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더위가 한풀 꺾여가는 느낌이다..
아침 저녁으로는 꽤 선선한게 역시 세월은 흐르게 마련인가 보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던 닭머리와 막상막하 ㅂㅅ의 말씀도 있었지만 어쨌건 간에 순리를 거스르지는 못하는 법.. 계절은 이렇게 또 바뀌어 가는가보다.. 이래저래 여러 일이 겹치면서 가뜩이나 정신 없는 한 주가 지나가고 있는 중인데.. 그나마 오늘은 좀 일찍 들어온 김에 풍악이나 울려 볼까 하다가.. 지난 주말에 두드릴려다 만 판이 생각 나서 오늘 그 작업을 마저 하려고 컴을 키고 이곳을 기어 들어왔다..
내가 가지고 있는 많지 않은 소위 와이드 밴드 판 중에서도 유별시리 소리가 좋게 느껴지는 판..
아당의 지젤 모음곡을 쟝 마르티농이 파리 콘서바토리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런던 판이다.. 특유의 번쩍거리는 금관과 스피커 밖으로 넘실거리며 기어 나올 듯한 현의 울림.. 듣다 보면 연주고 뭐고를 떠나서 그저 그냥 소리만으로 충분히 즐길 만한 그런 판이다.. 지젤을 처음 듣게 된 판은 아마도 예전에 서울음반에서 라이센스로 찍어냈던 볼쇼이 오페라 발레단의 연주였던 것 같은데.. 소리야 뭐 헬 수준이었다고 해도 지젤이라는 곡을 좋아하게 만들어 준 계기를 제공한 판이었다.. 내용이야 뻔할 뻔자 죽은 뇬만 불쌍하다는 얘기고.. 이뇬이 구신이 되어서도 지가 좋아하던 남자한테 복수를 안하고 오히려 구신들한테서 구해 준다는데.. 사실 졸 어처구니 엄씨 불쌍한 넘은 힐라리온.. 지 혼자 짝사랑하구.. 질투하고.. 그러다 얼떨결에 구신들한테 끌려가서 죽고 마는.. 따지고 보면 얘가 뭔 죄? 주길 넘은 알브레히트건만 세상은 불공평한 법.. 사랑의 힘 덕에 살아 났다고는 해도 이 자슥은 죄질이 안 좋음..
DVD로 본 지젤 중에 젤로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지젤을 보여 준 발레리나는 카를라 프라치였다..
뭐 60년대 후반 필름이고 영화처럼 찍어댄 덕에 발레라는 느낌이 좀 반감된 아쉬움도 있고 화질도 그리 선명함은 없지만서도 프라치는 이를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지젤을 보여준다.. 언젠가 어느 사이트에서 이 DVD의 상품평을 보니 어느 양반이 화질도 후지고 열라 구리다고 하소연을 했길래 어이구 이 양반아 이게 60년대 필름임.. 도대체 머리는 헤딩하라고 달아논 거임.. 허구 혀를 끌끌 찼던 기억이 난다.. 마치 예전에 바로크 레코드에서 어느 인간이 푸르트뱅글러가 지휘한 무슨 판이던가를 도로 가져와서는 이 넘의 판 소리가 넘 후졌다고 다른 판으로 바꿔 달라고 떼를 쓰던 그때의 어처구니 상실의 기억과 겹쳐지는 느낌..
와이프랑 연애질 하던 시절.. 젤 첨으로 같이 보러 갔던 발레가 지젤이었던 것 같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이었을텐데.. 제일 좋아하는 발레임에도 그 이후에는 지젤을 실 공연을 보러 가지 못했던 아쉬움이 남는다.. 머 그게 다 그넘으 DVD 탓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건 이래저래 여유가 없긴 없어진 듯.. 김주원 씨의 지젤을 한 번 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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