고 하는데.. 호전적인 서주 소나타를 지나 총사의 노래와 행진 그리고 전투와 부상자의 애가로 이어지는 순서를 따르면서 현악기로 피리, 드럼, 대포 등의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다양하고 신박한 골때리는 기법을 동원하고 있다.. 사실 마지막에 부상자의 애가라는 악장이 좀 쎄하긴 한데.. 더구나 이 작품의 제목 표지에는 이를 바쿠스에게 바치는 것으로 쓰여져 있다는 점에서 의아할 수도 있지만.. 당시 오만가지 질병의 요인들로 인한 인류에 대한 위협은 당시 사람들이 고통과 죽음에 대한 인식을 현대와는 상당히 다르게 갖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해해야 한단다.. 암튼 재미있는 작품이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농민들의 교회 축제를 악첸투스 오스트리아의 연주로 걸어 놓는다.. 1988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요즘 시대의 앙상블이어서 그런지 예전의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의 연주보다는 훨씬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방정맞은 연주를 들려주는 것 같아서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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