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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빅토리아.. 미사.. 오 얼마나 큰 영광인가..

by rickas 2021. 7. 17.

예전에 읽었던 어느 글에 적혀 있던.. 악기의 소리 중 가장 아름다운 소리.. 그것은 바로 사람의 목소리다.. 라는 문구를 보구서는.. 참.. 개소리를 졸라 참신하게도 해 놨구나.. -_-;; 라고 피식거렸던 적이 있었다.. 근데 그 생각을 고쳐 먹게 된 것이 신혼 시절 집 근처에서 와이프가 발견하군 알려줬던 중고 오디오 가게를 들락날락 거리게 되면서부터였다.. 그 가게는 중고 오디오와 LP를 취급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음악을 들려주던 기기가 범상치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스피커는 쿼드의 ESL57, 파워는 클라세의 DR2, 글구 프리는 스펙트럴의 DMC-10이었다.. 턴테이블과 카트리지는 지금 기억이 까리한데.. 암튼 거기서 흘러 나오던 마쇼나 뒤파이 그리고 빅토리아 등의 음악은 그저 사람의 목소리로만 이루어진 음악인데도 불구하고.. 대구리가 한동안 멍해지는 그런 알흠다움에 걍 급속 감전이 된 듯 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리구선 그 당시에 깨닫게 된 것이.. 사람의 목소리로만 이루어진 음악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아니 어떻게 보면 가장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아름다움에 근접해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그런 생각이 들 수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물론 당시 그렇게 개감동 때렸던 판을 사갖구 집에 와서 들어 보면 그런 소리가 나오지는 않았다는 것이 함정.. -_-ㅋ 물론 그거야 내가 그 이후에 이래저래 오디오질을 하면서 어느 정도 아쉬움을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까지는 됐다구 애써서 자위하지만.. 그래도 지금도 가끔 그 당시 그 가게에서 듣던 소리.. 마치 빈짝이는 꽃가루 같은 입자들이 공중으로 흩뿌려지는 듯한 느낌이 들던 그 소리가 그립긴 하다.. 내가 비록.. 모두가 아직 잠들어 있는 푸른 새벽에 떠마시는 차디 찬 바이칼 호수의 물같은 청량함.. 과 같은 조낸 시적 감성 돋는 평론가 양반의 표현을 따라 가기에는 택도 없지만.. 진짜 이 새끼들한테는 질 수 밖에 읍다.. -_-ㅋ 어쨌거나 암튼 그 당시 그 소리는 그런 입자가 공중으로 뿌려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머 그치만 그렇다구 해서 그걸 내가 지금 현세에 직접 구현해 볼려고 애를 쓰구 싶지는 않다.. 걍 그 좋았던 기억은 그걸루 남겨 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그렇다.. 젊었을 적 앤은 걍 그걸로 묻어 둬야지.. 늙어서 끄집어 낼려구 하면 추한 법이거덩.. ㅋ 근데 사실은 상태 좋은 ESL57과 DR2를 구할 자신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다.. DMC-10 이야 한 번 써 보았으니 그다지 줄 관심이 남지는 않았는데 나머지 둘은 좀 아쉽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썩다리를 넘어 미이라가 되어 버렸을 듯한 기기들을 들여 놓았다가 재수 없음 받게 될 트러블에 의한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절대로 네이버 이런 판을 짜지는 말자고 몇 번씩 다짐을 하기도 했었다.. 비록 신포도라고 할지라도 아직까지는 잘 했다는 생각이다.. ㅋ


