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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 현악 4중주 Op. 76-3.. 황제..

rickas 2022. 2. 28. 20:05

나는 축빠까지는 아니더라도 축구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다.. 물론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편하게 자빠져서 내가 응원하는 팀 선수들 욕하면서 관람하는 것에 훨씬 즐거움을 느끼는 잉간이다.. -_-ㅋ 사실 예전에는 그나마 주말에 좀 잼있는 경기가 있음 모란 운동장이나 탄천 종합 운동장을 심심찮게 찾고는 했었지만.. 그넘으 코로나에다 작년과 재작년의 성남식 고구마 축구를 TV에서 보다 보니 ㅅㅂ 내가 이걸 직관하다가는 내 명에 못 살겠구나.. 하는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고 요즘은 좀 자제하는 편이다.. 내가 성남에 대해서는 정말 할많하않.. 어쨌거나 코로나 올해 끝남 내년부터는 2부 리그에서 보장.. 내가 열씨미 응원하러 다녀줄게.. ㅅㅂ 내가 서울에 살면서도 단지 제일 가까운데 경기장이 있다는 이유로 응원하는 팀이 되어버린 좀 희한한 동기가 있는 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하는 꼬라지를 보면 그나마 남아 있는 정도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머 2부 리그도 축구는 축구고.. 이미 한 번 경험도 해 봤자나.. 머 새삼스레.. ㅋ 근데 내가 언제부터 축구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면 머 별로 뚜렷하게 떠오르는 동기 같은 것도 딱히 없다.. 그저 국대 축구에다 외국 축구 월드컵으로 보다 그리 되었을 것 같은데.. 우끼는건 내가 하는 겜도 예전부터 축구겜이 꽤 많았고.. 요즘도 종종 FM을 돌리고 있는 꼬라지를 보면 내가 축구를 좋아하긴 꽤나 좋아하나부다.. 예전에 했던 축구겜 중에 기억나는 것 하나.. 바로 고딩 시절 오락실에서 졸라 많이 했던 축구겜이 있었는데.. 내가 오늘 이렇게 축구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 놓는 것이 이 게임과 오늘 올리는 판의 연관성 때문이라 하겠다.. 안 그래도 원래 사설은 길었자나.. -_-;;

암튼 때는 바야흐로 고딩 2학년 시절.. 그 시절에는 재학생의 모든 과외나 학원 수강이 금지되었던 시절이라 우리 중고딩 입장에서는 졸라 천국같은 나날의 시절이었다.. 지 새끼만 과외 시킬려던 그 대머리 새끼의 수작질이었다고도 하더만.. 나중에 알고 보니 당시 몇몇 애새끼덜은 알게 모르게 과외를 받고 있었다더라.. 그치만 우리 같은 잉간들은 그런거 알 바 아니고 그저 씐나게 놀기 바빴는데.. ㅋ 그 와중에 학교 앞의 오락실을 선생들 단속을 피해서 아주 쥐새끼 풀 방구리 드나들 듯 들락거리면서 놀았다는.. 당시 오락실에는 축구겜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내가 주로 하는 축구겜은 비록 그래픽은 좀 딸리긴 해도 뭔가 작전을 세우고 그에 맞춰서 선수들을 굴리면 조낸 머찐 골을 터뜨릴 수 있는 국가대항전 형식의 겜이었다.. 그니깐 아마 월드컵이라고 봐도 무방할텐데.. 자기가 플레이할 나라를 고르고 걔네덜로 다른 나라와 맞붙는 방식이었고.. 당시에 서독 축구에 한껏 감명을 받았던 나는 항상 독일을 고른 다음 첫 번째 라운드에서 맞붙는 4팀 정도는 이겼는데 항상 두 번째 라운드로 가면 찌질하게 깨져서 탈락을 하곤 했었다.. 주변 칭구들도 이 겜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지 별로 신통한 공략법이 나오지도 않았기 땜에 한동안은 다음 라운드에서 만나는 팀을 어떻게 깰 수 있느냐가 머리 속에 항상 꽉 차 있었다.. 어이구.. 이 새끼야.. 공부를 글케 했으면.. -_-;; 어쨌거나 그날도 어김 없이 온통 머리 속에서 그 생각만 하구 있다 수업이 끝난 담에 잽싸게 가방을 도서관에다 던져 놓구 오락실루 튀어 갔는데.. 문제의 축구겜이 있는 오락기를 웬 넘이 차지하고 있더라.. 오잉.. 이거 그리 인기있는 겜도 아닌데 어떤 새끼가.. 하는 심정으로 가까이 가봤더니.. 헐~ 충격과 경악.. 그 잡채.. 아직 초딩 입학도 안 한 것 같은 꼬맹이 애새끼였는데.. 두 번째 라운드 시작하더니 차례로 네 팀인가를 연파하고 월드컵 정ㅋ벅ㅋ.. 아.. 이 꼬맹이는 게임 천재인갑다.. 옛말에 불치하문이라고 했거늘 내가 이런 핏덩이 애새끼한테 한수 배운다고 무슨 흉이 되겠는가.. 라는 옛 성현의 가르침대로 이 애녀석을 붙잡구 공략법을 전수받게 된다.. 물론 그 노하우를 꼬마한테서 한번에 다 터득했던건 아니구.. 그 녀석을 살살 꼬셔서 며칠 동안 오락실에서 만난 담에 겜비 졸라 대줘 가면서 함께 게임을 했던 결과 완전히 공략법을 마스터할 수 있었던 것.. 그래서 결국은 내가 고른 독일 팀으로 월드컵을 정ㅋ벅ㅋ 하는 짜릿함도 맛보게 되었지만.. 내가 그 경지에 이르게 되자 이 꼬마 스승님은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지셔서 언제부터인지 오락실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아마도 지 엄마한테 졸라 두들겨 맞지 않았을까 추정은 된다만.. ㅋ 그래도 그 녀석은 나중에 졸라 큰 인물로 성장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_-ㅋ 그럼 이 겜하구 오늘 올리는 판이 하이든의 현악 4중주 Op. 76-3 황제인데 이 둘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 하면..

