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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퍼셀 시대의 런던..

by rickas 2012. 5. 13.

 

 

어제는 아침에 쳄발로 소리 타령을 했지만서도.. 오늘은 트럼펫으로 갔다.. 머 이소리도 휴일 아침에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닌 듯.. 사실 곡만 좋다면야 먼들 안 좋겠냐마는.. 내츄럴 트럼펫 소리가 아주 매력적인.. 곡은 더더욱 매력적인 판을 한 장 올린다.. 디게 좋아하는 판 중의 하나인데.. 찰스 2세부터 앤 여왕 시대에 이르는 잉글랜드의 콘소트 음악을 담은 판이다.. 퍼셀하구 몇몇을 제외하면 어떤 양반들은 완존 듣보잡에 가까운 작곡가들의 작품이 실려 있다.. 원래 그리 알려지지도 않았고 기대두 별루인 곡들을 듣다 보면 그 안에서도 보석처럼 때깔이 빛나는 곡들을 찾아서 올~ㅋ~ 할때가 있는데 바로 이 판에 실려 있는 곡들이 대개 그런 편이다..

 

1660년 찰스 2세의 복귀로부터 1714년 앤 여왕의 죽음에 이르는 50여년 동안 잉글랜드는 급작스럽게 강대국으로 등장하게 된다.. 이 시기에 동쪽으로 향하는 해상 무역로의 확보와 브리티쉬 왕조의 확립을 통해 런던은 졸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산층이 드글대는 상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이러한 환경이다 보니 당연히 아트와 아티스트들도 늘어나게 되었는데.. 당시 퍼셀이야말로 영국인으로서는 예외적으로.. --;; 타고난 재능을 지닌 영국 작곡가의 리더였고.. 런던은 전 유럽의 비르투오조들이 모여 드는 곳이 되었다.. 당시 많은 재능 있는 작곡가들 역시 런던으로 건너 왔는데 이들은 대륙의 양식을 소개하면서 영국 음악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점차로 사람들은 개인적인 연주회보다는 대중들을 상대로 하는 연주회 방식에 익숙해지게 된다.. 특히 소나타 양식이 유행하게 되는데 이는 복잡하면서 내성적인 양식.. 퍼셀이 이태리 양식과 영국 양식으로부터 이끌어낸 트리오 소나타의 형식이 아니라 좀 더 외향적이고 화려한 독일로부터 유래한 형태의 소나타였다.. 이러한 소나타들은 졸라 기교적인 비르투오조 패시지를 통해 청중의 찬양과 흥분을 유도해 냈고..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악장 내에서 템포 및 분위기의 대비를 두면서 야릇한 소노리티를 제공함으로써 당시 청중들의 귓구녕을 꽤나 간지럽혔다고 한다.. 특히 17세기 후반부의 몇 년간은 관악기가 등장하는 곡들이 갑작스레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퍼셀의 경우는 극음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는데 이는 그의 후계자였던 윌리엄 크로포트에게 영향을 미쳤다.. 비록 이 양식들이 프랑스의 륄리 스타일을 들여온 것이기는 했어도 극음악 중에 영국 전통의 소박한 멜로디나 불협화음 등을 집어 넣기도 했고.. 이런 식으로 당시 대륙에서 건너온 작곡가들은 영국 전통을 접목하는 작업을 열심히 했다고 한다.. 암튼 당시 런던은 음악의 용광로 구실을 했고 퍼셀 이외에도 기억되어야 할 당대의 작곡가들이 존재했었다는 것.. 그게 이 판의 핵심이 되겠다..

 

첫 곡은 고드프리 켈러라는 독일 하프시코드 주자의 작품.. 이 판의 성격을 제일 잘 나타내 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은 무쟈게 매력적인 곡.. 트럼펫 소나타인데.. 트럼펫이 등장하고 두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비올론, 오르간이 연주하는 전형적인 당시의 양식이다.. 켈러는 1695년 이전에 런던으로 건너 왔는데 1704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의 독일인 동료들과 함께 콘티누오 그룹을 만들어서 대중 콘서트를 열심히 열었다고 한다..그의 6곡의 소나타는 1699년에 후일 앤 여왕으로 즉위하는 덴마크의 앤 공주님께.. ㅅㅂ 요즘 들어서 왠지 공주는 꼭 님자를 붙여야 할 것 같음.. -_-ㅋ 헌정되었고 아마도 유명한 트럼펫터였던 존 쇼어가 속해 있는 그녀의 실내악단을 위해 작곡되었던 것으로 보인단다.. 이 중 첫 번째 곡이 이 판에 실려 있는데 독일적 양식과 영국적인 양식이 짬뽕이 되어 있는 형태를 보여 준다고 하는데.. 일단 내츄럴 트럼펫 소리가 아주 죽여준다.. 졸라 달콤하면서 기분 좋은 멜로디와 트럼펫의 기교적인 표현이 조화를 잘 이루는 곡인데.. 당대의 잉간들은 이런 스탈의 곡을 무척이나 좋아했나 보다.. 머 어떻게 생각하면 그리 심각하지 않은 그저 가볍게 듣고 일회용으로 즐길만한 곡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음악이라는 것이 머 반드시 마빡에 석 삼자를 그려가면서 대구리 터지게 쌈박질하듯 들을 필요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 나름 훌륭한 음악이 될 수도 있겠다..

두 번째 곡은 그나마 좀 알려진 니콜라 마테이스의 작품인데.. 그는 나폴리에서 태어났고 1670년대 초 런던으로 건너와서 바이올린 비르투오조로서 이름을 날리게 된다.. 3대의 바이올린과 베이스 비올, 비올론, 하프시코드가 연주하는 곡인데 단조의 곡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이태리 잉간의 특성 상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상당한 감정의 진폭이 느껴지는 멋진 곡이다..

이 외에도 발자르, 블로우, 에클스, 크로프트 등의 곡과 마지막으로 퍼셀의 트럼펫 소품이 실려 있는데 전반적으로 곡의 분위기는 다 고만고만하다.. 걍 가볍게 그리고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곡들이다.. 특히 두 번째 면의 첫 곡인 소나타는 작자 미상인데 중간의 그라베에서 후반부의 가보트와 지그로 이어지는 뽄새가 범상치 않게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곡은 옥스포드 음악 학교 컬렉션 중 1700년 근처의 이태리와 영국 작품들이 섞여 있는 필사본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곡이 이태리에서 쓰여진 것인지 아니면 잉글랜드에서 쓰여진 것인지는 불확실하나 아마도 작곡자는 이태리 잉간이었던 듯하고 일급의 작곡 솜씨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당대의 유명한 작곡가였던 코렐리나 토렐리 또는 일레산드로 스카를라티와는 다른 양식을 나타낸다고 한다..

 

연주는 팔리 오브 인스트루먼트라는 단체가 맡고 있는데 이 단체는 1979년에 17세기의 잊혀진 레파토리들을 대중들에게 전해줄 목적으로 로이 굿맨과 피터 홀먼이 창설하였다.. 이 단체의 이름은 1676년 영국 런던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존 배니스터에 의해 열렸던 가장 오래된  대중 콘서트의 명칭에서 따왔다고 한다.. 하이페리언의 훌륭한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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