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트리나.. 교황 마르첼리 미사..
가능하면 세상 돌아가는 꼬라지 안 보려구 하는데.. 간혹 가다 재수 없게 어디서건 그런 컨텐츠에 노출이 되면 졸라 복잡한 기분이 들곤 한다.. 물론 내가 먹구 사는 일에 신경을 쓰다 보면 그런 것들이야 걍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기는 하다만.. 그래도 그렇지.. 내가 ㅅㅂ 일케 저렴한 꼬라지들로 둘러 쌓여서 살고 있구나 생각하면 졸라 짜증 반 서글픔 반 머 그런 기분부터 일어난다는.. ㄴㅁ 졸라 과학이 충만한 새끼들도 많고.. 입시 문제에 정통한 새끼들도 많더라.. 나도 어찌보면 과학기술로 밥먹구 사는 인생이지만 주변에서 찜찜해하는 와중에도 불구하고.. 남의 나라가 굳이 하겠다는 일에 대해 존나 미개한 울나라 일부 잉간들의 무식함을 한탄하면서 과학이 왜 그 쪽 대변을 해줘야 하는지 난 잘 모르겠다.. ㅅㅂ 과학으로 만민이 사해동포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서 그러나.. 머 내가 밴댕이 소갈딱지에다 생각까지 짧았다면 할 수 없고.. -_-ㅋ 암튼간에 이런 꼬라지에는 걍 신경 끄는게 장땡이고.. 굳이 이해를 하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는 것이 살아 오면서 자연스레 터득이 된 생각들이다.. 글구 그런 똥물 튀기는 난장판에서 그나마 정신을 건져 올릴 때 직빵으로 도움을 주는 것들 중의 하나가 나같은 경우는 비록 지금은 아니지만 예비 신자로서.. -_-;; 바로 지금 올리는 미사곡과 같은 종교 음악이라 하겠다..
아까 오후에 낮인데도 불구하고 비가 쏟아져서 사방은 어둑한데 조용히 이 판을 올려 놓구 빈대떡을 돌리고 있자니 세상의 번민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오더라.. 바로 팔레스트리나의 교황 마르첼리 미사가 실려 있는 판이다.. 윌콕스가 지휘하는 케임브리지 킹스 칼리지 합창단의 연주로 1971년 녹음된 EMI 레이블이다.. 요즘의 극도로 인원을 축소해서 기름끼가 쫙 빠진 담백한 스탈의 연주가 아니라 상당히 규모가 큰 합창단의 연주라 세월을 비껴난 구닥다리 느낌이 들기는 해도 이런 스탈은 이런 스탈 대로 주는 독특한 느낌이 있어서 그 나름대로 좋다는.. 1524년 또는 1525년 팔레스트리나에서 태어난 조반니 피에를루이지는 1544년 로마에서 음악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고향의 대성당에서 오르가니스트 겸 합창단의 보조 악장으로 7년을 일하게 된다.. 알려져 있다시피 이 양반의 이름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팔레스트리나가 그저 태어난 곳의 지명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불리워지게 되었다는 것.. 그니깐 왕십리에서 태어났다고 이름을 왕십리라 부르고.. 구파발에서 태어났다고 이름을 구파발이라 부르는 꼴이라 하겠다.. -_-ㅋ 근데 팔레스트리나한테 행운의 기회가 찾아 오는데.. 당시 팔레스트리나의 대주교였던 조반니 델 몬테가.. ㅅㅂ 지명하고 인명하고 존나 헷갈려서 정신이 읍네.. ㅋ 1551년에 교황 율리우스 3세로 선출되었고.. 이 양반이 로마로 가면서 1513년 창설한 성 베드로 대성당의 율리안 채플 합창단 마스터로 델꾸 가게 된다.. 이후 1555년 3월에 율리우스 3세가 선종한 담에 마르첼로 세르비니가 교황으로 등극했지만 이 마르첼리 2세는 꼴랑 3주를 못 채우고 세상을 졸하게 된다.. 마르첼리 2세가 교황 성가대에게 남긴 말에 일반 대중이 제대로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복잡한 다성음악이 아닌 미사곡을 만들도록 요구했다고 하고.. 팔레스트리나는 이에 대한 대답으로 다성음악이라고 하더라도 가사를 잘 전달할 수 있고 음악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 마르첼리 미사로써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니깐 어찌 보면 팔레스트리나가 사용한 양식은 형식 면에서는 새로운 면이 있지만 내용 면에서는 적당한 구닥다리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모호하지 않고 투명한 그런 음악을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치만 마르첼리 2세의 뒤를 이은 졸라 보수적이었던 교황 바오로 4세는 꼰대력이 장난이 아니어서 팔레스트리나가 기혼자이면서 교회 합창단을 지휘하고 있다는 이유로 해고를 하게 된다.. 조반니 바이니라는 양반이 쓴 팔레스트리나의 전기에 의하면.. 8명의 추기경이 교회 음악의 남용과 관련하여 1562년 제22차 트리엔트 공의회의 권고를 이행하도록 위임하기 전에 이 교황 마르첼리 미사를 공연했다고 주장했다.. 교회를 위해 만들어진 다성음악은 오랫동안 불신을 받았지만 이 미사는 다성음악임에도 사람들이 듣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연되었을 수 있다는 추정이었다..
6개의 성부로 구성되어 있는 교황 마르첼리 미사는 전통적인 카톨릭 미사의 형식을 갖고 있는데.. 키리에, 글로리아, 크레도, 상투스, 베네딕투스, 아누스 데이로 구성되어 있다.. 곡은 대체적으로 모호한 신비감이나 애매한 선율의 느낌보다는 명확하고 투명하면서 사람의 감정선을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느낌이 강하다.. 이런 음악을 들으면 그저 단순히 귀 뿐만이 아니라 머리 속까지 씻겨지는 것 같다.. 유튭에 보니 전곡도 있긴 하지만 키리에와 글로리아 그리고 아누스 데이만 실려 있는 영상이 있길래 링크를 걸어 놓는다.. 드레스덴 실내 합창단이라는 단체의 연주인데 그 투명한 아름다움에 넋을 잃구 영상으로 빠져들고 말게 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