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하루에 3만이 나오네 4만이 나오네 하고는 있지만 요즘은 코로나보다 오히려 독감에 걸린 사람들이 더 후달려 하는 것 같고.. 해외 출장도 별 제약 없이 다닐 수 있게 되다 보니 이번 여름 휴가는 당근 이태리로 갈 생각이었는데.. 아버지 상태가 별로라 괜히 집떠나 멀리 있는 동안 무슨 일 생기면 안되겠기에 올 여름은 나가는 것을 걍 포기하구 말았다.. 코로나 때문에 못 나가다가 이제 좀 괜찮아지나 싶었는데 또 사정이 생겨서리 막상 휴가철이 되니깐 좀이 쑤시긴 하다.. 사실 이번 휴가 때는 팔레르모를 가려고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우던 참이었고 대충 동선을 어떻게 가져가야겠다고 졸라 짱구를 굴리던 와중이었는데.. 막상 계획을 접어버리구 나니깐 한편으로는 속이 편해지기도 한다는.. 암튼 그래서리 시칠리아는 내년에 가기루 하구.. 아쉬운 맘에 이태리를 여행하는 순례자를 그렸다는 음악이 실려 있는 판이나 한장 올린다.. 베를리오즈의 두번째 교향곡인 이탈리아의 해롤드인데 베를리오즈 전문이시라는 콜린 데이비스 경이 지휘하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실려 있는 판이다.. 비올라는 메뉴인 영감님이다.. 이 영감님에 대해서는 예전에 대딩 시절 이 순열 슨상님의 글에 너무 영향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데.. 어린 시절의 천재가 전쟁통을 겪으면서 어른이 되구 나서는 걍 평범해져 버리고 말았다는.. 그니깐 용으로 승천하지 못하고 걍 이무기에 머물게 되었다는 그런 구라빨을 워낙에 씨게 풀어 놓으셔서리 무의식적으로 어른이 된 후의 메뉴인 영감님 녹음은 피해 왔었는데 그래서리 이 판은 나한테 얼마 없는 이 영감님이 등장하는 판 중의 하나라 하겠다.. 그치만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겠냐.. 내가 무슨 그 정도의 미식가 급 심미안이라구 해야 되나.. 암튼 그런 귓구녕이나 이해력을 가진 것두 아니구.. 요즘은 그런 것들이 그저 그냥 분위기에 편승하는 치기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1963년 녹음인 것 같은데 EMI의 세미 서클 판이다.. 소리 좋다..
1834년에 완성된 이탈리아의 해롤드는 베를리오즈가 바이런의 시 차일드 해롤드에서 영감을 받아서 썼다고 하는 작품이긴 하지만 본인의 목적에 맞게 차일드 해롤드를 왜곡시켰다고 봐야한다.. 베를리오즈의 작품 속에서 바이런의 우울한 몽상가는 이태리의 시골을 떠돌게 되었고.. 작품의 각 악장에서 그의 존재는 비올라 독주로 나타난다.. 이 작품은 비올라 오블리가토가 있는 교향곡으로 작곡가 자신의 프로그램으로 구상되었는데.. 사실 바이런과의 유일한 연관성으로 따지자면 해롤드를 여행의 쥔공으로 채택한 것 뿐이라고 한다.. 그니깐 바이런의 시하고는 어떤 내용적이나 형식적인 측면에서의 연관성은 딱히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해롤드를 가리키는 비올라는 사실 이 작품에 얽힌 유명한 일화인 파가니니와 2만 프랑의 이야기를 불러 일으킨다.. 파가니니는 그가 새로 구입한 비올라를 위해 독주곡을 원했는데.. 이를 작곡할 수 있는 유일한 작곡가로서 베를리오즈를 꼽아서 곡을 의뢰했고.. 이에 베를리오즈가 비올라를 자신의 영웅을 의인화하기 위한 오블리가토 솔리스트로 사용하여 졸라 낭만적인 오케스트라 교향곡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치만 첫 악장을 받아본 파가니니가 이런 ㅅㅂ 비올라가 넘 놀구 있자나.. 비올라는 계속 연주 솜씨를 뿜뿜해야 한다규.. 그러면서 질알을 했다고 하는데 베를리오즈는 니야 떠들던 말던 걍 뚝심으로 암것두 변경하지 않은 채로 작업을 완료했단다.. 그래서 초연장에는 이 곡을 위촉했던 파가니니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나중에 1838년 12월 16일 공연에 파가니니는 지 아들과 나타나서리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서는 베를리오즈의 손에 무릎을 꿇고 입을 맞추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하여간 그넘으 주체할 수 없는 관종끼는.. ㅋ 담날에 베를리오즈 앞으로 2만 프랑이 도착했고 파가니니는 경의의 표시로 그 돈을 받아 달라고 간청했단다.. 이 시점에서 베를리오즈가 ㅅㅂ 이런 돈 따위는 필요없어.. 하면서 돌려 보냈음 졸라 간지가 폭발했겠지만 베를리오즈가 그 정도로 풍족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_-;; 암튼간에 평소에 짠돌이로 유명했던 파가니니가 갑자기 이런 거액을 내준 이유에 대해 당시에는 다양한 냉소적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사실 걍 순수한 감탄에 의한 것으로 보는게 가장 타당하다고 한다..
첫 악장은 산 위의 헤롤드, 두 번째 악장은 순례자의 행진, 세 번째 악장은 아브루치의 산 사람이 애인에게 보내는 세레나데, 네 번째 악장은 산적들의 주지육림과 같은 제목이 각 악장마다 붙어 있다.. 비올라는 파가니니가 졸라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했던 것도 이해가 갈 만큼 오케스트라를 압도하면서 나대지는 않는다.. 하긴 그랬으면 이 곡의 번지수가 협주곡으로 불리는 것이 맞았을테니.. 그치만 적어도 이 교향곡에서만큼은 비올라의 역할이 다른 모든 오케스트라의 악기들을 제치고 대빵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라 하겠다.. 비올라는 네 악장 동안 계속해서 자신의 주제를 변주해 나가는데 인상적인 것은 3악장과 4악장이다.. 3악장은 그야말로 낭만주의자로서 베를리오즈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악장으로 재기발랄한 귀여움과 소박한 아름다움이 잘 버무려져 있다.. 이 악장은 정말 한 번 들음 그 사랑스러운 멜로디가 머리를 떠나지 않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4악장은 앞의 악장들을 회상하는 듯한 형태에서 베토벤의 9번 교향곡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발표 당시부터 있었다고 한다.. 이 악장에 대한 베를리오즈 자신의 설명을 옮겨 보자면.. 이 난장판은 포도주, 피, 기쁨, 분노의 여러 도취가 뒤섞인 곳, 리듬이 비틀거리다가 미친듯이 달려가는 곳, 금관악기가 저주를 토해내듯 대답하는 곳.. 이라고 묘사했다 한다.. 근데 사실 듣다 보면 머 그리 난장스럽지도 않고 개판 오분전 같은 광란의 느낌은 별로 안 든다.. 걍 듣기 좋은.. 평범하게 격정적인 악장이랄까.. 머 그렇다.. -_-;;
연결시키는 링크는 가디너 경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22년 2월 연주다.. 앙뜨완느 타메스티의 비올라 협연인데.. 마치 해롤드의 순례를 보여주는 것처럼 첨에 오케스트라의 왼쪽 끝에서 등장하더니 점점 중앙으로 진출하고 급기야는 오케스트라 곳곳을 돌아다니는 순례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더불어서 4악장에는 현악 주자들도 마구 일어나서 연주하구.. 졸라 우끼는 연출이 아닐수 읍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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