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음악을 들으면서 깨어나고.. 식사를 하는 테이블에서도 음악이 그와 함께 한다.. 사냥하러 나갈 때도 그를 위해 음악이 울려 퍼지고.. 교회에서는 음악과 함께 기도를 하며 밤에 잠이 들 때도 음악이 함께 한다.. 아마도 세상을 떠나서 천국의 문 앞에 서 있을 때 역시 음악이 함께 하기를 기대할 것이다.." 이는 만하임의 제후였던 카를 테오도어의 생활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역할을 묘사한 글이다.. 짜식이 아조 팔자가 늘어졌구나.. -_-ㅋ 18세기 이 남부 독일의 좀만한 궁전을 방문하는 모든 잉간들은.. 시인이었던 빌란트로부터 사학자였던 찰스 버니에 이르기까지.. 이 궁전이야말로 음악가들을 위한 영지임을 알았고.. 이 제후의 즐거움의 가장 최상위에 음악이 자리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한다.. 버니가 기록하기를 이 곳의 오케스트라는 전 유럽을 통털어 상당히 유명한 명성을 날렸는데.. 워낙에 뛰어난 솔로들이 우글거려서 마치 장군들로 이루어진 군대를 보는 듯하다고 묘사했다.. 버니의 기록에 의하면 바로 이 만하임 궁전에서 크레센도와 디미누엔도가 생겨났고 피아노와 포르테는 마치 그림에서 청색이나 적색 만큼 음악에 색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사실 버니의 이러한 기록에도 불구하고 길다란 크레센도의 효과는 이미 이태리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그래도 어쨌건 그것이 비록 전유럽에 압도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하지는 않았어도 만하임 스타일의 영향은 그 동네를 너머서 퍼졌던 것은 사실이었다.. 1778년에는 만하임 악파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겨났고 후에 연구를 통해 이들의 속성이 규명되었는데.. 갑작스런 다이나믹의 대비, 만하임의 한숨이라는 유명한 Seufzer, 그리고 길게 끄는 크레센도 등이 바로 그것이었지만.. 이들이 결코 만하임만의 독창적인 발명품은 아니어서 이태리나 비엔나, 파리나 베를린 등지의 작곡가들에게는 알려져 있었다.. 그니깐 원천 특허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이러한 만하임 악파의 대표 인물이 오늘 올리는 판의 쥔공인 요한 슈타미츠 되시겠다..
다른 만하임의 음악가들과 마찬가지로 슈타미츠 역시 보헤미아 출신이었고.. 애시당초 오케스트라에 들어올 때는 첼리스트로 들어와서 그로부터 4년 후.. 그러니깐 그의 나이 불과 24살 시절에 카펠마이스터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 자리가 어떤 자리냐 하면.. 유럽에서 가장 완벽하게 훈련이 잘 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을 실험하고 새로운 악기들.. 특히 새로운 클라리넷을 포함하는 목관악기.. 이러한 악기들을 개발하고, 주문하고 할 수 있는 작곡가의 위치이기도 했다.. 슈타미츠의 조언은 멀리 파리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쳤는데.. 당시 파리의 유명한 금융업자이자 예술 후원가였던 푸플리니에르의 개인 오케스트라에 혼을 포함시킬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슈타미츠는 1754년과 그 이듬해 동안에는 여행을 하면서 그의 혁신적인 개발품들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1755년 3월 26일 클라리넷이 포함된 그의 교향곡에 대한 놀라움을 표현한 기사가 실렸는데..이는 교향곡에 클라리넷이 사용되었다는 기록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 그치만 슈타미츠 자신은 파리에서 돌아온 지 채 1년 반이 지나지도 않은 1757년에 일찌감치 세상을 떴기 때문에 그의 음악이 출판되어 나오는 것을 그다지 많이 볼 수가 없었다.. 당시 슈타미츠의 나이는 39살이었고.. 헨델과 스카를라티가 그 후 2년을 더 살아 있었고.. 모짜르트는 그 무렵 꼴랑 한 살에 불과했다.. 이렇게 보면 슈타미츠의 작품이 더욱 더 예언자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묘하게도 그보다는 별 볼일 없는 그의 두 아들.. 카를과 안톤에 의해 엉뚱하게 가려지는 바람에 빛을 잃어 왔다.. 이들 두 아들은 만하임 악파의 두 번째 세대 대표 주자격이었는데 모짜르트는 이들을 졸라 끔찍한 작가들로 묘사하기도 했다..
이 판에 실린 슈타미츠의 클라리넷 협주곡은 B 플랫 클라리넷을 위한 협주곡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작품이 되겠다.. 이 곡은 원래가 일곱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곡이었는데 네 개의 현악 파트와 솔로 파트만 살아 남았다.. 추측컨대 잃어버린 두 개의 파트는 혼이었을 것이란다..곡은 초기 만하임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 관계로 심포니만큼 과감하지 못한 다소 소극적인 콘체르토 형식을 보이는데 이태리 형식의 3악장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클라리넷 협주곡이라는 형태의 곡이 그리 많지 않은 와중에 이 곡 비록 그리 길지 않은.. 걍 소품같은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꽤나 들을만한 곡이다.. 듣다 보면 이넘으 음악이 도대체가 어떤 시대 족보를 타고 났는지가 아리까리한 느낌이 드는데.. 바로 그런 느낌이 요 시대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_-ㅋ 역시 음악이 시대를 초월해서 계속 살아 남으려면 먼가 한 방이 있어야 하는 법.. 같이 실려 있는 다른 교향곡들 역시 과감하다고 하기는 머한.. 그렇게 뚜렷한 특징이 있는 것으로 들리지는 않는데.. 그럼 이 판이 좋은 점이 머가 있길래 여기다 이케 써 갈기구 있냐.. 소리가 좋음.. -_-;; 사실 호그우드가 이끄는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이야말로 장군들로 이루어진 군대와 같은 느낌이 드는 악단이 아닐까 싶다.. 바이올린 주자들만 봐도 후덜덜.. 모짜르트는 슈타미츠의 교향곡 D장조의 화려한 결말 부분을 졸라 노이즈가 드글거린다고 비아냥 댔다고 하더만.. 이 잉간은 워낙 잘나서 그런 것이고.. 걍 귀나 즐겁게 듣자고 생각하고 들음 이것두 나름 재미있는 곡이다.. 특히나 클라리넷 소리가 무척이나 이쁘게 잡혀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들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판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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