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의 계절이라는 가을은 이제 홀딱 지나가고 어느덧 겨울 초입이다.. 사실 그의 음악에 계절을 들먹거리는 짓은 느무느무 식상해서 좀 지겹다.. 그보다는 어딘가에서도 본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그의 음악은 밤의 음악이다.. 계절이 무슨 상관.. 그의 음악은 오밤중이라면 어느 계절이라도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요즘 같은 쌀쌀한 밤에 따뜻한 거실에서 그의 실내악들을 듣자면 온 몸이 노골노골 해지면서 정신적인 이완이 되는 느낌을 받곤 한다.. 사실 그러다 걍 쓰러져서 잠자기 딱 좋다.. --;
예전에 대딩 때 웬지 브람스의 음악은 있어 보였다.. 그래서리 브람스를 좋아한다는 것이 어쩐지 뽀대나는 것 같고.. 쇼팽 따위를 흑싸리 껍데기 마냥 여겼던.. 그야말로 왕유치뽕 시절.. 학교 음악 감상실의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흘러 나오던 음악.. 브람스의 현악 6중주.. 2악장이었다.. 그때까지 전혀 들어 보지 못했던.. 그리고 설마 브람스일거라고는 생각치 못했던.. 감정이 만땅으로 실린 유려한 선율의 흐름.. 엥.. 이런 브람스도 있었나.. 그의 음악은 짜장면 면빨 뽑듯 줄줄이 이어 나오는 것이 아니라 툭툭 끊어져서 조립이 되는 마치 레고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었는데 이런 음악도 있구나.. 싶었다.. 뭔지 모를 간절한 바램의 애절한 느낌이 팍팍 드는 선율의 흐름.. 뭘 그리 바랬을까..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아마도 그건 화중지병이었던 클라라에 대한 감정이 아니었을까.. 하구 내 멋대로 상상해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나중에 이 음악이 기가 막히게 사용된 영화를 보게 되었다.. 그래.. 바로 이거야.. 하구 무릎을 치게 만들었던.. 어쩌면 이렇게 이 2악장하구 딱 들어 맞는 느낌이 날까.. 했던 영화.. 루이 말의 연인들.. 바람난 유부녀의 일탈과 도피.. 뭐 그렇고 그런 내용이 아닐까 하다 좀 골 때리는 시츄에이숑.. 잘들 있거라.. 씨댕들아.. 내는 간다.. ㅋ 화면빨이 완전 주금이다.. 이 영화 만들었을 당시 감독이 20대 애송이였다고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거 참.. 맹랑한 인간일세.. 암튼 영화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하고.. 이 넘의 영화.. EBS에서 몇 번을 해 줬는데 그 때마다 녹화를 못하고.. DVD는 안 나오고 해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연초에 아마존에 뜬 것 보구 냉큼 주문했었다.. 얼마나 뿌듯하던지.. 무쟈게 좋아하는 영화다.. 암튼.. 그 영화에서 첨부터 끝까지 줄창나게 흐르던 음악.. 브람스의 현악 6중주 1번 2악장이다..
브람스가 최초로 작곡한 실내악이라던데.. 하여간에 이 양반 가오 잡는 것은 알아줘야 한다.. 걍 4중주를 할 것이지.. 비올라와 첼로를 한 대씩 추가하다니.. ㅋ 그래서리 뭔가 폼은 더 난다.. 대딩 때 듣고는 뻑가서 바로 샀던 판이다.. 베를린 필 8중주단의 연주..
내친 김에 음악과 딱 어울리는 로댕의 작품.. "The K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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