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클렘페러 영감님 생일이다.. 내가 이 영감님을 머 졸라 각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태여 이 영감님 생일을 챙겨 주는 것은 딴게 아니라 이날이 내 생일하구 겹치기 때문인 것.. -_-ㅋ 하여간 5월 14일만 되면 기왕이면 이 영감님이 연주한 판을 골라서 듣곤 했는데.. 오늘은 그가 남긴 브람스의 교향곡 중에서 내 생각에는 가장 멋지게 연주했다는 생각이 드는 2번 교향곡의 판을 올린다..
브람스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첫 번째 교향곡을 구상해서 1876년 가을에 작곡을 마쳐 그 해 11월 4일에 초연되기까지 거의 20여년이 걸렸는데.. 그 사이에 다른 교향곡을 작곡하는데 놀구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즉, 거의 14개월 후인 1878년 12월 30일 그의 두 번째 교향곡이 리히터의 지휘로 초연된 것이다.. 그의 첫 번째 교향곡이 어둡고 비극적이며 음악적으로 극한까지 밀어붙였던 바.. 이에 따라 그의 숭배자들은 이 곡이 심각성과 집중력을 무쟈게 요구하는 것으로 간주했는데 따라서 그의 두 번째 교향곡에 대해서도 많은 루머와 추측이 난무했다고 한다.. 과연 그의 두 번째 교향곡 역시 이러한 경향을 나타낼 것인가.. 아마도 브람스의 친구였던 엘리자벳 폰 헤르조겐베르그가 가장 호기심을 가졌던 듯하고 그래서리 그에게 곡의 성격에 대한 낚시성 편지를 보내게 된다.. 브람스가 답장을 썼는데.. 당신은 그저 피아노 앞에 앉아서 작은 발을 페달 위에 교대로 올리면서 F 마이너 코드를 연속해서 몇 번 치기만 하면 됩니다.. 첨에는 트레블.. 다음엔 베이스.. 당신은 그러면서 내 최근작으로부터 점차적으로 생생히 느껴지는 인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라고 썼다.. 이어지는 편지에서 그는 이 교향곡을 F 마이너로 언급하고 있으며 심지어 초연되기 하루 전인 12월 29일에조차 오케스트라는 이 곡의 만가적인 성격 때문에 그들의 소매에 검은 크레이프를 대고 연주할 것입니다.. 또한 이 곡은 검은 테두리를 둘러 출판될 것입니다.. 라고 언급했다.. 머 나름대로 연막을 치자구 했던 것으로 이해하구 싶다만.. 휴~ 이것두 유머라구.. 어째 좀 애잔하다.. -_-ㅋ 보통 졸라 우끼지도 않는 유머를 구사하는 잉간들의 특징이 지가 그런 유머를 쓰면 남들이 우낄거라구 착각들을 하는데 실은 조또 짜증만 불러 일으킨다는 것.. 불론 브람스 슨상님이 그런 유머를 구사함으로써 주변인들에게 악영향을 미쳤을 거라구 생각은 안 하지만.. 걍 요즘 기준으로 보자면 꽤나 썰렁하다는 얘기징.. 암튼간에 실제로 곡은 D 메이저였고.. 그의 교향곡 작품들 중에서 가장 밝고 젠틀하면서 손쉬운 접근을 할 수 있는 곡이었다는 것.. 소위 브람스의 전원 교향곡으로 불린다..
곡은 전반적으로 밝은 느낌이 지배적인데.. 그래도 우리으 브람스 슨상님께서 걍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양반인지라 밝음과 어두움.. 무거움과 가벼움.. 내성적인 면과 외향적인 면이 동시에 표출되는 이중성을 제공해 주신다.. 다만 그의 다른 교향곡들에서 느낄 수 있는 극도의 긴장과 압박감이 이 교향곡에서는 다소 이완된 듯한 상대적인 경쾌함을 들려주고 있어서 무척이나 듣기가 편하다.. 1악장의 가심이 먹먹해지는 선율 라인은 역시 브람스 특유의 것이고.. 3악장에서 살짝 나타나는 똘끼 역시 그의 특유의 익살이라고 해두자.. 무엇보담도 압권은 4악장인데.. 이를 클렘페러 영감님이 졸라 머찌게 클라이막스로 치닫는 몰입의 장관을 들려주신다.. 특히 그의 약간은 무거운 듯한 발걸음이 이 4악장에서는 별로 느껴지지 않고 오케스트라의 모든 파트가 일사불란하게 휘몰아치는 듯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딱 좋은 연주이다.. 암튼간에 멋진 연주를 들려 주신 클렘페러 영감님 생일 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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