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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6번..

by rickas 2012. 8. 14.

 

 

날씨가 드뎌 좀 선선해졌다..머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는 모르겠다만.. 설마 8월초의 질알염병을 또다시 반복하지는 않겠지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본다.. 솔직히 아침 저녁으로만 좀 션해도 살만할텐데 말이다.. 하두 더운데다가 딴 짓을 주로 하다 보니.. 하긴 딴 짓이래야 그저 책이나 읽구 겜이나 하는게 다지만.. LP 같이 손이 가는 음악은 잘 안 듣게 되더라.. 하다 못해 멀티태스킹이라도 되어야 그나마 좀 들어줄텐데.. 그럴 정성도 없어져 버리던데.. 그나마 요 며칠 사이에 좀 션한 바람이 불어대니 실실 다시 LP를 꺼내 듣게 되는 듯.. 그러다 간만에 꺼내서 들은 판을 올려본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6번.. 펄만과 아쉬케나지의 연주다..

사실 베토벤의 음악 중에서도 듣다 보면 상당히 오글거리는 느낌이 드는 곡들이 은근히 있다는 생각인데.. 그저 그냥 이 양반의 졸라 전투적인 면만을 생각해 보면 좀 의외이기도 하지만.. 머 사람이 어케 밥만 머구 살 수 있겠냐.. 빵두 먹구.. 술두 먹구.. 고기두 묵어야쥐.. --;; 하여간 그런 손발이 오글거리는 느낌이 드는 곡 중의 하나가 지금 올리는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6번이다.. 듣다 보면 1악장의 바이올린으로 제시되는 주제가 무쟈게 이쁘다.. 주제가 발전이 되가는 과정도 그답지 않은 이쁜 모습을 보여 주시고.. -_-ㅋ 이를 피아노가 받아서 연주하는데에 이르면 정말 손이 오글거리는 느낌이 든다.. 2악장은 마치 밤의 고요 속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연인처럼 속삭이는 듯한 모습을 들려준다.. 이런걸 유식한 말로는 서정성이라고 하던가.. 머 잘 모르겠다만 하여간 베슨상하고는 잘 연결이 안되는 그런 느낌이다.. 3악장은 여섯개의 변주로 이루어져 있는데 듣다 보면 마치 슈베르트를 듣는 것 같은 싱싱한 노래가 넘쳐 흐르면서도 한편으로는 베토벤 식의 우아함과 졸라 안 웃기지만 웃기려고 애를 쓰는 듯한 유머도 얼핏얼핏 모습을 드러내는 듯하다.. 따지고 보면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6번 같은 경우는 그가 30대 초반으로 접어들던 1801년에 작곡되었으니 이제 막 그다운 걸작이.. 그니깐 졸라 심오하고 전투적인 걸작들이 쏟아져 나오기 직전인 셈이니 그러한 걸작들로 넘어 가기 위한 일종의 디딤돌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모짜르트의 일부 바이올린 소나타의 경우는 예외이긴 하지만.. 18세기 후반은 하이든이나 그의 동시대 작곡가들이 작곡했던 이런 스탈의 곡들을 명명했던 대로 바이올린을 동반한 키보드를 위한 소나타의 시대였다.. 베토벤 역시 자신의 첫번째 소나타 세 곡에다가 바이올린을 동반한 하프시코드 또는 포르테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라고 명명하긴 했지만 벌써 여기서부터 과거의 곡들과는 다른 두 악기 간의 훨씬 더 큰 상호의존성의 싹쑤가 보이기 시작한단다.. 특히나 2번 소나타의 느린 악장의 경우 그 호흡이 길면서 애처로운 멜로디를 두 악기가 공유를 하고 있는 부분에서도 그러한 면이 잘 드러나고 있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첫 곡과 마지막 10번 소나타 사이에 있는 간극이 꼴랑 15년에 불과하다.. 즉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동안에 집중적으로 작곡이 되었고 그나마도 1번과 9번 사이는 꼴랑 5년에 불과한데.. 그 사이에 일어난 발전은 그야말로 엄청나다고 할 수 있겠다..

6번 소나타는 작품 30의 세 곡의 소나타 중 첫 곡으로 되어 있는데 1802년에 작곡되어서 그 이듬해에 출판되었다.. 비록 그가 그의 초창기 소나타부터 이전과는 다른 바이올린의 위치를 이끌어내기는 했지만서도 여전히 표지에는 바이올린이 종속적인 의미로 제목에 사용되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의 황제였던 알렉산더 1세에게 헌정이 되었는데 실제로 보상을 받은 것은 한참 나중에 황후가 비엔나를 방문했을 때였다고 한다.. 100 듀캇을 줬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의 규모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큰 돈은 아닐 듯.. 예나 지금이나 있는 넘들이 더하는 법이니..

 

근데 지금 표지 사진을 올리면서 들여다 보니 아쉬케나지는 졸라 이쁘장하게 나왔는데.. 펄만이 대략 난감한 산적 스탈로 나와서리 좀 당황스럽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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