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비발디.. 아리아..

rickas 2024. 5. 4. 22:38

지난 주에 졸라 대구리가 혼란해지면서 현타가 왔던게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MM 인 코러스의 장단점이랄까.. 사실 이것도 ㅅㅂ 난 소리고 질알이고 글케 귀 쫑긋 세우면서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걍 개무시하고 음악만 열씨미 들음 장땡임.. 내가 그 정도의 카트리지 차이 느낀다고 그래서 좀 못한 넘으로 듣는다고 베토벤이 달려와서 내 멱살을 잡을 것도 아니고 모짜르트가 뛰어와서 내 따귀를 때릴 것두 아닌데.. -_-;; 그들의 음악 듣고 느끼는데 아무 지장 없음.. 머 일케 생각하면 그리 준엄하게 그들 간의 차이를 판별한다는게 별 의미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팔아묵을 넘보다는 남아 있을 넘이 내 취향에 더 맞아야 하지 않겠음?.. 하는 심뽀로다 듣다 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어쨌건 오늘은 이렇게 정리가 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판을 한장 올린다.. 체칠리아 바르톨리가 노래하는 비발디의 오페라 아리아들이 실려 있는 판이다.. 안토니니가 지휘하는 조화로운 정원이 협연하고 있는데.. 1999년 녹음이니 이 양반들이 창설된지 그래도 15년 정도는 지난 시점이지만 이때만 해도 요즘처럼 이들의 오만가지 녹음이 쏟아져 나오던 시기는 아니었던 것 같고.. 더불어서 이 판에 실려 있는 비발디의 아리아들 역시 그리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그런 곡들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 판을 듣고 혼란했던 대구리가 정리된건 다름 아닌 바르톨리가 노래하는 목소리 때문이었다.. PS-500 에 매달려 있는 코러스가 그 옆에 나란히 놓인 스카우트의 엑시아에 비해 바르톨리가 좀 힘들다고 해야 하나 아님 힘이 바짝 들어가 있다고 해야하나.. 하여간 텐션이 상당히 올라간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이 금방 느껴지더라는 것.. MC 인 엑시아를 통해 흘러 나오는 목소리가 훨씬 자연스럽고 뭔가 가닥이 잘 추스려져서 정리가 되어 있는 듯한 느낌.. 머 그렇더라.. 사실 코러스가 나름 고역도 상당히 좋은 느낌이 들어서리 머  이 정도면 그리 크게 아쉬울 것도 없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쉬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마련인가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러스가 들려주는 에너지감 넘치는 선명한 윤곽과 디테일은 그 나름의 설득력이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판 얘기로 돌아와서.. 이 판에는 1714년의 "가짜 미치광이 올란도" 부터 1735년의 "그리셀다" 에 이르기까지 여러 오페라에서 따 온 아리아들이 실려 있는데.. 특히 로마, 만투아, 파비아, 베로나 그리고 베니스의 극장에서 오페라 작곡가로서 비발디의 작품 활동 대부분을 다루고 있다.. 1713년 5월 비첸차에서는 이미 소나타와 협주곡 모음집으로 명성을 얻은 35세 비발디의 오페라 "오토네 인 빌라" 가 처음으로 제작되어 무대에 올려지게 되는데 이때부터 비발디의 삶은 무대 작품의 작곡가이자 흥행사로서 극장과 밀접하게 연결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1737년의 편지에서는 비발디가 자신을 "프리랜서 사업가" 로 묘사하는 구절도 있다는데.. 아마도 비발디는 당시 자신을 일종의 스타트업의 창업자 같은 위치로 생각했던 듯 싶다.. 비발디의 오페라 중 그의 직접적인 감독 없이 상연된 오페라는 거의 없었는데.. 이는 비발디가 공연의 성공을 보장하고 악보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는 이러한 공연 자체를 자신의 개인적인 재산처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판에 실려 있는 아리아 중 일부는 현악기와 비소 콘티누오만 등장하는 것들도 있고 다른 것들은 오블리가토 악기가 필요한 것들도 있다.. 후자의 예가 오페라 "포아" 에 나오는 "두 눈에 어린 진실된 그리움" 이라는 아리아인데.. 두 대의 작은 리코더가 사랑의 즐거움과 이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사랑의 고통을 표현하기 위해 보컬 라인과 엮이는 반음계를 연주하고 있다.. 1723년의 오페라 "테르모돈의 헤라클레스" 에 등장하는 아리아인 "속삭이는 작은 바람" 에서는 두 대의 독주 바이올린이 필요하고.. 일반적인 현악 합주 외에 오블리가토 하프시코드가 등장한다.. 이러한 추가 악기는 자연의 목소리를 전달하여 노래하는 인물의 감정을 증폭시키고 가사의 마지막 부분에 반복되는 에코 효과를 통해 노래의 의미를 더욱 깊게 만드는 역할을 한댄다.. 이러한 아리아들에서는 자연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조용하면서 인간적인 관능미가 흐르는 것으로 묘사된다고 하는데 이와는 반대로 질알맞은 자연을 묘사하는 아리아들 역시 이 판에 실려 있다.. 모든 측면에서 자연과 밀접한 삶을 살아야 했던 18세기 초의 잉간들에게는 자연이 항상 온순한 존재는 아니었고.. 비발디는 바다의 폭풍을 의미하는 "폭풍" 아리아를 종종 썼다고 한다.. 그치만 이는 자연을 그대로 묘사하려는 의도라기 보다는 인간 캐릭터의 열정과 고통을 표현하는 은유적 역할을 하는 것이었단다.. 비발디의 작품 "바야제" 에서 카스트라토 조반니 만졸리를 위해 작곡한 졸라 화려한 아리아가 그러한 예인데.. "바다의 폭풍에 휩싸일지라도" 에서는 폭풍우에 부서져 바다로 가라앉는 것으로 보이는 배를 묘사하면서 중단되지 않는 일련의 콜로라투라 악절과 반복되는 트릴을 통해 바로크 시대 미학의 핵심이었던 경이로움을 듣는 이의 마음 속에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외에도 비발디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의 카수였던 안나 지로라든가.. 또다른 카스트라토였던 마리아니노 니콜리니를 위해 쓴 아리아들이 있고.. 이들은 격동적이고 극적인 느낌과 평화롭고 시적인 분위기가 흐르기도 하는가 하면 겨울 협주곡의 첫 번째 악장의 반복된 음표가 나타나면서 불안과 공포를 전달하는 듯한 아리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비발디의 아리아에서 느낄 수 있는 온갖 산해진미를 즐겁게 맛볼 수 있는 곡들이라 하겠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마침 바르톨리가 부르는 바야제의 아리아 "바다의 폭풍우에 휩싸일지라도" 의 영상이 있길래 걸어 놓는다.. 일 지아르디노 아르모니코의 협연으로 파리 샹젤리제 극장 실황인데 멤버들이 무척 젊어 보이는 것으로 보아 거의 이 판의 녹음 시기와 비슷한 때인 듯 싶다.. 바르톨리의 넓은 음역과 빛나는 기교 그리고 노래에 완전히 몰입된 그녀의 예능감이 잘 나타나는 연주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