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림스키 코르사코프.. 피아노 협주곡..

rickas 2022. 2. 7. 23:19

지난 주말 이른 시각에 판을 뒤적이다 보니 어랏.. 언제 이런 넘으 판이 기어 들어 와 있었지.. 하는 넘을 발견했다.. 머 종종 이런 일이 없지는 않은데 이 판은 그 쌩뚱맞음의 정도가 좀 씨게 느껴지더라.. ㅋ 뭐냐 하면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피아노 협주곡.. 이것만 해도 오잉~ 할 만 한데 커플링 되어 있는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이다.. 내가 좀 무식해서 그렇겠지만..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은 2번까지만 있는 줄로 나는 알았구.. 들어 본 것두 2번까지가 전부였는데 한 넘이 더 있는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능.. 그래서 좀 이른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졸라 호기심이 급땡겨서 들어 보았는데.. 차이코프스키 3번 협주곡은 뭔 넘으 곡이 그리 심란하게 어수선한지 정이 안 가고.. 사실 이 곡은 뒷면의 해설을 보니 차이코프스키가 죽기 전에 쓰다 만 7번 교향곡의 1악장을 편곡한 것이라 하고.. 그나마도 2, 3악장은 스케치 정도만 남아 있던걸 차이코프스키의 제자였던 타니에프가 완성시켰다고 하니 그 오리지날리티를 생각해 볼 때 과연 이걸 차슨상의 3번 협주곡으로 쳐 줄 수 있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반면에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곡은 그 특유의 관현악적 화려함에다 피아노의 기교성이 더해져서 무척이나 재미가 있었다.. 머 둘 중에 하나라도 건졌으니 이 쌩뚱맞은 판으로서의 가치는 다 했다고 봐도 될 듯.. ㅋ 근데 이 판은 미국 복스 레이블 판인데 껍닥도 그렇고 안에 내용물도 그렇고 전부 영국 데카에서 찍어낸 판이다.. 간혹 턴어바웃이나 복스반이 이런 것들이 있던데 이런 판들의 경우 십중팔구는 그 소리가 꽤나 좋았던 경험이 있었고.. 이 판 역시 소리 하나는 좋다.. 특히 마이클 폰티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끝내준다..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피아노 협주곡은 이 판에 녹음되어 있는 이 곡이 유일한데.. 이 양반이 작곡하는데 있어서 주된 관심 분야가 주로 오페라나 합창곡 같은 보컬 영역의 음악들이었고.. 콘체르토와 같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장르의 음악에 대해서는 거의 취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피아노 협주곡은 그로서는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의 작품이라 하겠다.. 근데 우끼는건 실제 림스키 코르사코프를 대중적으로 친숙하게 만든 것은 그의 보컬 작품들이기 보다는 관현악곡인 세헤라자데 아니었나.. 암튼 당시 발라키레프가 이 콘체르토의 작곡에 영감을 불어 넣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아마도 발라키레프가 당시에 그의 젊은 동료 음악가들에게 그들이 시도해야 하는 작품을 제안하고.. 그들이 추구해야 하는 음악적 경력에 대해 충동질을 해대면서 많은 자극을 준 사람이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단다..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이 작품은 겉으로는 분명히 리스트의 협주곡 형태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때까지만 해도 이런 작품들에서 그들만이 가지는 진정한 민족주의적인 영감이 찐하게 반영되어 있던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걍 겉으로 보기에는 리스트의 협주곡과 같은 단악장 형태와 청중을 흥분시키는 고도의 피아노적 기교와 오케스트라의 화려함 등으로 범벅되어 있는 것 같지만.. 이 곡의 첫 번째 섹션에서 연주되는 하나의 테마는 이거야말로 빼박으로 러시아적 정서가 녹아 있는 것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니깐 껍닥은 안 그래 보여도 어쩔 수 없는 로스케 음악이라는 것이 티가 난다는 얘기다.. -_-ㅋ


연결시키는 링크는 2001년생의 젊은 내지는 어린 러시아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말로페브의 연주로.. 게르기에프가 지휘하는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의 협연이다.. 작렬하는 금관과 미친듯이 건반 위를 널뛰는 피아노의 졸라 머찐 협연이다.. 유튭에서 이 곡의 동영상을 찾아 보니 웬만해서는 전부 쏘련넘들 연주밖에 안 보이고 서방측 잉간들이 연주한 동영상은 거의 눈에 안 띄더라.. 역시 이 곡은 러시아 그것도 토종 러시아 음악이 맞나부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