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그 필립 텔레만은 46년 동안 독일 북부 도시 함부르크에서 음악을 담당했다.. 그는 아내와 일곱 자녀와 함께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 계몽 운동의 주요 본거지 중 하나인 이 도시로 이주하여 5개 주요 교회의 음악 감독직과 함부르크의 칸토르를 맡게 되었고 86세로 세상을 졸할 때까지 이 도시에서 머물렀다..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번창하는 이 지역 사회에서 텔레만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했지만 초창기에는 텔레만이 그의 재정 상황 그니깐 봉급에 대한 불만이 좀 있었다고 한다.. 또한 이 도시의 지역 언론들과는 그의 오라토리오 대본이 담긴 소책자 판매에 대해 법적 논쟁에 휘말리게 되면서 텔레만은 실로 개짜증을 느꼈던 모양이다.. 그치만 그는 분명히 영리한 사람이었고.. 그래서리 이러한 상황들을 적절한 타이밍에 마무리 지을 수 있었는데.. 그는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성당의 칸토르 직 제안이 온 것을 사양했고 특히나 성 페테르부르크에서는 각별한 영예를 누릴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고 궁정에 독일 오케스트라를 만들어주겠다는 뻑쩍지근한 제의조차 거절을 하면서 그저 단순히 돈만 좇아서 중국 리그나 중동의 리그로 홀라당 떠난 일부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면모를.. 응.. 머라구.. -_-;; 그는 그의 음악 저널 서문에서 본인이 살고 있는 함부르크 지역을 일컬어 음악의 고향이라는 표현을 썼던 것으로 보아 자신의 클럽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선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자꾸 꼬이네.. ㅋ 어쨌거나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자면 텔레만은 도시의 교회 음악감독으로서 수많은 다양한 의무를 이행하는데 완전히 몰두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텔레만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제적인 문필가이자 작곡가로서의 지평을 가진 양반이었다고 한다.. 특히나 이태리의 예복에 폴란드나 모라비아의 전통 음악에서 기원하는 "이방인의 아름다움" 을 덧입힌 다언어 작곡가였던 그는 시민으로서의 의무 이행과 더불어 수많은 기악 작품을 만들어냈다..
오늘 올리는 판의 제목이 12개의 소나타 메토디체인데.. 텔레만이 메토디체 소나타 전반부를 출판했던 1728년 경은 그의 창의력이 절정에 달해 있을 무렵이었다고 한다.. 메토디체라는 단어가 좀 애매한데.. 영어로는 methodic 그니깐 방법론적으로 해석하면 되나.. 근데 이걸 검색해 보니깐 한국말로는 정연한 소나타라고 해석해서 사용하는 것 같더라.. 머 아무렴 어떠냐.. 암튼 같은 해에 그는 비전문가들이 구독료를 내고 받아볼 수 있는 독일 최초의 음악 저널을 발행하기 시작했고.. 이 저널을 구성하는 많은 작품들을 인쇄하면서 동판을 비롯한 모든 부분을 본인이 직접 적절히 관리해 나갔다.. 또한 이 당시 함부르크의 오페라 하우스에는 그의 새로운 오페라 "엠마와 에긴하르트" 를 상연하고 있었는데.. 이는 밤에 애인을 성 밖으로 델꾸가서 눈밭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게 했다는 샤를마뉴의 딸내미 얘기였다고 한다.. 7월에는 "7 곱하기 7 플러스 1" 이라는 우끼는 제목으로 50개의 메누엣 컬렉션을 출판했다.. 그 해 4월 13일에 6곡으로 이루어진 메토디체 소나타 파트 1이 출판되었고.. 메토디체 소나타의 파트 2 역시 6곡으로 구성되어서 1732년 말에 출판되었다.. 파트 1과 2가 다른 점이라면 파트 2에 들어가 있는 6곡은 모두 5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파트 1에 들어 있는 곡은 4개의 악장 구성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근데 오늘 올리는 이 판에는 악기 편성에 따라서 작품을 정렬해 놓았기 때문에 파트 1과 2가 뒤죽박죽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출판된 이 작품의 서문에는 텔레만이 작성한 헌정사가 있는데.. 음악을 추구하는데 시간을 졸라 할애하신 두 명의 존경받는 함부르크 귀족 형제.. 루돌프와 히에로니무스 버마이스터에게 바친다고 쓰여 있고.. 이 작품이야말로 이 두 형제의 새로운 작품에 대한 계속적인 요청에 대한 텔레만의 응답이었다고 한다.. 당시의 관례적이었던 습관대로 텔레만은 이 12개 소나타에서 멜로디 악기의 선택을 연주자에게 맡겼다고 한다.. 