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드보르작.. 현악 4중주 14번..

rickas 2021. 6. 27. 23:13

드보르작의 음악은 그만의 특별한 느낌이 있다.. 그 뭐라고 해야 하나.. 약간은 마초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건강하고 긍정적인 촌빨이랄까.. -_-ㅋ 뭐 그렇다.. 사실 서유럽 중심으로 되도 않는 편견을 가지고 보았을 때 그게 촌빨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근데 이런 변두리의 음악이 나타나는 형태가 보통은 세 가지 정도가 있는 듯하다.. 하나는 그런 변두리의 촌스러움을 가리기 위해 극도의 세련됨을 오바해서 추구하는 경향이고.. 두 번째는 그래 ㅅㅂ 난 촌넘이다.. -_-;; 하구서는 되던 말던 마구 질러대는 스타일.. 그리고 세 번째가 이 둘을 적당히 절충하면서도 전혀 그런 변두리에 있다는 열등감은 한 개두 안 나타나는 경우인데.. 드보르작은 맨 마지막 세 번째의 경우가 아니었나 싶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그 특유의 민요적이고 흙 냄새 나는 듯한 건강함이 도처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튀어 나오지만.. 이를 절대 오바하지 않고 그만의 솜씨로 절묘하게 잘 다듬어 낸다는 것이 그의 음악이 가진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올리는 그의 현악4중주 14번 역시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곡인데.. 특히 2악장과 4악장에서 그런 민요적 선율과 세련된 전개 과정이 절묘하게 버무려져 있는 곡이라 하겠다..


사실 드보르작의 현사 14번은 그의 전작이었던 12번 아메리카가 워낙에 인기가 짱인고로 그리 자주 연주된다거나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다거나 한 곡은 아닌 듯하다.. 그치만 그의 마지막 현악4중주곡이고 이 당시 드보르작의 다른 작품들에서 자주 나타나곤 했던 아메리카에서 보여준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당히 독특한 곡이라고 한다.. 드보르작은 1892년부터 1895년까지 3년 동안 미쿡에 머물렀는데 이 14번 현사는 그가 미쿡에서 머물던 마지막 시기에 작곡이 시작되었다.. 그치만 거기서 완성을 하지는 못했고.. 그의 고향으로 돌아와서 마무리를 지었다고 한다.. 이 곡은 기본적으로 그 출신 성분 자체가 베토벤이나 브람스를 연상시킨다고 하는데.. 그건 니들 생각이고.. -_-;; 아까도 얘기했지만 2악장과 4악장을 들어보면 여전히 그의 슬라브 무곡에서 보여주는 파워풀한 민요적 정서가 어떤 식으로든 녹아 있음이 느껴진다.. 나는 그렇다고.. -_-ㅋ 특히 2악장에서 나타나는 그 유장한 선율은 드보르작이 아니면 과연 누가 이런 촌빨 날리면서도 아름답고 세련된.. 이게 말이 되나.. -_-ㅋ 암튼 그런 건강하게 빛나는 아름다움을 들려주겠는가 싶다.. 12번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진짜 멋있는 곡이다..


올리는 판은 바릴리 4중주단이 연주한 웨스트민스터 판이다.. 모노 녹음인데.. 뭐 소리가 어떻고 저떻고를 떠나서 곡도 좋지만 연주가 너무 좋다.. 선율을 충분히 노래하면서 엿가락처럼 늘려 나가는 것이 뭔가 전설같은 옛날 이야기를 옆에서 조근조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커플링되어 있는 곡은 현사 14번보다는 훨씬 유명한 곡 피아노 5중주인데.. 이 연주 역시 훌륭하다.. 우아함이 철철 흐른다.. 연결시킨 링크의 연주는 이얼러스 4중주단의 연주인데.. 바릴리 4중주단의 연주에서 떠오르는 인상과는 거리가 먼 그저 현대의 빡빡한 느낌의 연주다.. 그치만 뭐 이런 연주는 이런 연주대로 좋다..

 

 

내친 김에 3년 전인 것 같은데 프라하의 드보르작 박물관에 갔던 기억이 나서 사진을 몇 장 올린다.. 시내에 있는 드보르작 박물관 건물 모습과 그가 쓰던 피아노.. 그의 자필 악보..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을 때 입었던 의상.. 그리고 그가 쓰던 안경과 시계 사진이다..