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바하.. 미사 B단조..

rickas 2024. 9. 22. 21:58

지난 8월에는 바하를 정말 많이 들었다.. 물론 다른 음악들도 섞어서 듣기는 했지만 해골이 복잡하고 정신적인 동요가 있을 때 무슨 현상인지는 모르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자꾸 바하로 손이 가더라.. 이게 실제 생활에서의 고단함이나 빡빡함으로 인해 지랄맞을 때 위안 삼아 습관적으로 듣는 슈베르트 하고는 또 다른 의미를 주는 것 같다.. 하긴 지난 여름 휴가 기간에는 대륙 스케일의 장대한 뻥구라를 졸라 과학적으로 풀어 놓으려고 무쟈게 애를 쓴 SF 소설인 삼체를 다 읽었는데.. 이것도 암 생각 없이 정신을 쏠리게 하는데는 상당한 약빨이 듣더라는.. 근데 그 넘으 소설 길기는 드럽게 길더만 그래도 워낙 잼있게 읽어서리 불과 며칠 만에 다 읽어버렸다.. 세상의 모든 똑똑한 잉간들이 주로 짱깨들이라는 설정과 간혹 튀어나오곤 하는 콩사탕식 언어나 상황 전개 등에 대해서만 걍 그런갑다 하고 거부 반응을 접어주고 들어가면 소설 자체로는 설정부터가 정말 신박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암튼 이걸 다 읽고 났더니 이제 우리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는 확신이 생기더라는.. 졸라 잘난 미쿡의 어벤져스에다 저스티스 리그 거기다 그에 못지 않은 듕귁의 졸라 똑똑이 박사님들이 지구를 지켜줄 텐데.. 무슨 걱정을 하겠냐고.. 걍 저녁 때 술안주로 뭘 처먹을까나 고민하면 됨.. ㅋ 말이 샜는데.. -_-;; 바하의 음악으로 돌아와서리.. 지난 8월에도 몇 번 들었지만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와서도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던 곡.. 바하의 미사 B단조 되겠다.. 내가 갖고 있는 판은 아르농쿠르의 86년 신녹음과 칼 리히터의 오래된 녹음 두 가지 종류이고 CD로 패롯의 연주가 있는데.. 얘네덜 뿐만 아니라 스트리밍은 놔두었다 뭐하겠냐.. 타이달로도 가디너와 야콥스 글구 헤레베헤 등을 돌아 다니면서 들었다.. 원래 이 곡을 꽤 좋아했던 편이라 예전에는 좀 들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거의 듣고 있지 않다가 갑자기 삘 받아서리 근래에 열씨미 들었던 셈이다.. 머 각각의 연주들이 지마다의 잘난 점들이 있는 것 같다만.. 근데 솔직히 가디너 연주는 쫌 그렇더라.. 아니 ㅅㅂ 무슨 오도방정을 글케 폼을 잡으면서 떠냐.. -_-ㅋ 암튼 오늘 올리는 판은 이번에 제일 많이 반복해서 들었던 아르농쿠르의 연주 판이다.. 이걸 왜 많이 들었냐 하면 사실 리히터의 판은 세 장 짜리이고 이건 꽉꽉 눌러 담아서 두 장 짜리라 판 돌리기가 훨 편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_-;;


바하의 B단조 미사는 1747년에서 1749년 사이에 완성된 대규모의 성악 작품으로 바하의 가장 위대한 성악 작품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이 미사는 바하의 성숙한 작곡 기법이 집대성된 걸작으로 바로크 시대의 음악적 기교와 장엄함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된단다.. 작품은 카톨릭 교회의 미사 통상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종교적인 것 뿐만 아니라 음악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라고 한다.. 사실 프로테스탄트였던 바하가 굳이 카톨릭 전례에 해당하는 미사 곡을 작곡했다는 점이 졸라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는데.. 그 이유가 명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고 한다.. 다만 바하가 1733년에 폴란드의 왕이자 작센의 선제후였던 아우구스트 3세에게 헌정하기 위해 "키리에" 와 "글로리아" 부분을 작곡했는데 이후 바하는 1740년대 후반에 나머지 부분을 추가하여 완전한 미사를 완성하게 된다.. 바하의 건강이 악화되던 시기에 완성된 이 미사는 그의 마지막 대작 중 하나로 바하는 이 곡을 생전에 전곡이 연주되는 것을 보거나 아니면 출판되는 것을 보지 못한 채 1750년에 세상을 졸했다고 한다.. B단조 미사는 미사 통상문의 5가지 주요 부분인 키리에, 글로리아, 크레도, 상투스, 아누스 데이로 구성되어 있는데.. 바하는 각각의 부분에서 다양한 음악적 기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바로크 시대의 대위법적 기교가 두드러진다고 하고.. 각 성부의 멜로디가 복잡하게 얽혀 장엄한 화음을 만들어내고 있다.. 미사는 B단조라는 조성을 갖고 있지만 전곡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둡지 않은 적당히 밝은 빛을 비추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함정이라 하겠다.. 글로리아나 상투스 부분에서는 신의 영광을 찬미하는 밝고 장대한 분위기가 화려한 대위법으로 구현되는 모습을 들려주는데 듣다 보면 뭔가 졸라 경건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바하의 B단조 미사는 음악사적으로도 졸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데.. 우선은 바로크 음악의 총체적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라는데.. 바하는 이 작품에서 대위법과 화성적 구조의 복합성을 다양한 형식과 기법을 통합하여 보여주고 있단다.. 다음으로는 형식적 융합을 들 수 있겠는데.. 개신교의 전례 음악을 주로 작곡하던 바하가 카톨릭 미사곡을 작곡한 것은 그 자체로 이례적인 일이었고.. 이 작품을 통해 신앙의 경계를 넘어선 음악적 실험과 완성도를 바탕으로 한 보편적 예술성을 담아냈다는 점이란다..


아르농쿠르의 연주와 리히터의 연주를 들어보면 그야말로 세대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는데.. 둘 다 그 나름대로의 좋은 점이 있는 것 같다.. 다만 아르농쿠르의 이 86년 연주도 그가 훨씬 젊었던 시절 녹음했던 68년의 연주에 비해서는 훨씬 음악적 감정과 표현의 풍부함이 깊어졌다고 하고 있으니.. 68년 연주를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얼마나 날이 서 있는 직선적인 연주였을지 대충 감이 잡힌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이 곡을 몽땅 링크시키기에는 에바고 해서 글로리아 파트의 마지막 부분.. 베이스 솔로가 노래하는 "당신만이 거룩하시니" 와 합창곡 "성령과 함께" 를 Solomon's Knot의 연주로 걸어 놓는다.. 베이스의 반주로 연주하는 악기는 내추럴 혼인 것 같은데 이 언니 불어대는 모습 진짜 신기하고.. 합창은 조촐하게 열 명이 뭔가 넥타이를 풀어 헤치고 캐주얼하게 부르는 듯한 경쾌함이 느껴져서 무쟈게 좋다.. 이게 가디너 류의 갈고 닦아서 졸라 인공미가 넘치는 오도방정 하고는 또 다른 굉장히 자연스런 오도방정을 들려주는 것 같아서 이런 연주는 이대로 특별한 가치가 느껴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