이 겜이 국가 대항전이다 보니 겜 시작할 때 내가 선택한 나라와 상대방 나라의 국가가 연주되는데.. 물론 풀 버전으로 연주되는 것은 아니고 맛만 보여주는 식으로 연주가 되지만.. 내가 선택한 독일 국가를 이 겜을 하는 동안은 정말 귀에 딱지가 앉게 들었다.. 근데 대딩 시절 어느 날 오늘 올리는 판을 사서 듣게 되는데.. 황제의 2악장에서 흘러 나오는 조낸 익숙한 멜로디.. 오잉.. 이거 독일 국가인데.. 그래서 이게 알구 봤더니 다 사연이 있었구 현재의 독일 국가가 맞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만.. 그런 사연은 둘째 치구 이 4중주 특히 2악장을 듣고 있노라면 내가 고딩 2학년 시절 오락실 축구겜의 월드컵 우승을 하기 위한 필승의 절초를 나한테 전수해 주신 우리 꼬마 싸부가 항상 기억나곤 한다.. -_-ㅋ 뭐 사연이야 잘 알려진 대로 하이든의 황제 찬가가 오스트리아 국가가 되었고.. 이를 하이든 자신이 황제 4중주의 2악장에도 사용한 것인데.. 원래는 오스트리아 국가로 사용하던 것을 독일에서는 독일의 노래라는 애국선전가요 개념으로 불렀고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공식 국가가 되었는데 나중에 여러 역사의 질곡을 겪으면서 오스트리아는 2차 대전 후 새로운 국가를 채택한 반면 독일 그니깐 서독은 이를 계속 국가로 사용하면서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상당히 복잡한 족보를 거치긴 했지만 어쨌거나 하이든의 이 멜로디는 오늘날 독일 국대의 월드컵이나 유로에서 항상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난 러시아에서는 꼴찌로 예선 탈락했다는 것은 함정.. ㅋ 나도 어렸을 때는 독일 축구를 좋아했지만 나이가 들어서 축구를 보면서는 이태리 축구를 제일 좋아하게 되었다.. 유니폼이 제일 이뻐서.. -_-ㅋ 라기 보다는 뭔가 축구를 드럽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몰리고 있다가도 판타지스런 카운터 한 방으로 상대를 떡실신 시키던 바조의 겜을 보구서는 그만 홀딱 반해서리 그 이후부터는 이태리로 방향을 틀었다는.. 물론 그 이후에 내가 제일 좋아했던 델 피에로까지 있었다만 왠지 요즘은 그런 스탈의 판타지적 요소를 갖춘 선수가 안 보여서 아쉽다.. 결국 판과 음악 얘기는 거의 안 하구 온통 축구 얘기만 하구 말았는데.. -_-;; 하이든의 이 당시 현악 4중주들은 그야말로 교향곡의 아버지 뿐만 아니라 현악 4중주의 아버지라고 불릴만한 자신의 작품에 있어서 최고 수준의 완결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라 하겠다.. 연주는 부다페스트 4중주단이 맡았는데 뒷면에는 종달새가 커플링 되어 있다.. 부다페스트 4중주단이 연주해도 종달새는 종달새다.. ㅋ 연결시키는 링크는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캘리도어 현악 4중주단의 연주이다.. 글구.. 어차피 축구 얘기만 졸라 했으니 그 김에 뽀나쓰로 바조가 15번을 달고 뛰었던 90년 월드컵 체코와의 16강전에서 터뜨렸던 골 장면을 올린다.. 94년 월드컵은 그로서는 배은망덕의 변덕스런 질알발광 이태리넘들 덕에 새드 엔딩으로 끝나고 말았으므로.. 걍 90년 월드컵 풋풋했던 시절 그의 판타지스런 골 장면으로 하나 골랐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