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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마리아 칼라스.. 예술과 사랑..

by rickas 2008. 5. 10.

 

 

 

마리아 칼라스의 목소리를 처음 들어보게 된건 내가 꽤 나이를 먹은 후였다.. 그녀가 소속되어 있던 EMI 음반을 그 개떡같던 오아시스 레코드에서 라이센스로 찍어내질 않았던 통에 나중에 음반 수입이 자유화 되고 나서야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학원 때 였던 것 같다..집사람이랑 연애질 할때였는데.. 자기네 학교 앞에 있는 판가게에 수입판을 떨이처분하고 있다해서 같이 갔었다.. 가 보니 EMI 수입판 신품을 처분하고 있었는데.. 갖고 싶던 판들이 몇개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 건진게 마리아 칼라스.. 그녀의 전형적인 오페라 아리아들을 모아 놓은 이 판이었다.. 

 

그리 이쁜 목소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별히 기품이 좔좔 흐르는 고급스런 목소리 같지도 않고.. 그런데 희한한건 사람 가슴을 잡아 흔든다는 것.. 그녀의 목소리.. 정말 묘하다.. 이 판에서 제일 감동 먹었던 곡.. 노르마의 정결한 여신.. 그때만 해도 고딩 때 보았던 음악동아에서 그녀의 노르마를 하도 극찬을 해놨길래 어떻게든 그녀의 노르마를 구하고 싶었는데.. 구하진 못해서 대신 이 판으로 정결한 여신만 들으면서 아쉬움을 달래곤 했었다.. 물론 나중에 인터넷 덕에 미국에다 중고판 오더해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세상이 왔지만 그때만 해도 나한텐 꽤 소중한 판 중에 하나였다.. 한참 후에 DVD가 세상에 쏟아져 나오면서

그녀의 연주 DVD를 이것저것 사서 보았는데.. 아아.. 여신의 기품이란게 저런거구나 싶었다.. 제길.. 어쩜 저렇게 거만하고 도도하게 무대를 휘어잡을 수 있을까.. 감탄에 감탄을 연발했었다.. 옛날 첨 데뷔할때만 해도 엄청 돼지였었다던데.. 언젠가 사진에서 보았는데.. 꽤나 거대한것 같았다.. 암튼 믿거나 말거나지만 로마의 휴일에 나오던 오드리 헵번을 보군 쇼크 먹구 살벌한 감량을 했다고.. 엄청난 의지가 아닐수 없다.. 어디선가 보니 그녀의 첫무대에서 관객들이 연주가

끝난 후 꽃을 던진게 아니라 파슬리하구 무슨 채소 같은 것들을 던지면서 야유했는데.. 정작 그녀는 눈이 나빠서 그게 뭐였는지 잘 몰랐다고 한다.. 하여간 그녀의 나쁜 눈은 무대 위에서 정확히 어디를 응시하지 못하고 허공을 그윽하게 쳐다보는 장면을 자주 보였기 땜에.. 그게 오히려 관객들을 더 뿅가게 했었다는..

 

칼라스가 그리스 여인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를 보면 큼직큼직한 눈 코 입이 같은 그리스 여배우 멜리나 메르쿠리를 떠오르게 한다.. 페드라에서 정말 인상깊게 보았던 그녀.. 그리스에서 군사 독재가 한창일때 그녀가 칼라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칼라스가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다.. 자기는 정치에는 관심 없다고.. 그래서 나중에 그녀가 칼라스를 열라 씹어 댔다고.. 아무튼 메르쿠리 대단한 배우.. 나중에 그리스 문화부인지 뭔지 장관까지 했는데 독재에 항거했던 집안 내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개념 탑재가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칼라스에게 비호감을 가질수도 없는 일.. 그녀야.. 그야말로 그냥 여자였을 뿐이었던 것 같다.. 여자라서 정치에 관심없다는게 아니고 그냥 한 인간으로서 자신과 바로 그 주변에만 관심이 있었던거 아닐까.. 그저 그 당시 군부 독재에 나대면서 완장질 안 한것만 해도 그걸로 족한거 아니겠나 싶다.. 하긴 요즘 세상에도 회장님댁 아들 내미가 완장차구 오만 지랄염병을 떨어대는 꼴도 있더만..

 

얘기가 삼천포로 빠져 버렸는데.. 마리아 칼라스..

제발 제2의 칼라스니 디바니 하면서.. 개나 걸이나 띄워주지 말았음 한다.. 디바는 그녀 하나로 족하다.. 물론 이건 나만의 개똥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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