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사운드..
말로만 듣고 글로만 읽었던.. 그래서 도대체 어떤 사운드일까.. 호기심이 일었던.. 비단결 같으면서도 두툼한 현에다 화려한 관.. 성음 라이센스가 있었던 DG, 데카, 필립스에 등장하는 오케스트라는 아쉬운대로 조촐한 재생 장치로 들어 보았지만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녹음이 많이 있던 RCA 판은 서울 음반에서 나올때까지 지구에서 한동안 찍어내질 않았고.. 그나마도 가물에 콩나기였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했던 기억이 난다..
서울음반에서 RCA, Telefunken, Melodya 등을 찍어내기 시작했던 때는 그야말로 복음의 시기였다.. 말로만 듣던 판들을 라이센스로 헐값에 살 수 있게 되다니.. 이게 웬 땡이냐.. 어떤 이들은 이 시기의 서울음반 라이센스 음질이 하도 개판이라 도저히 못들어 주겠는 수준이라고들 하던데.. 다행히 난 그 정도의 황금귀가 아니라 요즘도 그냥 듣는다.. 그 당시.. 상상도 못했던 판들이 쏟아져 나왔던.. 음악 듣는 이들에게는 정말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하긴 유일한 위안이 음악에서 느낄 수 밖에는 없었던 암울했던 시절이라서 더 그랬겠지만..
아무튼 내 기억에 서울음반에서 나왔던 첫번째 필라델피아 음반이 베토벤의 영웅이었다..
잽싸게 사와서 부푼 가슴을 안고 판을 올려 놓았는데.. 잘 모르겠다는게 당시 느낌이었다.. 머 그리 현이 비단결 같은지도 모르겠고.. 관이 화려한지도 모르겠고.. 레파토리 탓인지.. 라이센스 판의 한계인지.. 하여간 좀 실망했었다..
그러다 미국에서 작은 이모님이 다녀 가시는 길에 나한테 판을 몇 장 가져다 주셨다.. 그 속에 있던 판이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2번.. 오먼디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이걸 듣구 무릎을 쳤다.. 아하.. 이게 필라델피아 사운드구나.. 오디오가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생각나면 이 판을 올려 놓는다.. 정말 두툼하면서도 결이 고운 현.. 작렬하는 금관.. 연주도 일품이지만 오케스트라 소리.. 정말 작살이다..
오먼디가 최초로 치나에서 연주하곤 부르조아의 타락한 음악이라고 한소리를 들었다던데.. 우끼는 짜장같은 짱께들도 중독성 있는 필라델피아 사운드를 알아 봤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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