바이올린과 플룻은 상호 교환이 가능했는데 이들의 특정 형태와 멜로디 처리로 인해 이 소나타들이 새롭게 출판되었을 때는 바이올린과 플룻이 지정되어 있었다고 한다.. 사실 그 당시 빠르게 변화하면서 성숙해 가는 악기에 극도로 민감했던 텔레만은 때때로 특정 현악기나 관악기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단다.. 이 판에서는 바이올린, 플룻, 리코더 그리고 오보에가 솔로 파트를 공유하고 있다.. 즉 4곡은 바이올린, 4곡은 오보에, 2곡은 플룻, 그리고 나머지 2곡은 리코더 이런 식으로 그야말로 질서 정연하게 잘 짜여져 있는 형태로 녹음되어 있다.. 파리 4중주나 누보 4중주와 같이 실내악 스탈로 작곡한 곡들로 텔레만은 자신의 표현에 의하면 "가장 짧은 시간 내에 가장 보편적인 평가를 얻었다" 라고 했지만.. 이들에 비해 이 앨범에 실려 있는 12곡의 메토디체 소나타는 분명히 덜 성공적이었다고 여겨진다.. 그치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12개의 소나타는 후기 바로크 시대의 연주 관행에 있어서 귀중한 문서일뿐만 아니라 오늘날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텔레만 시절 당시의 평균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어떤 식으로 음악을 즐겼는지를 엿볼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하겠다.. 그치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통찰력이구 나발이구를 다 떠나서 여기 실린 곡들은 그 작품 자체들로도 충분히 즐기고 음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곡들인 것 같다.. 머 음악이 항상 졸라 한없는 깊이의 사유와 고민의 산물이어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듯 이 메토디체 소나타가 그저 당시의 가족들 간 여흥을 위한 음악이었다고 해도 그 와중에 우리가 발견하는 아름다움과 심오함은 이 작품이 충분히 매우 졸라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하겠다..
이 판의 연주자 구성이 잼있는데.. 바이올린이 독주로 등장하는 4곡은 보스톤 뮤지엄 트리오가 맡고 있고.. 그 외에 악기 구성에 따라 프란스 브뤼헨, 안너 빌스마, 구스타브 레온하르트, 밥 판 아스페렌 등의 쟁쟁한 양반들이 등장하신다.. RCA의 디지털 녹음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녹음된 소리가 무척 좋다.. 사실 왜 여태까지 이 판을 포스팅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소리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제일 아끼는 판 중의 하나라고 하겠다.. 공간에 자리 잡은 각 악기들로부터 너무 기름지지도 않은 그렇다고 너무 건조하지도 않은 아주 딱 기분 좋게 적당한 점도의 소리가 스며들듯 흘러 나오면 그야말로 세상만사의 오만가지 번뇌를 잊을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연결시키는 링크는 12개의 소나타 중 파트 1에 속해 있는 A단조의 소나타를 걸어 놓는다.. 아망딘 베이어의 바이올린과 마르톤 보르사니의 오르간 연주인데.. 텔레만의 소나타 말고도 코렐리와 바하의 작품들도 들어가 있는 대략 한 시간 정도의 연주 영상이다.. 텔레만의 메토디체 소나타 5번은 두 번째 곡으로 연주하는데 이들의 연주 정말 보는 내내 행복해진다.. 따스하고 유려하고 정성이 듬뿍 담긴 느낌이다.. 말이 났으니 얘긴데.. 아망딘 베이어와 글리 인코그니티가 연주하는 비발디를 예전에 타이달에서 우연히 듣고서는 꽤나 맘에 들어서 이들의 CD를 사재낀 적이 있었는데.. 이 언니는 정말 범생이는 범생인데 열정이 넘치는 그런 범생이 같은 느낌의 연주를 들려주는 것 같다.. 뭔가 희깐하거나 기발하거나 번뜩이는 관능미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지루하지 않은 성실함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그런게 느껴지는 양반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음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 (1) | 2023.05.14 |
---|---|
멘델스존.. 8중주.. (0) | 2023.05.13 |
바그너.. 피아노 작품집.. (0) | 2023.04.29 |
코렐리.. 합주 협주곡.. (0) | 2023.04.22 |
뒤파이.. 샹송과 모테트.. (1) | 2023.04.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