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
날이 졸라 더운게 국지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현상같다.. 어제 낮에 잠깐 일본 양반이랑 화상으로 미팅을 했는데 동경은 ㅅㅂ 40도까지 처올라갔다고 한다.. 웬일이니.. 최근에 하도 주변에서 재밌다구 해서 와이프랑 그저께하고 어제하고 해서 삼체 첫 번째 시즌을 정주행 했는데.. 이거 두 번째 시즌 언제 나오냐.. -_-ㅋ 거기서는 외계인 새끼들 지구에 쳐들어 오기까지 4백년 남았다고 하던데 요즘 더워지는 꼬라지로 보면 아마도 백 년 안에 지구는 망할 듯.. 외계인들 도착하면 개허탈.. ㅋ 근데 워낙 내용이 흥미진진 해서리 아예 알라딘에 소설 3권을 몽땅 주문했다.. 이번 휴가는 대륙의 기질답게 개뻥으로 허무맹랑 하지만 그 스케일은 졸라 무지막지하게 큰 SF 소설이나 읽어야겠다.. 그 와중에 음악도 짬짬이 들었는데.. 덥다 보니 무엇을 들을 것인가를 생각을 안하게 되더라.. 걍 손에 잡히는 대로 듣는다.. 그래서리 어제 간만에 들은 판.. 브람스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존 릴의 연주로 실어놓은 판을 올린다.. 1970년 차이코프스키 콩쿨 우승자라고 판껍닥에 리본처럼 인쇄가 뙇~하고 되어 있는데.. 이 영국인 피아니스트 양반은 초창기 뻑쩍지근하게 잘 나가던 것에 비해서는 나중에는 꾸준히 연주 활동은 했지만 그리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18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브람스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거장 피아니스트에게는 매우 훌륭한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지만 좀 덜 떨어진 재능을 가진 이들에게는 14개의 곡들이 두 세트로 배치되어서리 진정한 고통을 줄줄이 사탕으로 느끼게 해주는 그런 악랄한 곡이라고 한다.. -_-;; 이 28개의 변주곡의 기원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의견이 분분한데.. 당대의 유명했던 비르투오조였던 타우지히와의 인연으로 브람스가 쨍~하고 영감을 받아서리 작곡했다는 썰도 있고.. 자신보다 20여년은 앞서서 동일한 주제로 작곡했던 리스트에 견주어 보기 위해 작곡했다는 썰도 있다.. 또다른 얘기로는 피아니스트로서의 브람스가 작곡가로서의 브람스로 도약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작곡했다는 썰도 있는데.. 머 이런건 아무래도 좋고 이 곡을 대하는 우리으 자세는 그저 불꽃이 튀는 듯한 피아니즘의 광휘가 뿜뿜하는 곡 자체로서 집중하면 될 일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곡은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 중에서 맨 마지막 곡인 24번 카프리스의 주제를 바탕으로 작곡되었다.. 파가니니의 주제는 앞서 얘기했던 리스트 뿐만 아니라 라흐마니노프나 루토스와프스키 등과 같은 작곡가들에게도 영감을 주어 다양한 변주곡으로 재해석 되었는데.. 브람스의 변주곡은 그 중에서도 특히 연주자에게는 질알맞게 어려운 작품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브람스는 이 변주곡을 통해 파가니니 주제의 다양한 가능성과 그 변형을 탐구하는 한편.. 악곡의 형식미와 화성적 깊이를 극대화 하는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사실 듣다 보면 그 엄청난 기교에서 오는 듣는 쾌감은 있는데.. 베토벤의 에로이카 변주곡을 들을 때와 같은 그야말로 음악적인 오르가즘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그런 느낌까지 드는 곡은 아니라는.. 존 릴은 4살 때 이미 피아노에 대한 재능을 보였고 9살 때 첫 연주회를 열었으며.. 14살 때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작품을 암보로 연주했다고 할 정도로 뛰어났다고 한다.. 그의 경력의 정점은 역시 1970년의 차이코프스키 콩쿨에서 6명의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것이었고.. 이는 전 세계로의 콘서트 투어의 시작이 되었다고 하는데.. 존 릴은 특히 놀라운 기억력의 소유자로서 바하에서부터 현대 음악에 이르기까지 45개 이상의 협주곡과 엄청난 양의 솔로 피아노 음악을 아우르는 피아니스트였다고 한다.. 브람스의 이 곡을 연주하는데 있어서도 존 릴은 이 곡의 복잡하고 빠른 패시지들을 깨끗하고 정확하게 연주하는 완벽한 피아노 테크닉을 보여주고 있다는데.. 특히 이 변주곡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다고 하니.. 머 날도 더운데 굳이 따지지 말고 걍 그렇다고 치자.. -_-;;
연결시키는 링크는 키신의 연주인데.. 동영상은 아니고 악보를 올려 놓은 링크가 있길래 걸어 놓는다.. 졸라 어지러운 콩나물 대가리를 보면서 일케 훌륭한 연주를 듣고 있자니 맘 한켠이 왠지 심란해진다는.. -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