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지난 크리스마스에 들었던 판 중에 또 하나를 올린다.. 바하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뮌힝거와 슈투트가르트 실내악단이 협연하는 판인데.. 독창자들의 면면이 졸라 화려하다.. 소프라노에 엘리 아멜링, 콘트랄토에 헬렌 와츠, 테너와 에반겔리스트에 피터 피어즈, 베이스에 톰 크라우제가 등장한다.. 곡이 처음 시작은 엄청 화려한 듯 보이지만 시종일관 방방 뜨는 그런 분위기는 아닌고로 전반적으로 소프라노 보다는 알토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느껴지는데.. 콘트랄토의 표준을 보여 주신다는 헬렌 와츠의 절절한 노래 솜씨를 실컷 들을 수 있는 판이다.. 데카 와이드밴드라 녹음이 졸라 훌륭하다는 것은 덤이다.. 내가 조아라 하는 아르농쿠르의 연주가 좀 참신하게 질알맞은 느낌이 드는데 비해 -_-ㅋ 뮌힝거의 이 판은 초큼 점잖은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하면서 상대적으로 소박한 느낌이 든다.. 글구 오바질을 최대한 억제하는 듯한 느낌이 뭔가 아르농쿠르 보다는 좀 더 종교적이라고 해야 하나.. 머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 연주라 하겠다.. 근데 이 곡 길기는 드럽게 길다.. -_-;;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서 다 들었다는..
요즘은 다를지 모르겠지만 과거 양넘들 사회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의 특별한 축제적 분위기로 인해 작곡가들이 자연스레 분위기에 취해 그들의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음악을 만들어 내도록 영감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리스도교 초창기 시절부터 어떤 형태로든 크리스마스 음악은 존재했고.. 음악의 기교와 수준이 더욱 체계적으로 변화하면서 크리스마스 음악의 전통 역시 더 풍부해지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중부 유럽에서 두드러졌는데.. 이는 당시 이 지역의 작곡가들이 크리스마스 전원곡 형식의 음악을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켰고.. 로마 카톨릭 지역이었던 오스트리아 제국이나 보헤미아 지역이 특히 그러했다.. 독일에서도 크리스마스 음악의 전통이 강하게 유지되었는데 우리가 익히 아는 멜로디인 In dulci jubilo 같은 곡이 그러한 예가 되겠다.. 독일 크리스마스 음악 중 대규모의 작품 중 하나는 쉬츠의 크리스마스 히스토리인데 이는 독일 프로테스탄트 교회를 위해 작곡된 17세기와 18세기의 대림절과 크리스마스를 위한 다양한 칸타타들이 들어 있다.. 이러한 작품들 중 가장 위대한 작품은 당근 빠따로 바하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인데.. 물론 이는 이 판의 내지 해설서에 실려 있는 찰스 커드워스라는 양반의 의견이다.. 사실 엄격한 의미로 따지자면 오라토리오라는 제목은 조낸 뜬금 없는 작명이라고 하는데.. 이는 크리스마스 스토리에 의해 다소 느슨하게 연결된 6개의 칸타타 묶음이고 이들이 몽땅 한날 한시에 한꺼번에 연주되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시즌 동안의 각기 다른 6개의 날에 연주되는 작품들이라는데서 오라토리오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하겠다.. 바하는 이 작품을 1734년 막바지에 작곡했거나 아니면 엮어서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상당히 많은 부분을 바로 얼마 전에 작곡했던 세속 칸타타 작품들에서 따왔다.. 근데 바하가 자신이 이전에 크리스마스 시즌 때 사용하기 위해 작곡했던 다른 교회 칸타타와 그리 크게 다르지도 않은 여섯 개의 칸타타로 구성된 이러한 작품을 왜 한꺼번에 구상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당연한 말 아니냐.. 니가 바하도 아닌데.. -_-ㅋ 어쨌거나 바하는 6개의 칸타타를 하나의 작품으로 묶었고 결론적으로 그가 직접 오라토리오라는 이름을 붙였다.. 바하가 이 작품을 우리가 요즘 연주회에서 하듯이 한큐에 전부 연주를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녁 한 때의 콘서트 프로그램으로는 좀 덩치가 큰게 사실이긴 하다.. 그니깐 원래는 바하의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여섯 부분은 크리스마스 3일간과 새해 첫 날, 그리고 새해 들어 첫 번째 일요일, 끝으로 공현대축일에 개별적으로 연주되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글구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이라면 보통 이러한 예수 탄생과 관련된 작품들의 특성 상 뭔가 드라마틱한 전개가 있을 법도 하건만 이 작품은 별시리 그런 드라마틱이라는 느낌이 안든다는 점이라 하겠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드라마틱이라기 보다는 명상적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하의 가장 행복하고 기쁨에 찬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연결시키는 링크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연주 되겠다.. 전곡은 아니고 첫 번째 부터 세 번째 파트까지 하고 여섯 번째 파트를 연주하고 있다.. 연주고 뭐고 간에 화질과 소리가 좋아서 걸어 놓는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