어쩌다 보니 역시 얘기가 새고 말았는데.. -_-;; 오늘은 그 당시 알게 되었던 음악가였던 빅토리아의 미사곡이 담긴 판을 하나 올린다.. 주말 아침에 이 판을 틀어놓고 있자니.. 이넘으 세상이 지금 현세인지.. 꿈속인지가 헷갈릴 정도로 몽롱한 느낌이 들게 되더라..더구나 요즘처럼 동해안에 숭어가 뛰니깐 초당방에 목침이 뛴다구.. 별 시덥잖은 새끼들이 병신 육갑 짚는 개소리들을 짖어댈 때는 이런 음악이 진정 힐링이 되는 음악이라는 느낌이 조낸 절실하게 든다.. 빅토리아는 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위대한 스페인 음악가였다.. 졸라 다작을 남겼던 팔레스트리나에 비함 빅토리아의 작품 수는 졸라 쬐끔이었고.. 버드 만큼 다양란 종류의 음악을 남기지도 못했다.. 게다가 방대한 영역의 작품들을 남겼던 라수스에 비해서는 매우 제한된 범위의 작품들로 보이기도 하고.. 특히 라수스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눈부신 비르투오시티나 비범한 다양성 같은 것은 조또 없다고 한다.. 여기까지 보면 조낸 별 볼일 없는 그저그런 평범한 작품들을 남긴 작곡가로 보이면서.. 도대체 뭐가 글케 빅토리아의 작품들이 잘난 것이냐..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엄격한 전례 음악의 기능성이라는 특별히 좁은 영역으로 축소해서 보자면 빅토리아의 음악은 그 목적에 가장 완벽하게 적합한 음악일 뿐만 아니라 삼위일체 의식에서 로마 카톨릭 전례 의식과 조화를 이루는 가장 쵝오의 음악이라고 한다.. 심지어 트리엔트 공회의에서는 팔레스트리나의 작품보다 빅토리아의 작품이 카톨릭의 표현과 일치한다는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일찍부터 빅토리아의 작품들이 인쇄되어 출판되기는 했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당시 표준처럼 유행하던 다작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서리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미사곡은 꼴랑 스무 곡이 전부다.. 이 판에는 그의 작품 두 곡.. 앞면에는 미사 "오 얼마나 큰 영광인가"와 뒷면에는 성모 찬미가인 미사 "바다의 별이여"가 실려 있다..두 곡의 분위기가 사뭇 다른데.. 오 얼마나 큰 영광인가가 밝고 환한 열정이 마치 스테인드글라스에 비치는 빛처럼 반짝이고 있다면.. 바다의 별이여는 좀 정서적으로 가라앉은 느낌에다 어두운 공간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불빛같은 인상을 느끼게 해준다.. 오 얼마나 큰 영광인가는 1572년 작곡되었는데 이 작품에 깃들어 있는 단순성과 열정의 조화로운 균형은 빅토리아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빅토리아의 미사곡 중 오늘날까지도 가장 사랑받고 자주 연주되는 곡이다.. 이 곡을 듣다 보면 사람의 조화로운 목소리가 진짜루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느낌인데.. 특히나 크레도를 마치고 상투스로 넘어가면서 마치 여기저기서 촛불이 하나씩 켜지는 듯한 느낌으로 각 성부가 나타나면서 들려주는 노래는 이 곡의 압권이라 할 만하다.. 판은 하이페리언 레이블인데.. 좌우로의 펼쳐짐 뿐만 아니라 합창단의 높낮이가 뚜렷하게 구분되는 훌륭한 녹음을 들려준다.. 근데 사실 그런 녹음이고 질알이고를 떠나서.. 여기 실린 곡 자체로 충분히 먹구 들어갈 수 있는 판이라고 생각한다.. 연주는 데이비드 힐이 지휘하는 웨스트민스터 성당 합창단이 맡았다.. 판 껍닥의 모자이크가 조낸 낯이 익어서 설명을 보니 산 마르코 성당의 것이다.. 이넘으 성당은 태생부터가 뽀리를 쳐서 맹글어진데다 이후로도 계속 약탈물로다 도배를 하다보니 꿀리는데가 있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_-;; ㅅㅂ 사진을 못 찍게 하더라.. 물론 보존 차원의 정책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거다.. 특히나 모자이크 벽화가 압도적으로 이뻤었는데 그걸 기록으로 남기질 못했다는게 조낸 아깝다.. 머 이래된 이상 별 수 읍다.. 또 보러 가는 수 밖에.. ㅋ 어쨌거나 이넘으 역병이 어서 물러가길 바랄 뿐이다..


연결시킨 링크는 동영상은 없고.. 졸라 단조롭게 악보만 나오는 영상이다.. 아마도 가디너가 지휘하는 몬테베르디 합창단의 연주로 추정되는데.. 중간에 크레도가 없다.. 그래 놓구서는 올린 새끼는 Complete with Score 라구 약을 팔구 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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