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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by rickas 2012. 4. 29.

 

 

저녁 때 간만에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3번을 들었다.. 오전에 밖에 나갔다 오느라고 좀 피곤했는지 오후에 완전 뻗어서 꿀잠을 때렸는데.. 그리고 일어나서는 마치 먼가에 홀린 사람 모냥으로 이 판을 꺼내 들고 듣기 시작했던 것.. 머 왜 그랬는지는 모르겄다.. --;; 골 때리게도 켐프가 연주하는 쇼팽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라는 느낌은 들지만.. 그래도 이 소나타 3번은 계속 듣다 보면 켐프 할배께서 졸라 머찌게 연주하신다는 느낌이 든다.. 런던 모노 판인데 피아노 소리 역시 이 정도면 훌륭하게 잡혀 있는 것 같다.. 다만 껍닥이 한숨 나오지만 말이다.. --;; ㅅㅂ 미쿡 색히덜은 왜 이 모양일까.. -_-ㅋ

 

흔히들 조르쥬 상드가 쇼팽에게 끼친 해악에 대해서들 많이 떠드는데 사실 쇼팽은 상드와 노앙에 짱박혀서 여름을 지내는 동안이 그의 천재성이 만땅으로 차 올랐던 시기였다고 한다.. 피아노 소나타 2번과 3번, 환상곡, 환상 폴로네이즈 등의 걸작들이 이 시기였던 1839년에서 1846년 사이에 쏟아져 나왔다..

쇼팽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인 3번 소나타는 1844년에 작곡되었는데.. 난 2번은 너무 무거워서 별루 손이 안 가고 3번은 종종 듣고는 하는데.. 울 모친께서는 2번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2번이 작곡되고 5년이 흐른 뒤에 작곡된 셈인데 이 시기에 쇼팽은 창작력.. 그리고 상드와 함께 하는 행복감이 최고조에 올랐을 때였다고 한다.. 3번 소나타는 그의 마지막 시기에서 가장 영감이 가득찬 작품이자 그의 모든 시기를 통털어서 가장 최고의 걸작이라고 여져겨 왔다..

1악장은 상당히 복잡한 느낌으로 시작하는데 곧이어 나타나는 서정적인 두 번째 주제가 졸라 아름답다.. 이는 아마도 쇼팽의 모든 작품을 통털어서 가장 길면서 아름다운 멜로디일 것이라고 해설하는 잉간은 써 갈겨 놓았는데.. 나야 제일 긴 줄은 모르겠고..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동의하는 바이다.. --;;

2악장의 스케르쪼는 연주자의 비르투오시티를 나타낼 수 있는 아찔한 속도를 들려 준다.. 그런데 이게 듣다 보면 쇼팽이라는 양반의 대단함이 느껴지는데.. 어찌보면 양립할 수 없는 요소일 것 같은 오도방정과 우아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꼬락서니를 들려 준다는 것.. 그게 신기함..

3악장은 전형적인 쇼팽 식의 나른하면서 지루하기도 한.. 그러면서 어째 좀 먼가 불안한 듯한 그런 서정성이 흐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악장은 여태까지 쇼팽이 썼던 가장 심오한 음악을 들려 주고 있으며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창조하고 있다는데.. 딴 건 모르겠고.. 어찌 들으면 좀 심오하기도 한 것 같기도 안 한 것은 아닌데.. -_-ㅋ 사실 별루 취향에 잘 맞지는 않지만 먼가 껍닥으로 드러나는 반짝거림이 이쁘긴 하다..

4악장은 졸라 격렬한 달리기이다.. 이제까지의 지루함을 떨쳐버릴 듯한 화려한 용틀임을 보여 주는데 일대 장관을 이룬다.. 이 3번 소나타의 결말은 장조로 전조가 되면서 환희에 찬 듯한 마무리를 들려 주는데 2번의 마지막 악장에서 표현되고 있는 무덤 위를 부는 바람의 탄식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서 있는 결말을 보여준다..

 

나두 무슨 변퇴끼가 발동을 한 것인지 예전에 켐프가 연주한 쇼팽을 일부러 몇 장 샀었는데.. 이게 의외로 듣기가 좋더라.. 머랄까.. 늘상 듣는 그렇고 그런 잉간들에서 벗어난 신선한 느낌이랄까 머 그런 것이다.. 근데 이 판들이 전부 표지가 다 이 모양이라서 그게 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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