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반

베버.. 마탄의 사수..

by rickas 2020. 3. 29.



며칠 전에 어느 사이트 게시판을 보다 보니깐 외국에서 이번 코로나로 인해 집에 짱박혀서 있게 된 잉간들이 집 안에서 오만가지 놀이를 생각해서 마치 바깥에서 하는 활동처럼 놀면서 사진을 찍은 것들을 올려 놓았더라.. 식탁 의자에 인형들을 쭉 앉혀 놓구 앞에다 맥주 한 캔씩을 올려 놓은 다음 칭구들이랑 맥주 파티.. 라구 해서 올려 놓은 잉간도 있구.. 화장실 욕조 위의 봉을 붙잡구서는 이어폰 꽂구 폰 보면서 마치 지하철에 있는 것처럼 사진을 찍은 잉간두 있구.. 하여간에 집 안에 짱박히다 보니 벼라별 똘끼 충만한 행동들이 나오는 듯하다.. 머 나야 그러구 놀 나이는 아니구.. 휴일에는 걍 음악이나 이것저것 꺼내서 듣구 있는 중인데 오늘은 오랜만에 오페라나 들을 생각에.. 시간 때우기 좋으니깐.. -_-;; 뭘 들을까 하다 들어본지도 오래 되었구 그래서리 배버의 마탄의 사수를 들었다.. 제일 흔해 빠진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판은 좀 식상하구.. 그 다음으로 흔해 빠진 카일베르트의 판두 걸르구.. 그랬더니 남는게 요훔이 연주한 판이라 간만에 이 판을 꺼내 들었다.. 이 판두 1959년 12월 녹음이니 그야말로 고리짝적 연주이긴 한데.. 그 시대에 걸맞는 화려한 배역진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아가테로 이름가르트 제프리트가 등장하는데 걍 내 갠적인 취향으로는 카일베르트의 그뤼머보다 이 쪽이 더 좋다.. 그뤼머보다 좋게 말하면 조금은 더 가볍구 기름기가 빠져 있는 담백한 느낌이고 나쁜게 말하면 좀 덜 귀족적인 느낌인데 암튼 이런 것들 모두가 내 귓구녕에 호감이 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엔헨 역의 리타 슈트라이히야 뭐 말할 것두 없구.. 특히나 제프리트의 목소리와는 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 둘 간의 조화가 더 잘 이루어지는 듯하다.. 오토카 역의 베흐터나 카스파르 역의 쿠르트 뵈메 등등.. 특히 쿠르트 뵈메의 카스파르는 ㅅㅂ 목소리만 들어도 이 새끼는 진짜 나쁜 새끼라는 느낌이 팍 들게 연기를 한다.. -_-ㅋ 암튼간에 이 판에는 당시 한 칼 하는 양반들이 줄줄이 모여 있다.. 3막의 처음에 생략된 부분도 있고.. 이 넘으 판이 족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나중에 찍어댄 싸구려 판인 탓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녹음두 별루구 해서 이래저래 핸디캡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손이 가는 것은 오로지 제프리트와 슈트라이히 때문이 아닐까 싶다.. -_-;;


베버의 마탄의 사수는 당시 독일 오페라의 창조라는 측면에서 졸라 벼락같은 충격을 가져왔다고 한다.. 당시 독일에서의 오페라라는 장르는 외국의 막강한 빠와에 의해 좌우되는 그런 분야였다.. 일례로 1813년부터 프라하의 독일 극장에서 오페라 감독을 했던 베버였건만.. 올렸던 오페라 작품들은 주로 전통적인 형태의 이태리나 불란서 제품.. 즉 스폰티니, 케루비니, 브왈디에, 살리에리, 슈포어 그리고 모짜르트의 작품이었다고 한다.. 사실 베버가 1817년 드레스덴의 독일 궁정 오페라의 짱으로 부임하여 카펠마이스터의 타이틀을 얻게 된 것도 그의 이탈리안 라이벌이었던 모를라치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얻어낸 결과였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가 1821년 6월 18일 베를린의 샤우스필하우스에서 처음 공연 되었을 때 역시 스폰티니의 올림피아와 경쟁을 해야만 했다.. 이렇듯 당시 독일 오페라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이태리나 불란서 스타일에 비해 정말 보잘 것 없는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물론 베버 이전의 선구적인 작품이 있기는 했지만.. 예를 들어 베토벤의 피델리오나 모짜르트의 마술피리를 거론할 수 있겠지만.. 솔까말.. 피델리오는 그 근본이 불란서의 구원 오페라라고 해야 하나.. 구출 오페라라고 해야 하나.. -_-;; 암튼 Rescue Opera 에서 나온 것이고.. 마술피리는 오페라 세리아와 부파 그리고 비엔나 스탈의 음악적 코메디에 이르는 요소들이 짬뽕이 되어 있는 작품이다.. 그니깐 베버의 마탄의 사수야말로 당시의 관심사였던 마법과 동화 그리고 자연과 인간을 낭만주의의 기치 아래 버무려낸 선구자적인 작품이자 진정한 독일 오페라의 신호탄이라고 하겠다.. 머 내용이야 졸라 많이 언급되어 온 만큼 내가 여기서 또 중언부언 하기는 그렇고.. 끝에서 결국 결혼 사기꾼이자 취업 사기꾼이었던 쥔공을 은둔자의 중재에 의해 용서하고 기회를 주는 꼬라지를 보자면.. 졸라 어디 듣보잡 대학의 표창장 하나 위조했다구 온 집안을 풍지박산 내버리는.. 그 정도로 추상같은 정의가 살아 숨쉬는 울나라에서는 절대 네버 결단코 있을 수가 없는 일이기에 이 오페라를 들으면서도 어째 좀 위화감이 든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머 그렇다.. -_-ㅋ


걸어 놓는 링크는 오늘 올린 판이 그러한 고로 모두 고리짝적 연주들이다.. 우선 서곡은 이 연주를 들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 곡을 듣고 나서 어케 하면 제일 피곤함을 느낄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춘 듯한 연주.. -_-;; 푸르트뱅글러 슨상님과 베를린 필의 1944년 실황 연주 되겠다.. 다음은 아가테의 아리아.. 가만히 가만히 경건한 마음으로.. 제프리트의 노래로 이 판에 실려 있는 연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슈트라이히를 빼먹기는 섭하니.. 엔헨의 아리아.. 오세요 아늑한 숲을 지나서.. 를 연짱으로 올린다..





'음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카를라티.. 스타바트 마테르..  (0) 2020.04.19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21번..  (0) 2020.04.05
젤렌카.. 젤렌카의 초상..  (0) 2020.03.28
이탈리안 소나타..  (0) 2020.03.21
하이 바로크 시대의 춤곡..  (0) 2020.03.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