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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헨델.. 샤콘느..

by rickas 2021. 8. 14.

키보드 악기 즉.. 하프시코드, 클라비코드, 오르간 같은 악기를 위한 헨델의 작품들은 18세기에는 출판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바하 같은 경우는 자신의 키보드 음악 작품들을 출판하기 위해 무척 체계적으로 주문을 했고.. 어떤 경우에는 본인의 이름을 스스로 새겨 넣기도 했던데 반해 헨델은 그의 키보드 작품들을 출판하는데 졸라 관심이 없었다.. 당시 헨델이 가진 창의적 역량은 키보드 음악의 작곡보다는 즉흥 연주에서 훨씬 더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었을 적 헨델은 할레나 함부르크, 로마, 하노버 등지에서 오르간이나 하프시코드의 거장적인 즉흥 연주로 명성을 얻었는데.. 그가 1710년 하노버궁의 카펠마이스터가 되었을 때도 사람들을 매혹시켰던 것은 그의 이중주나 트리오와 같은 실내악 작품들이 아니라 키보드 연주였다고 한다.. 당시 선거후 마누라였던 소피는 그의 딸내미에게 보낸 편지에 헨델이 궁정에 들어와서 들려주었던 연주에 대해 자기가 여태까지 들었던 어떤 하프시코드 작품 연주건 다른 모든 연주를 그야말로 압살해버리는 수준의 연주와 작품이라고 쓰고 있다.. 헨델이 졸라 열심히 악보를 썼던 키보드 작품들은 대개가 교육적 목적을 위한 것이었다.. 오늘날 그의 작품 중 이러한 류로 살아남은 것들은 1706년 그의 이태리 방문 전에 주로 작곡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중 많은 작품들은 당시 함부르크에 살고 있던 영국 대사 시릴 위치의 아들을 위해 쓰여졌고.. 마테손은 이들을 "키보드를 위한 손가락 연습" 이라는 컬렉션으로 묶였는데 간단한 춤곡부터 거장 스탈의 샤콘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담겨 있다.. 정작 헨델은 1720년대에 암스테르담이나 런던에서 이 컬렉션이 출판된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하니 당시 작곡가의 저작권이라는 것이 얼마나 개차반이었는지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하겠다.. 암튼 헨델 자신도 1720년과 1733년에 출판된 두 개의 모음곡 컬렉션은 승인을 해 주었다고 한다.. 오늘 올리는 판에 들어 있는 샤콘느를 비롯한 곡들은 런던에서 출판된 클라브생을 위한 모음곡 작품집에 실려 있는 곡들이다.. 이 판에 실려 있는 D단조와 E단조 모음곡은 헨델이 런던에 정착한 1713년 이후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판의 대표곡은 머니머니 해두 첫 빠따로 등장하는 샤콘느인데.. 원래 1733년의 컬렉션에는 두 곡의 샤콘느가 들어있지만 그 중 훨씬 음악적으로 완성도 높고 흥미진진한 작품인 G장조가 이 판에 실려 있다.. 원래 스페인에서 유래한 춤곡인 샤콘느는 그 특징적인 리듬을 이 곡에서 잘 살리고 있다고 하는데.. 헨델은 이를 프랑스 스타일의 21개의 변주곡으로 만들어 놓았다.. 1번부터 8번까지의 변주는 G장조.. 9번부터 16번까지는 G단조로 이루어지고 나머지 다섯 곡의 변주는 다시 G장조로 돌아오는데.. 작품의 중심부에 있는 9번과 10번 변주는 느린 사라방드 형태를 취하고 있다.. 판의 껍닥에 있는 해설에는 이 작품이 키보드 연주의 거장성을 겨냥했다기보다는 작곡상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하는데.. 헨델은 특히 안쪽에 있는 변주 특히 단조의 변주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였다는 얘기다.. 근데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_-;; 첨부터 상당히 가오를 잡은 티가 나는 음들이 화려하면서도 무게를 가지고 흘러 나와서리 곡이 전체적으로 뽀대가 작렬하는 느낌이다.. 물론 중심부의 단조로 이행하면서 나타나는 절묘한 색조의 변화는 앞에서 보여준 요란스런 화려함하고는 완전히 대조적인 느낌을 보여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주가 진행되면서 드러나는 뭔가 비극적인 폭발력이랄까 하는 그런 느낌과 곧이어서 다시 장조로 변환되면서 고조되는 곡의 피날레는 그야말로 한편의 극적인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D단조의 모음곡은 1722년경에 작곡되었는데 헨델의 키보드 음악 영역에서 무르익은 역량이 드러나 있는 직품 중의 하나라고 한다.. 사실 이렇게 쳄발로로 연주하는 헨델의 작품을 듣다 보면 헨델이 원래 의도했던 음악적 뉘앙스나 표현의 발현이 뭐가 되었건 간에 오히려 피아노로 연주하는 것이 훨씬 더 다양한 느낌을 표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 판에 실려 있는 샤콘느도 그렇지만.. 이런 D단조 모음곡 역시 처음에 등장하는 알르망드에서 느껴지는 천변만화하는 색깔의 다양한 변화는 쳄발로보다는 피아노가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지울 수 읍다.. 머 그치만.. 오늘 올리는 판은 피녹이 연주한 쳄발로 버전의 판이고.. 쳄빌로 소리는 역시 새벽에 조용히 듣기에 그 나름대로의 오소독스함이 있는 것 같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호랭이 담배 피던 시절의 연주.. 애니 피셔 할머니의 연주를 걸어 놓는다.. 연주하는 스타일이나 팔의 모션을 보면 정말 옛날 스타일이라는 느낌이 물씬한 연주인데.. 그런 맛에 이런 연주는 볼만하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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