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그동안 써 오던 스펙트럴 프리를 잘 가는 수리점에다 처분해 달라고 넘기고 왔다.. 사실은 포노단에서 얼마전에 잠깐씩 왼쪽 채널에서 지직거리는 소리가 나길래 그거나 점검해 보구 그럴 생각이었는데.. 처분하겠다는 생각은 한 50% 정도였음.. 그동안 방에서 사용하던 인티 앰프인 미라를 일단은 쳐박아 놓구 거실에서 사용하다 이제는 멜로디와 PhD에 발려 버린 프리와 파워를 방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원래 방에서는 가능한 한 간단한 구성으로 오디오 신경 쓰지 말고 음악을 즐기자는 나름의 개똥 철학을 가지고 있었기 땜에 여기다 파워에 프리에 주렁주렁 해 놓는다는 것이 별로 맘에 내키지는 않았고.. 뭐.. 소리야 여전히 훌륭했지만.. 과연 간단한 시스템에 비해 그리 중뿔나게 잘나서 도저히 이 정도 아니면 못 듣겠는 정도까지는 아니어서 수리점에서 내칠 결심을 해 버리고 말았다.. 스펙트럴 프리를 첨 알게 된게 예전에 잘 가던 중고 오디오 가게였는데.. 거기서 ESL 57을 울려대던 그때 그 소리에 홀라당 빠져서.. 그 이후에 인터넷에서 만난 알고 보니 학교 선배였던 오디오 싸부께서 딥다 뽐뿌질을 하셨고.. 그래서리 DMC-5를 먼저 구했다 그 넘의 험이 뜨는 바람에 다시 반환.. 그리고 얼마 있다 DMC-6를 들이고는 무쟈게 뿌듯해 했었다.. 그래도 여전히 맘은 예전 그 오디오 가게에서 사용하던 DMC-10을 사용하고 싶었고.. 결국 4년전 쯤에 폭풍 바꿈질 하던 시절.. 운좋게 구하게 되었던 넘이 지금까정 사용했던 넘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소위 오디오질이라는 것을 하면서 항시 시스템.. 푸헐.. 무신 시스템까지나.. 젤루 듣기 싫은 말 중에 하나이긴 한데.. 암튼 간에 기계 뭉치들 중에서 중심을 차지하고 있던 넘이었고.. 제일 나에게 희로애락을 안겨 주었던 넘이 이 넘 아니었나 싶다.. 내가 천성 상 사용하던 물건을 그리 잘 바꾸지 못하는 타입이라.. 쉰내 나는 것들도 걍 끌어 안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넘은 하필 운이 다할려고 했는지 마침 방으로 가지고 들어오자 마자 말썽을 잠깐이나마 일으켰고.. 그게 이 넘 탓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결국 니 팔자는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서 방에서 들은 판.. 텔레만의 파리 4중주 10번, 11번, 12번이 실려 있는 판이다.. 결국 그동안 가지고 있던 스펙트럴 프리를 사용해서 듣게 된 마지막 판이었던 셈.. 역시나 소리는 좋고.. 거기다 잠깐 동안의 해프닝이었는지.. 멀쩡하게 잡소리 없이 잘 울려준다.. 짜슥이 팔려 나갈 위험을 감지했던 것인지.. 어쨌건 이 넘의 백조의 노래가 되고 말았다.. 텔레만은 언젠가도 그런 얘기를 했던 것 같지만.. 그가 살던 동시대에 광범위한 명성을 얻었던 몇 안되는 음악가였다.. 그러던 것이 바하의 음악에 대한 돌림병으로 인해 그에 대한 평가는 나락으로 떨어져 버렸다.. 테어도어 아도르노라는 작자는 바하와 그의 음악 사이에는 질적으로 비교 불가한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설레발을 떨었고.. 루드비히 피슈너라는 인간은 텔레만의 빛나는 캐리어는 오로지 그가 주변 상황에 잘 맞추는 능력.. 특히 그의 고용주들의 권위에 바짝 엎드리는 능력 덕에 그럴 수 있었다고까지 비하를 해댄다.. 개눔덜.. --; 텔레만은 대중적인 콘서트라는 것을 시작했고.. 음악가의 금전적인 안정성을 보장받기 위해 노력했으며.. 카피라이트를 위해 싸움박질을 한 최초의 음악가였다.. 이 판에 실려 있는 파리 4중주는 그의 커리어 있어서 거의 정점을 이루었던 1737년에서 38년 경에 함부르크에서 파리로 여행을 가서 첨으로 연주되었고.. 무지막지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전해진다.. 세 곡 모두 좋지만 특히 10번이 귀에 착착 감기는데.. 비올라 다 감바가 플룻과 대화를 하면서도 분위기를 주도해 나가는 것이 무쟈게 멋있다..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가심이 먹먹해지는 주제를 그야말로 무심하게 울려댄다.. 조르디 사발 슨상의 솜씨.. 플룻은 한스 마르틴 린데가 맡았다..
사족이지만.. 난 오디오 기기를 무신 사람처럼 취급해서 심지어는 지 애인처럼 여겨대는 꼴을 워낙 맘에 안 들어 하지만.. 그래도 한 4년 정도.. 나로서는 상당히 짧은 시간 동안 함께 했던 셈인데.. 스펙트럴이 울려 주던 비올라 다 감바의 그 가슴 시리던 소리가 지금 이 글을 뚜들기고 있자니 귀에 아련히 들려 오는 듯하다.. 암튼 간에.. 이젠 안녕..
아쉬운 김에 예전에 카트리지를 바꿀 당시 임피던스와 게인 조정을 위해 뚜껑을 땄을 때 박아 놓은 사진을 한 장 올린다.. 키스 존슨의 예술 같은 솜씨.. 내 싸부님 표현에 의하면 이 양반 왈.. 앰프의 진가를 모르는 촌 넘들.. 하구는 큰 소리를 치셨단다.. 근데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진이나 좀 잘 찍어 놓을 것을.. 사진을 보니 마치 짜부라져 있는 것처럼 나온데다.. 넘 어두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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