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울집에 있던 유일한 프로코피에프의 판이 그의 교향곡 1번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이상한 것이 당시만 해도 나는 콩사탕이 시러요~~ 이카면서 멸공에 승공을 부르짖던 시절이라.. 하긴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긴 하다만.. 감히 콩사탕 나라 작곡가의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엄두를 내지 못할 일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근데 왠일로 프로코피에프가 있었는지 의문.. 암만 생각해두 이게 그런 규제가 풀리구 나서 생긴 판 같지가 않은데.. 머 내가 굳이 입장 곤란하게 울 부친으 사상을 검증할라구 할 수는 없는 노릇이구.. --;; 머 지 아부지가 비록 남로당원이었어두 자식은 자유민주 체제 수호의 첨병이 될 수 있는 것 아니겄냐.. -_-ㅋ 암튼 각설하구.. 내가 원래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 반응이 천성적으로 있는 편인데.. 이 양반의 교향곡은 고전적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길래 어디 한 번 들어볼까 하구 들어 보았다가 걍 시큰둥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이 양반의 교향곡 1번을 다시 듣게 된 건 그의 교향곡 5번을 좋게 들었던 대딩 시절 이후였던 것 같다.. 사실 그의 교향곡 5번두 1900년대 들어서의 음악은 잘 듣지 않는 내 특성 상 좀 특이한 케이스 중의 하나였던 셈.. 근데 희한하게도 그의 5번 교향곡은 쇼스타코비치의 5번과 더불어 간혹 가다 큰 거부 반응 없이 듣는 곡이 되었고.. 그러다 보니 프로코피에프의 몇몇 곡들을 간혹 듣게 되면서 거기에 1번 교향곡도 끼게 되었던 것.. 근데 듣다 보니 이 곡도 나름 매력적이더라.. 사실 오늘 하두 태풍이다 머다 하면서 바깥에 바람 소리가 질알 맞길래 먼가 좀 강력하면서도 어수선한 곡을 들어 볼까 하다 프로코피에프의 5번이 생각 났는데.. 요즘 판을 너무 되는대로 꽂아 놨더니 찾기가 어렵더라.. 젠장.. 이러니깐 판이 마치 드럽게 많은 것 같다만 그건 아닌데.. 암튼 찾다가 귀찮아서 꿩 대신 닭이라구.. 원래 의도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 걍 그의 1번을 올려 놓구 들었다..
프로코피에프가 그의 나이 61세였던 1953년 모스크바에서 세상을 떠났을 때 음악계는 스트라빈스키가 이르기를 자신의 개성을 즉각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는 매우 드문 재능을 가진.. 그런 빛나는 재능을 가진 인재 중 하나를 잃어버린 셈이었다.. 뉴욕 타임즈의 해롤드 숀버그는 당시에 "이 러시아로부터 온 자연 그대로인 인간의 개성에는 시대를 즉각적으로 감동시키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사람들은 그의 음악을 경멸할 수도 있고.. 증오할 수도 있고.. 또한 심지어 조롱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음악을 완전히 떨쳐 내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라고 했단다.. 머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이 만득이 구신이냐.. -_-ㅋ 잘은 모르겠지만 그의 특이하고 독특하면서도 이래저래 얽혀 있는 듯한 음악의 성격을 얘기한 것이 아닐까 싶다..
프로코피에프는 타고 났음을 의심할 바 없는 비꼬기 좋아하는 재주와는 별개로 그의 많은 작품에서 고전적 요소와 현대적 요소를 대담하게 결합시킨 작곡가로 널리 인정받는다.. 교향곡으로는 첫 번째였던 그의 이 고전적이란 제목이 붙은 교향곡 역시 그런 시도의 결과물 중 하나일 것이다.. 이 교향곡은 러시아 혁명의 해였던 1917년 그의 나이 스물 여섯살 되던 해에 완성되었다.. 초연은 이듬해 4월 21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니깐 당시 페트로그라드에서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이 보석 같고 활기찬 곡은 이 곡이 작곡될 당시의 혁명적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도 하겠는데.. 이는 프로코피에프 자신이 고전적 형식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닌 이에 대한 새로운 갱신을 원했던 것에 기인하기도 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프로코피에프는 모짜르트나 하이든이 우리 시대에 살았다면 작곡했을 법한 그런 곡을 쓰고자 했단다.. 그럼 자기가 모짜르트나 하이든 급이라는 얘기임?? 머 아무렴 어떠냐.. 걍 눈감아 준다 치고.. 곡 자체는 정말 매력적이긴 하다.. 길이는 드럽게 짧은데.. 각 악장에 대한 충분한 느낌을 곱씹기도 전에 전 곡이 끝날 정도이니.. ㅋ 하여간 통통 튀는.. 그러면서 먼가 좀 부담 없이 독특한 느낌을 느껴볼라치면 이 양반의 교향곡 1번.. 딱이다..
연주는 오먼디가 지휘하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컬럼비아 투 아이 판인데 역시 소리는 좀 거친 느낌이 들지만 꽤 괜찮다.. 자켓은 정말.. 딱 됐고.. --;;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호사스런 소리를 느끼기에는 1번 교향곡 보다는 이 판에 함께 실려 있는 3개의 오렌지를 위한 사랑 모음곡이 더 좋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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