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디오

노병은 죽지 않는다더니..

by rickas 2019. 10. 12.

 

 

 


사실 방에서 음악을 듣는 경우는 주로 주말 아침 좀 이른 시간대에 나 혼자서 조용히 노닥거리면서 듣게 되는게 대부분인데.. 언제부터인지 방에서는 LP를 안 듣고 주로 CD를 들었다.. 그저 단순한 편리함 때문이기도 하구.. 방에 있는 기기들이 머 그리 LP 소리를 내 입맛에 딱 맞게 들려줄 수 있도록 세팅되어 있던 것도 아니구.. 결정적으로는 턴테이블이 여러 트러블이 생기면서 실실 맛이 간 것 같아서 그랬는데.. 그러던 것이 컴의 무손실 파일을 어떻게 하면 앰프로 연결해서 제대로 오디오로 들을 수 있는지를 뒤늦게 깨닫구 나서는 허접 DAC를 하나 구해서 꼴에 리니어 전원을 붙여준 담에 USB 케이블로 연결하여 예전에 받아 놓았던 컴의 무손실 음원을.. 야.. 이거 소리 좋네.. 하구 감탄을 하면서 열씨미 들어 왔더랜다.. 근데 이게 최근에 방에서 잘 쓰구 있던 CDP도 맛이 가구 그넘의 DAC도 덩달아서 맛탱이가 가 버리는 바람에 이 방의 서브 시스템은 창졸간에 디지털 시대에서 아날로그 시대로 복귀해 버리구 말았다능..
근데 이게 이렇게 될거를 미리 예견을 해서 그런건 아니지만.. 한 두어 달 전에 그야말로 뽀얗게 먼지를 뒤집어 쓰구 있던 토렌스 320 턴테이블을 좀 손을 봐 준 일이 있었다.. 딴게 아니라 예전에 방에서 들을 때 자꾸 벨트가 벗겨져 버리는 일이 생기구.. 이상한 잡소리도 삐걱거리면서 나구 해서리.. 정품 벨트와 축에 부어주는 기름을 사 놓구 있던게 있었는데.. 그 날 먼지를 털어 주는 김에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대충 분해해서 닦아준 다음에 벨트를 새걸루 갈아주구 축이 꽂히는 구멍에다가는 오일을 부어 줬더니.. 한 며칠 지나서야 공중부양 된거 같던 플래터가 제대로 자리를 잡더라.. 글구 나서 판을 한 번 돌려 줬더니 완전 깔끔하게 돌아 가길래 대견해 했던 적이 있었는데.. 요새 어쩔 수 없이 아날로그 시대로 회귀를 하구 나서는 이 턴테이블을 부쩍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난 얘가 자꾸 삐걱거리면서 벨트 삑사리 나구 할 때는 그치.. 이 넘두 이제는 나이가 있으니 갈 때가 되기는 했지.. 서브로 쓸만한 새로운 넘을 한 번 찾아 봐야겠다.. 까지만 생각하구 있었는데.. 닦구 조이구 기름치구 갈아주구 한 담에 이 정도로 컨디션이 쌩쌩해질 줄은 증말 꿈에두 몰랐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더니.. 이 자슥은 사라지기두 싫었나부다.. 

 

사실 어케 보면 이 턴테이블은 내가 내 손으로 장만한 첫 번째 오디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25년 전 결혼 준비를 하던 당시에 와이프네 엄마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난 TV는 아예 준비 안 해주셔두 좋으니 오디오는 좀 괜찮은게 필요하다구 설레발을 떨었었는데.. 아 글쎄 이 양반들이 그 얘기만 기억하구서는 나랑은 일두 상의 없이 당시 인켈의 젤 좋은 셋트로 질러 버리셨던 것.. 내가 아주 그걸 보구 기절하는 줄 알았다능.. 그 돈을 걍 날 줬으면 내가 알아서 비록 중고지만 꽤 괜찮은 물건들로 조합을 할 수 있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하구 속으로만 끙끙 앓았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리 결혼하구 나서 일단 젤 맘에 안 들었던 턴테이블하구 스피커부터 바꿔 버렸는데.. 당시에 젤 먼저 샀던 것이 아직두 서브로 쓰구 있는 이 토렌스의 320 턴테이블 되겠다.. 그니깐 따지구 보면 이 넘이 나하구 살아온 세월두 벌써 25년 가까이 되는 셈인 것이다.. 헐.. 근데 이 넘이 돌아가구 있는 꼬라지를 보면서 지난 세월을 생각해 보면 진짜 잘 만든 물건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어쨌거나 요즘같이 졸라 5G를 노래 불러대는 초슈퍼울트라하이 디지털 시대에.. 그나마 돌아 다니는 턴테이블도 조낸 현대식으로 꽃단장을 쳐발쳐발 하구 나댕기는 마당에.. 일케 투박하게 생겨먹은 구석기 시대의 유물같은 넘이 잘두 돌아가는 것을 보면 느껴지는 감정이라는게 신기함을 넘어서 세월을 이겨낸데 대한 경외감으로까지 발전을 하는 듯하다.. 카트리지는 예전에 록산의 코러스를 새로 달아주구선 얼마 사용을 안했던 것 때문인지 나름 컨디션이 좋은 듯.. 거실에서 사용하는 것보다야 좀 덜떨어진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꽤나 설득력이 있다구 생각되는 수준의 소리는 들려준다.. 문제는 포노단이 붙은 앰프인 여분의 앰프가 맛이 좀 간거 같아서 새로 포노 앰프를 알아봐야 하는데.. 어차피 DAC도 바꿔야 하는고로 DAC에 포노단 기능까지 달려 있는 넘으로다 구하구 있는 중이다.. 머 그 때까지는 이 넘의 앰프가 맛탱이가 안 가길 바라는 수 밖에 음따.. 하여간에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얼떨결에 과거로 돌아오는 바람에 이 노인네하구 다시 이렇게 친해지게 되다니.. 머 인생까지 거들먹거리기는 어째 좀 거창한 느낌이긴 하지만.. 인생에서의 인연과 기회라는 것은 참 모를 일이다..

'오디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년전 들였던 스피커..  (0) 2021.06.22
골 때리는 세상..  (0) 2019.11.09
AV 리시버 교체..  (0) 2019.10.05
남의 오디오..  (0) 2019.03.29
스피커 새로 들이다..  (0) 2016.01.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