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지엘로.. 만돌린 협주곡..
지난 주는 1년 간의 농사 중에서 가장 바쁜 이벤트가 마무리되는 시기였기 때문에 정말 간만에 노구를 이끌고.. -_-;; 조낸 야근까지 하면서 일을 하는 주책을 부렸더니.. 어제 마무리가 잘 되고 나서는 긴장이 풀렸는지 아홉시도 안되서 곯아 떨어지구 말았다.. 역시 야근은 젊은 것들이 해야 하는건데.. 요즘은 이런 젊은 애들 눈치 보느라 야근도 맘대로 못 시킨다.. 아쉬우면 내가 하고 말지.. ㅋ 그런거 보면 참 옛날에는 말도 안 되는 개수작을 떨면서 부려먹고 부림을 당하고 그랬던 것 같다.. 머 그게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었고.. ㅅㅂ 참 개같은 시절이었다.. 머 어쨌거나.. 글케 일찍 자빠져서 디비 잤더니 아침에 눈이 일찍 떠져서 당연히 이른 시간부터 음악을 들었다.. 요즘은 정말 주말에 아침 이른 시간부터 골방에서 음악을 듣지 않으면 뭔가 그 주말을 제대로 보내지 못한 느낌까지 생길 정도로 일상이 된 듯하다.. 오늘은 이른 아침 시간에 뭔가 좀 경쾌하고 상큼한 소리가 듣고 싶어서리 꺼내 들은 판이 지금 올리는 파이지엘로의 만돌린 협주곡이 실려 있는 판이다.. 우고 올란디가 만돌린을 연주하고 이 솔리스티 베네티가 협연한 에라토 판이다.. 요즘 이 골방에서 이 판 저 판 꺼내서 음악을 듣다 느낀건데.. 에라토 판이 예전에 느꼈던 것보다 나름 소리가 괜찮더라는 것.. 이 판 역시 오늘 차분하게 들어보니 소리가 꽤 괜찮더라.. 껍닥이 티에폴로의 그림으로 머찌게 꾸며져 있는데.. 예전에 베니스에서 보았던 그의 졸라 환타지풍의 작품들 주제하고는 달리.. 그 화풍은 그대로지만 주제가 굉장히 현실적인 농부들의 식사 시간이라는 제목을 가진 그림이라 조낸 참신함이 느껴진다..
만돌린은 이태리에서 태어난 악기이다.. 만돌린 연주가 유럽 각국으로 퍼지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중반 이태리의 거장들이 유럽 일대를 돌면서 만돌린 연주를 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만돌린 학교가 3곳이 동시에 생겨나기도 했다고 하고.. 비엔나에서는 모짜르트가 돈 지오반니에서 만돌린을 연주하기 위해 세레나데를 집어 넣기도 했다.. 그치만 그 이후로 만돌린은 다른 유럽에서의 반짝 인기는 시들해졌고 오직 이태리 나폴리만이 이 악기의 거점으로 남게 되었다.. 18세기 말에 나폴리 만돌린은 피콜로, 소프라노, 알토 만돌린, 만돌라라고 하는 테너 악기, 만돌론 첼로와 만돌론 베이스 같은 것들까지 만들어지면서 음역의 전 영역으로의 확장을 꾀하기도 했다.. 당시 나폴리 악파에는 조반니 파이지엘로라는 양반이 있었는데.. 이 양반은 1776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러시아 궁전에 초대되어 예카테리나 2세의 아낌을 받았고 궁정 전속 오페라 악장으로 일하기도 하면서 젊은 나이에 성공의 꿀물을 잔뜩 빨 수 있었다고 한다.. 파이지엘로는 1784년 궁정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임명되면서 나폴리로 돌아왔는데.. 1802년에는 나폴레옹의 부름을 받고 파리로 가서 활동을 하기도 했다.. 파이지엘로는 동시대 이태리를 대표하는 오페라 작곡가로서 작곡한 오페라 작품만도 100곡이 넘고.. 12곡의 교향곡, 6곡의 피아노 협주곡 등을 남겼다.. 파이지엘로는 그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서 만돌린을 전형적인 세레나데 악기로 사용했는데.. 만돌린과 더불어서 이 작품은 1782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된 담에 졸라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오죽하면 로시니가 똑같은 대본으로 새로운 버전의 작품을 내어 놓았을 때 파이지엘로 추종자들의 집요한 방해 공작으로 초연이 폭망했을 정도였으니 당시의 인기는 꽤나 있었던 듯하다.. 이 판에 실려 있는 2개의 만돌린 협주곡은 아마도 그가 러시아에서 돌아온 이후의 작품으로 추정되는데 이 작품들과 비발디의 만돌린 작품들 사이에는 수십년의 시차가 존재한다고 하겠다.. 물론 비발디 만큼의 폭발적인 다이나믹함이나 천변만화하는 다양한 색채감을 들려 주지는 못하지만.. 하긴 비발디가 이렇다고 하면 갸우뚱하는 잉간들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비발디가 그렇다고.. ㅋ 암튼 머 그냥저냥 아침에 아무 생각 없이 듣기에는 괜찮은 작품이라 하겠다.. 사실 음악이라는 것이 머 항상 심오하고 조낸 사색적이고 무슨 조또 대단한 사상을 포함하고 있어야 된다는 생각이 눈꼽만큼도 없는 나같이 경박한 잉간한테는 아주 딱 좋은 음악이라능..
연결시키는 링크는 내가 과문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러시아의 왠 듣보잡 악단과 에카테리나 모칼로바라는 만돌린 연주자의 연주인데.. 어디 동네 마을회관에서 한 연주같기도 하구.. -_-;; 녹음도 좀 별루구 그렇긴 한데 이 양반의 만돌린 협주곡 전곡이 올라와 있는 영상을 못 찾겠기에 걍 올린다.. 그의 E플랫 장조 협주곡인데 반돌린 연주자가 정말 정성껏 연주한다는 느낌이 전해지는 연주이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