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영국 르네상스의 콘소트 음악..

rickas 2021. 7. 3. 21:30

사실 영국은 르네상스 시대만 하더라도 유럽의 변방이었고.. 예술적으로는 졸라 미개한 변두리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뭐 딱히 잘난 족보도 없던 새끼들이 근세에 들어서면서 잘 나갔었다구 거들먹거리는 꼴을 보구 있자면.. 역시 머니머니 해두 머니가 최고가 아닌가 싶다.. -_-;; 오늘 아침에 들은 판 중에 하나가 영국 르네상스의 콘소트 음악이라는 판이었는데.. 영국은 엄밀하게 얘기하자면 르네상스는 개뿔.. 그런거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나.. 라는게 내 맘대로의 생각이다.. -_-ㅋ 르네상스라는 것이 새로움이나 시작 아니면 창조와 같은 그런 의미가 아니라 재생과 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 이는 그 당시 종교의 절대적인 권위에 의해 억압 받았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 학문과 예술의 부흥을 통해 인간을 재발견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재생과 회복에 방점이 찍혔던 것이 아닐까 싶다.. 그치만 14세기 이태리에서 시작되어 15세기에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가는 동안 영국은 변두리였고.. 16세기 종교개혁으로 인한 불안과 긴장의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르네상스의 고전적 형식미는 맛탱이가 가버리게 되는데.. 머 종교개혁이 첨에는 신앙과 양심의 문제로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결국 성직자와 일반 신자의 평등을 부르짖었던 루터 역시 평등이라는 개념에 혹해서 영주나 귀족에 맞장을 뜨려 했던 농민들을 탄압하는 편에 섰듯이 결국 웬만한 문제는 머니로 귀결됨을 보여주고 있다.. -_-;; 근데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영국은 종교개혁이라는 것이 상감마마께서 자유롭게 연애질 좀 하겠다는데 교황이 어깃장을 놓으니깐 ㅅㅂ 너 교황? X까라구 그래.. 내 맘대로 할거임.. 이젠 내가 교황이야.. 즐~ 머 이런 어처구니 없는.. 아니지 사실 이런게 어처구니 없는 것은 아니지.. 역사라는 것이 후대에 졸라 그럴 듯하게 명분을 포장해서 그렇지 대개 이런 식으로 흘러가게 마련이니깐.. ㅋ 암튼 이런 골때리는 상황으로 종교개혁이 촉발되었고.. 영국에서는 르네상스라는 것이 권위와 종교에서의 해방이 아닌 종교개혁과 짬뽕이 된 그러면서 종교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게 된 졸라 희한한 잡탕 혼종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머 그런 혼종으로 말미암아 결국은 변방의 나라가 부국강병의 시대로 나아가게 되었으니 영국으로서는 잘 된 일이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암튼 어쨌거나 남들은 이미 르네상스의 세례가 다 끝난 다음인 16세기에 찾아온 것이 영국의 르네상스인데.. 이 시대의 영국 음악가들은 세속적인 음악을 진지빠는 음악과 대중적인 음악.. 아니면 딴스 음악 등으로 엄격하게 구분하듯이 그렇게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당시 이러한 음악들이 각각 존재하기는 했지만 이들은 종종 지덜끼리 섞여서 혼종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예를 들자면.. 아름다운 노래 가사의 멜로디가 춤곡 형태인 파반으로 작곡된다거나.. 비올을 위한 환상곡에 대중적인 발라드 선율이 짬뽕이 된다거나 하는 식이었다.. 게다가 당시 대부분의 유명짜하다는 음악가들이 작곡했던 류트나 키보드 작품들은 대중적이고 민요적인 곡조를 정교하게 변주시킨 것들이 많았다.. 연주를 하는 경우에도 연주자들은 종종 좀 더 개인적이고 활기찬 그리고 즉흥적인 그들만의 변주나 장식음을 넣기도 했다.. 그래서 연주자들의 연주에 대한 평가는 그들이 특정한 멜로디나 춤곡 또는 노래를 얼마나 부드럽게 그리고 창의적으로 즉흥적 처리를 하는가에 따라 갈렸다고 한다.. 동시대 작곡가들조차도 이런 방식의 연주 기법을 장려하기도 했고.. 토마스 몰리는 1599년 발간한 그의 First Book of Consort Lessons 에서 이 작품집 안의 곡들은 솜씨 좋은 연주자들에 의한 멜로디적 부가물이 더해질 경우 한층 더 향상될 수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즉흥적 변주의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멜로디의 변주로 이 판에 실려 있는 그린슬리브즈와 덴마크 왕의 캘리어드가 그러한 예라고 하겠다.. 또 다른 유형은 멜로디의 포장이나 잇따르는 화성적 구조로서 장식음을 넣거나 주선율보다 높게 연주하는 선율을 집어 넣는 방식인데.. 이는 이 판에 있는 몰리의 파반과 갤리어드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즉흥적 변주는 다양한 현악기군들을 동원하여 이루어졌는데.. 이 판에서는 그러한 전통을 살려 엑스템퍼리 스트링 앙상블이 16세기와 17세기 스타일로 연주하고 있다.. 실제로 이 앙상블은 1975년에 영국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들을 이러한 스타일로 연주하고자 결성된 단체이다.. 이들이 연주하는 악기 역시 16세기나 17세기 악기의 카피를 사용하고 있는데.. 곡들에 따라서 그 조합이 달라지면서 소규모의 앙상블이 얼마나 다양한 소리의 향연을 펼쳐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실 이들이 연주한 판 중 다울랜드의 음악이 들어있는 하이페리언 판은 소리로 보나 음악 자체로 보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판 중의 하나인데 이 판 역시 그들 특유의 느긋하고 유장하면서도 톡톡 튀는 상큼함이 깨소금처럼 뿌려져 있는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준다.. 근데 이 판은 레이블이 하이페리언이 아니라 메리디언인데.. 내가 아는 그 메리디언 같기도 하고.. 암튼 하이페리언 판보다는 소리가 좀 경질인 느낌이 나서 살짝 아쉽다.. 어쨌거나 실제 이들 엑스템퍼리 앙상블의 연주가 얼마나 멋진가는 그토록 흔해 빠진 그린슬리브즈 한 곡을 들어보는 것으로 족하다.. 등장하는 음악가들은 머 뻔한 양반들인데.. 안소니 홀본, 토마스 몰리, 존 다울랜드, 피터 필립스, 윌리엄 버드 등이다.. 나름 다 아름다운 곡들이지만 로버트 존슨의 알만에서는 두 대의 류트와 테오르보가 연주를 하고 있는데 그 고졸한 맛이 각별한 것이 눈 내리는 겨울 밤에 조용히 듣고 있으면 좋겠고만.. 아쉽게도 지금은 졸라 덥다.. -_-ㅋ


연결시키는 링크는 마침 이들이 연주한 그린슬리브즈가 유튭에 올라와 있길래 동영상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아쉬운 대로 걸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